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미국 현대차·제네시스 판매량 절반 친환경차로

지난해 기아 포함 그룹 판매대수는 혼다 제치고 5위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사장). 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일본 혼다를 제치고 현지 자동차 판매량 5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쪽은 전기차 아이오닉5 본격 판매 등을 통해 2030년까지 미국 내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전체의 절반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리조트월드호텔에서 가진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현재 현대차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10% 정도가 친환경차”라며 “2030년까지 이 비중을 40∼5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충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에서 9년 안에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전기차·수소차·하이브리드차 등의 판매 비중을 전체의 절반까지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무뇨스 사장은 “지난해 현대차의 순수 전기차 판매량이 1년 전보다 130% 이상 증가했다”면서 “미국에 전기차 아이오닉도 본격적으로 론칭(판매)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의 현대차 딜러가 아이오닉을 판매하려면 충전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정했다”며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해 일렉트리피 아메리카(독일 폴크스바겐 자회사인 전기차 충전 사업자)와 협업을 진행 중이며, 아이오닉5 구매 고객이 2년간 저렴하게 차량을 충전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쪽이 제공한 ‘오토데이터’를 보면, 현대차그룹(현대차·제네시스·기아 포함)의 지난해 미국 시장 완성차 판매 대수는 149만대로 1년 전보다 약 22%(26만대) 늘어났다.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이다. 시장 점유율은 2020년 8%에서 지난해 11%로 올라갔다. 지난해 미국에서 팔린 자동차 10대 중 1대가 범현대차였다는 의미다.

 

판매량 순위도 일본 도요타(233만대), 미국 제너럴모터스(220만대), 포드(189만대), 스텔란티스(178만대) 등에 이어 5위로 올라섰다. 특히 2020년 5위였던 일본 혼다를 제친 게 눈에 띈다. 일본 도요타는 미국 시장 부동의 1위였던 제너럴모터스를 앞지르며 사상 최초로 미국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그룹이 혼다를 넘어서며 미국 시장에서 도요타 다음으로 큰 아시아 브랜드로 성장했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장할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지난해까진 본사에서 공급망 관리와 생산 최적화를 잘 해줘 경쟁사 대비 물량 손실이 적었지만 차량용 반도체나 물류 쪽이 여전히 어렵다”면서 “현지에서 생산한 반도체 부품을 적용하는 등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추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하며 미국에서 전기차를 직접 생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박종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