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경찰, 쇼핑몰에 주차한 차에서 끌어내 폭력 진압

뉴욕주 버펄로 경찰은 75살 노인 밀어 쓰러뜨린 뒤 방치

                    

지난달 25일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미국 경찰의 폭력과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가 높아지는 와중에도 경찰의 폭력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ABC> 방송의 시카고 지역 방송은 4일 경찰이 쇼핑몰을 찾은 25살 흑인 여성 미아 라이트와 가족들에게 갑자기 폭행을 휘두르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라이트는 지난달 31일 어머니와 사촌 등 가족 3명과 함께 차를 타고 브릭야드몰 쇼핑센터를 찾았다가 봉변을 당했다.

라이트는 “10여명의 경찰관이 갑자기 우리 차를 둘러싸더니 곤봉으로 차창을 깨고 내 머리카락을 잡아 끌어내려 바닥에 패대기쳤다. 그러고는 무릎으로 목을 눌렀다고 말했다. 그는 플로이드처럼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뿐이었다짐승 취급 당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라이트는 무질서 행위혐의로 체포돼 하루 동안 구금됐다.

미국 뉴욕주 버펄로 경찰들이 475살 노인을 밀어 쓰러뜨린 뒤 방치한 채 지나가고 있다. 버펄로 WBFO방송 공개 영상

경찰은 시위 통제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라이트가 일행과 함께 평화를 깨고 폭력을 일으키려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라이트의 변호인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당시 라이트 일행은 차 안에서 달아나려 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라이트와 그의 가족은 경찰 가혹행위에 따른 피해를 공개한 뒤 해당 경찰관들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다.

뉴욕주 버펄로에서는 경찰이 475살 노인을 바닥으로 밀치는 바람에 넘어진 노인이 머리를 다쳤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역 라디오방송 기자가 촬영해 트위터 등에 올린 영상에는 백발의 남성이 통행금지 단속을 하는 진압복 차림의 경찰들에게 접근해 말을 걸자, 경찰관 한명이 곤봉으로 노인을 밀고 다른 한명이 쓰러뜨리는 장면이 나온다. 노인이 뒤로 넘어져 꼼짝하지 않고 귀에서는 피가 흘러나오는데도, 경찰들이 고함을 칠 뿐 도와주지 않는 모습도 찍혔다. 이 노인은 나중에 병원으로 옮겨져 진찰을 받은 결과, 뇌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폭력에 가담한 경찰관 두명은 정직 처분됐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 사건에 대해 전혀 정당하지 않고, 너무나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런 브라운 버펄로시장도 동영상을 보고 심히 충격을 받았다평화로운 시위가 이어지고 내가 경찰 지휘관들과 몇번의 관련 회의를 한 뒤에 벌어진 일이어서 아주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 신기섭 기자 >

미국 시위로 한인 상점 144곳 피해인명피해 확인 안돼

미국 전역에서 이어지는 인종차별 항의시위가 때로는 폭력적으로 전개되면서 미주 한인이 운영하는 상점에도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5일 오전 9시 현재 미국 내 144개 한인 상점에서 약탈 등 재산피해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현지 공관에 접수됐다.

전날보다 18건 증가한 것이며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피해 현황을 도시별로 보면 필라델피아가 56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시카고 15, 세인트루이스 11, 미니애폴리스 10, 로스앤젤레스 8, 랄리 6, 브롱스 5건 등으로 총 29개 도시에서 피해가 접수됐다.

외교부는 미국 지역 공관 비상대책반과 긴밀히 협조해 재외동포의 안전 확보 및 피해 최소화 등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통제 받는 200여 외국 언론에 적용미국 매체는 제외

페이스북 계정을 통한 광고도 올 여름부터 차단 계획

정치인 관련 매체는 방치해 적용 기준 놓고 논란 예상

          

페이스북이 중국 국영 뉴스통신사 신화통신과 러시아 국영 스푸트니크 등 각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매체의 페이스북 계정에 '국영 매체'라는 딱지를 붙이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4일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두 매체 외에 이란의 프레스티비 등 총 200여개 계정에 같은 표시를 할 예정이며 올 여름부터는 이들 계정의 광고도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영 매체로 분류된 계정 전체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페이스북은 미국 언론사 경우엔 정부가 운영하더라도 국영 매체 표시를 하거나 광고를 차단하지 않을 예정이다. 미국 언론사는 정부의 보조를 받더라도 편집의 독립권을 유지하기 때문이라고 너새니얼 글라이커 페이스북 사이버보안 정책 책임자가 밝혔다. 또 특정 후보나 정당과 특수 관계에 있는 언론사 계정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을 계획이다.

페이스북은 러시아가 지난 2016년 대선을 앞두고 가짜 뉴스를 유포하는 등의 방식으로 선거에 영향을 끼쳤다는 판단에 따라 대책을 강구해왔으며, 이 대책의 하나로 국영 매체 표지를 도입하는 방안을 지난해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해지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폭력 조장성 글을 방관하는 것에 대한 페이스북 안팎의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나온 조처여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미국 정부가 운영하거나 정부 보조를 받는 언론사는 대상에서 제외하고 특정 정치인과 관련된 언론사에 대한 대책도 없어, 세부적인 적용 기준에 대한 비판도 예상된다. < 신기섭 기자 >


성모자상 연상시키는 흑인 여성과 아이 그림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15일치 잡지 표지에 성모자상’(성모 마리아가 예수를 안고 있는 그림)을 연상시키는 흑인 여성과 아이 그림을 싣고 테두리는 인종 차별로 숨진 흑인 남녀 35명의 이름으로 꾸몄다.

<CNN> 방송 등은 4일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폭력적 진압으로 숨진 데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타임>이 표지에 아이를 품에 안은 채 비통한 표정으로 눈을 감은 흑인 여성의 그림을 실었다고 전했다. 아이의 모습은 흰 공백으로 처리됐다. 또 표지의 붉은 테두리에는 2014년 뉴욕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숨진 에릭 가너 등 흑인 35명의 이름이 돌아가며 빼곡히 채워졌다.

타임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잡지 1면 테두리를 사람 이름으로 장식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35명 가운데 많은 사람은 경찰에 의해 숨졌다. 이들의 죽음은 체계적인 인종 차별주의의 결과였고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는 운동을 촉발하는 데 일조했다고 타임은 설명했다.

표지 그림은 화가 타이터스 카파가 그렸다. 그는 2014년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백인 경찰관 대런 윌슨이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사건에 항의하는 퍼거슨 사태가 터졌을 때도 <타임>에 그림을 실었다고 <시엔엔>은 전했다.

타임지 최신호는 플로이드의 죽음을 둘러싼 시위와 미국의 분열상에 관한 특집 기사로 꾸며졌다.  < 신기섭 기자 >

 

 


서울 도심서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평화행진 예정

케이팝국외팬들, 가수·국내 팬에 호소

 

미국 백인 경찰의 강압적 체포로 흑인 청년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 세계로 번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번 주말 도심에서 평화행진이 열리는 등 연대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형성하고 있는 방탄소년단 등 케이팝(K-Pop) 스타들도 팬들의 요청에 우리는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며 연대에 합류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4일 공식 트위터 계정(@BTS_twt)에 글을 올려 우리는 인종차별에 반대합니다. 우리는 폭력에 반대합니다. , 당신, 우리 모두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ackLivesMatter)’는 해시태그와 함께 영어로 번역한 글도 함께 올려 국외 팬들도 읽을 수 있게 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을 계기로 벌어지고 있는 흑인 인권운동에 동참해달라는 국외 팬들의 목소리에 화답한 것이다. 케이팝 스타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크고 작은 계기가 있을 때마다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국외 팬들의 요청이 있었다.

케이팝 가수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팬들의 커뮤니티에는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미국 시위를 알리는 국외 팬들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은 가수들에게 ‘#BlackLivesMatter’ 해시태그를 공유하거나, 경찰의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에 참여할 것을 호소했다. 국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들 역시 이 목소리에 답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1(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경찰이 아이워치 댈러스(iWatch Dallas) 앱을 통해 불법시위 영상을 제보해달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자 케이팝 팬들이 케이팝 가수들의 사진·영상 등을 도배해 무력화한 일도 있다. 케이팝 팬인 한 트위터 이용자가 팬캠(팬이 직접 찍은 가수의 무대영상)으로 앱을 도배해 시위대를 지키자는 제안을 한 데 따른 것이다. 팬들에 화답해 현재까지 소녀시대 출신의 티파니 영, 박재범, 투애니원(2NE1) 출신의 씨엘, f(x)(에프엑스)의 엠버 등이 자신의 SNS에 시위를 지지하는 글을 올리거나 기부를 하는 등 연대에 나섰다.

추모와 연대의 물결은 국내 시민들에게도 번지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한국인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한 정보를 구할 수 있는 계정(@BlmKorean)을 만들어 각종 영문자료를 번역해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흑인 인권운동 단체들이 어떻게 시위 과정에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가를 보여주는 기사, 흑인 인권운동의 역사 등이 소개됐다.

오는 6일엔 서울 도심에서 인종차별을 규탄하고 미국 시위와 연대하는 평화 행진도 열린다. 시위를 제안한 심지훈씨는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인종을 떠나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 일을 결코 묵과할 수 없다폭력시위로 분노를 표출하자는 것이 아니다. ‘생활 속 거리두기수칙을 지키면서, 2미터 이상의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천천히 주한 미대사관 앞으로 행진하며 인종차별주의에 반대하고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며,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한 작은 움직임을 시작하자고 밝혔다. 시위는 6일 오후 4시 서울 명동 밀리오레 쇼핑몰 앞에서 시작되며 주최 쪽은 마스크손팻말을 준비해달라고 공지했다. 참가자들은 조지 플로이드를 기리기 위해 무릎을 꿇고 846초동안 바닥에 엎드리는 추모 퍼포먼스를 할 예정이다. < 박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