지구 100만km 지점서…2주 후 150만km 관측 궤도 도착

 

 주거울(노란색)을 활짝 펼친 제임스웹우주망원경 상상도. 나사 제공

 

허블우주망원경의 뒤를 잇는 100억달러짜리(약 12조원) 차세대 우주망원경 제임스웹(JWST)이 우주공간에서 스스로 반사경을 활짝 펼치고 제 모습을 온전히 드러냈다. 지난달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 발사된 지 보름만이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8일 오후 1시17분(한국시각 9일 오전 3시17분) 제임스웹우주망원의 주거울을 펼치고 임무 수행을 위한 마지막 고비를 넘겼다고 밝혔다.

 

캐나다 볼티모어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의 비행 제어센터 직원들은 하루 전 주거울 배포에 들어간 제임스웹망원경으로부터 작업을 마쳤다는 신호를 받은 뒤 환호하며 손뼉을 마주쳤다.

 

18개의 육각형 거울이 벌집 모양으로 연결돼 있는 주거울은 좌우의 거울이 접혀진 상태로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주거울의 소재는 가볍고 단단하고 저온에도 잘 견디는 베릴륨 금속이다. 겉면은 빛 반사율이 높은 금으로 덮여 있다.

 

활짝 펼친 주거울의 크기는 지름 6.5미터로 허블우주망원경의 2.7배다. 허블보다 빛을 6.25배 더 많이 모으고 시야각은 15배 이상 넓다.

 

로켓에서 분리된 제임스웹이 접혀진 상태로 날아가고 있다. 유럽우주국 동영상 갈무리

 

극저온에서 적외선으로 최초의 별들 관측

 

제임스웹은 주거울 배치에 앞서 지난 4일 최대 난관으로 꼽힌 테니스 코트 크기의 차양막을 펼치고 팽팽하게 고정시키는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5겹의 얇은 막으로 이뤄진 차양막(21×14m)은 태양을 향한 쪽은 섭씨 100도가 넘는 고온이지만, 우주를 관측하는 반대쪽은 영하 230도의 극저온 상태를 유지한다.

 

제임스웹의 적외선 관측기는 이 극저온 상태에서 빅뱅 이후 최초로 생겨난 별에서 날아온 아주 미세한 빛을 포착한다.

 

 제임스웹은 주거울에 앞서 테니스코트 크기의 차양막을 먼저 펼쳤다. 유럽우주국 동영상 갈무리

 

7월부터 관측…“어딜 비추든 새 지평”

 

지난달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 지구를 출발한 제임스웹은 지금까지 약 100만㎞를 날았다. 앞으로 2주 동안 50만㎞를 더 날아 목적지인 제2 라그랑주점(L2)에 진입한다. 이곳은 태양과 지구의 중력과 우주선의 원심력이 균형을 이루는 곳이어서 망원경이 안정적인 관측 궤도를 유지할 수 있다.

 

제임스웹은 관측 궤도에 도착한 이후에도 5개월 동안 거울 초점 조정, 기기 점검, 시험 관측 등의 준비 작업을 마쳐야 한다. 따라서 모든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7월부터 정식 관측에 나설 수 있다. 나사의 거울 개발팀장인 리 페인버그는 “웹 망원경은 어딜 비추든 새 지평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나사는 제임스웹의 설계 수명은 5~10년이지만 발사 후 궤도 조정이 예상보다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연료 여유분이 생겨 10년 이상 작동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곽노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