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시즌 8골 6도움 최다 공격포인트


박지성(30·맨유)이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추가하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한국인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박지성은 22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0~201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 38라운드 블랙풀과의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해 후반 19분 교체될 때까지 1골 1도움을 기록,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공격포인트 2개를 추가한 박지성은 올 시즌 8골 6도움으로 14공격포인트를 기록, 지난 시즌 이청용(23·볼턴)이 세웠던 한국인 한 시즌 최다 공격 포인트(13) 기록을 갈아치웠다. 2005년 7월 맨유에 입단한 후, 6시즌 만에 절정의 기량을 선보인 것. 박지성은 올 시즌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 1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날 맹활약으로 박지성은 오는 29일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맨유는 23승11무4패로 승점 80점 고지를 찍으며 우승을 자축했다. 블랙풀은 10승9무19패(승점 39)로 19위에 머물러 강등의 아픔을 겪게 됐다.
이청용은 같은 시간 홈구장 리복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38라운드에서 선발로 출전했지만 후반 31분 교체될 때까지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공격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했다. 최종적으로 올 시즌 12공격포인트(4골 8도움)의 성적을 받았다. 볼턴은 0-2로 완패했다.

뚝심의 최경주 8승째‥ 4대 메이저 ‘정조준’

플레이어스 챔피언쉽, 3년 4개월만에 대역전 우승 “하나님이 도와”

3년4개월 만에 다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우승 고지를 정복한 순간, 최경주(41·SK텔레콤)는 오른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그러나 우승 감격은 이내 눈물로 바뀌었다. 캐디인 앤디 프로저와 얼싸안고는 펑펑 울음까지 터뜨렸다. 우승 때마다 듬직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였던 그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대회 내내 하나님께서 도와주었다.”
15일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3년 4개월만에 미국 프로골프투어(PGA)에서 우승의 감격을 다시 맛본 ‘탱크’ 최경주는 역전우승이 믿어지지 않은 듯 잠시 감격에 겨운 표정을 지었다.
최경주(41·SK텔레콤)가 긴 침묵을 깨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통산 8승째를 달성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총상금 950만 달러가 걸려 4대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이상 총상금 750만 달러)에 버금가는 특급대회다.
최경주는 이날 우승 상금 171만 달러를 받아 2009년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양용은(39·KB금융그룹)에 이어 다시 한번 한국골프의 위상을 드높였다.
통산 7승에서 1승을 추가하기까지 3년4개월 동안 굴곡의 세월이 있었지만, 최경주는 조급해하지 않고 특유의 뚝심과 집념으로 버텨 기어코 대역전 드라마로 우승을 일궈냈다.

최경주는 2008년 1월 소니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메이저대회 우승을 위해 근육량을 늘리고 스윙을 교정하면서 도약을 노렸다. 그러나 체중을 10㎏가량 줄인 탓에 클럽과 스윙이 몸에 맞지 않으면서 샷이 흔들리는 부작용에 허리 통증까지 나타났다.  ‘불혹’을 앞두고 찾아온 부상은 두고두고 걸림돌이 돼 깊은 슬럼프로 이어졌다.
소니오픈 직후 열린 뷰익 인비테이셔널을 포함해 2008년 PGA 투어 5개 대회에서 컷을 통과하지 못하는 아픔을 맛봤다. 2009년에는 1개 대회에서만 톱10에 진입했을 뿐 22개 대회 중 9차례나 컷 탈락하고, 중하위권에 그칠 때가 많았다. 이런 부진에 ‘은퇴할 때가 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많았지만 최경주는 흔들리지 않았다. 지난해부터는 허리가 낫기 시작하면서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지난해 마스터스에서는 매일 언더파를 치며 우승을 노렸으나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랐고, 올해 대회에서도 마지막 날까지 선두권에 있다가 후반 퍼트 난조로 공동 8위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집념은 빛을 발해 최경주는 최근 세 개 대회에서 연속 톱10에 드는 쾌조의 감각을 유지했고, 마침내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특급대회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감격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에 이르렀다.

올해 초 “넘버 8(8번째 우승)이 오면, 넘버 9와 10은 금방 올 것”이라며 재기 의지를 드러냈던 최경주. 그는 이제 PGA에 입문한 11년 전부터 꿈꿔온 ‘통산 10승’과 함께 4대 메이저 대회(마스터스·유에스오픈·브리티시오픈·PGA챔피언십) 우승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최경주는 17일 귀국, 19일부터 서귀포 핀크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SK텔레콤 오픈 2011에 출전한다.

음주물의 5일만에… “바보같은 짓” 사과


객지 나가면 고향 까마귀도 반갑다. 음주 물의로 미국과 국내 팬들에게 면목이 없어진 추신수(29·클리블랜드)한테 야구 선배 전준호(42) 코치는 까마귀가 아니라 백만원군이었다. 속 터놓고 하소연하니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었을까. 8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 추신수가 위축됐던 방망이를 털고 엘에이(LA) 에인절스전 5회 결승 2타점 2루타로 생기를 되찾았다. 경기 전 그라운드에서 만난 부산 출신 야구 대선배인 전준호 코치의 기살리기가 큰 힘이 됐다. 추신수의 외삼촌인 박정태 롯데 2군 감독과 친구이기도 한 전 코치는 현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고 있는데, 이날은 추신수를 찾아왔다. 그리고 “타석에서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적극적으로 휘둘러라”는 조언을 해줬다.

입을 앙다문 추신수는 곧추세운 방망이를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휘둘렀다. 관중석에서 터져나오는 상대팀 팬들의 거센 야유 소리는 철저히 무시하고 다만 공에만 집중했다. 1-2로 뒤진 5회초 2사 1·2루의 기회, 1루수 키를 넘어서는 우측 2루타로 주자가 모두 들어와 경기는 3-2로 뒤집혔다.  22타석 만에 처음 기록한 안타였다.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된 뒤 처음 터뜨린 안타이기도 했다. 그는 심리적 부담감 때문인지 18타수 무안타 빈공에 시달렸다.
전 코치는 “역전 결승 2루타를 쳐서 추신수도 조금 홀가분해졌을 것 같다. 경기 후 모처럼 웃는 얼굴을 보니 보기가 좋았다”며 “추신수도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엄청 후회를 하고 있다. 팬들도 너무 다그치지만 말고 넓은 아량으로 지켜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 선수는 지난 2일 새벽 미국 오하이오주의 셰필드레이크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운전한 혐의로 현지 경찰에 적발돼 체포됐다. 당시 법정 음주운전 기준치인 0.08%의 2.5배에 해당하는 혈중 알코올 농도 0.210%의 만취상태로 6일 셰필드레이크 시법원에 출두해 재판을 받았다.  추 선수는 음주운전과 관련해 4일 구단을 통해 “정말 바보같은 짓을 했다. 가족과 동료,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이번 일이 클리블랜드의 좋은 분위기에 영향을 주지 않기를 바란다”고 공개사과했다.

2011 세계피겨

김연아 ‘오마주 투 코리아’ 환상 연기… 2위도 예뻤다

399일 만에 ‘돌아온 여왕’ 김연아(21·고려대)의 눈물에 팬들의 가슴도 먹먹해졌다. 지난 30일 러시아 모스크바 메가스포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시상식장. 1.29점 차이로 1위 안도 미키(일본) 옆에 서야 했던 김연아는 복받치는 눈물로 얼굴을 흠뻑 적셨다. 김연아는 “그곳에 서 있었다는 것 자체로 눈물이 줄줄 났다”고 했다. 팬들은 김연아의 공식 팬사이트(yunakim.com)에 “수고했다. 울지 말라”는 글들을 올렸다.
강심장으로 소문난 김연아의 눈물의 의미는 중첩돼 있다. 그간의 곡절과 심적 번민, 치열한 경쟁 무대에 다시 돌아오기까지는 엄청난 결단이 필요했다.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민요 아리랑을 비롯해 한국 전통 민요를 바탕으로 만든 ‘오마주 투 코리아’를 환상적으로 연기했으나 일부 실수로 2년만의 정상 탈환에는 실패, 여자 싱글경기에서 일본 안도 미키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128.59점을 받아 전날 쇼트점수 65.91점을 합쳐 194.50점을 얻었다. 라이벌 아사다 마오는 최종 172.79점을 받았고, 안도 미키는 최종 195.79점을 받아 4년만에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라 지진피해로 저하된 일본인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한편 남자 싱글에서는 캐나다의 패트릭 챈이 화려하게 자신의 시대를 열었다. 지난 2년 동안 늘 ‘2인자’에 머물렀던 챈은 쇼트프로그램(93.02점)과 프리스케이팅(187.96점), 총점(280.98점)에서 모두 기존 최고 기록을 깨뜨리고 우승했다. 특히 260점대에 머물러 있던 남자 싱글 최고 기록을 순식간에 280점대까지 끌어올리면서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인상을 남겼다.
또 아이스댄싱에서는 미국의 메릴 데이비스-찰리 화이트 조가 금메달을 목에 걸어 화제를 뿌렸다. 세계선수권대회 아이스댄싱에서 미국 선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60년 만에 처음이다.
경기 후 김연아는 “이번 대회는 새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자리였던 만큼 결과에 얽매이기보다는 좋은 연기로 호평을 받는 게 목표였다. 점수나 결과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며 “실수는 했지만 그래도 잘 이겨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이고 은메달은 그동안 받았던 메달과는 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앞서 김연아의 ‘오마주 투 코리아’는 단연 경기장을 압도했다. 은반 위로 애잔한 아리랑이 흐르고, 디자이너 이상봉씨의 수묵 산수화 의상으로 연기한 몸짓은 가장 한국적인 상징을 당당히 내세운 애련함과 자신감으로 팬들이 열광했다.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 것”이라는 그의 말대로 감동의 전율은 전세계 팬들에게 전달됐다.

이날 김연아는 66.87점의 구성점수(예술점수)를 받았다. 비록 점프에서 두차례 실수가 나오면서 기술점수에서 밀렸으나 예술성만은 세계 최고였다. 스포츠를 예술로 승화시켰듯 김연아는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된 대회에서 아리랑을 세계에 알렸다.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 연기 후 “한국 음악을 택한 자체가 새로운 도전이었다. 어떻게 해야 세계인에 (한국의) 이미지를 전달할지 고민했다”며 “한국 동작을 넣기보다는 음악과 함께 한국 팬들한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감정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김연아는 1일 열린 대회 갈라쇼에서 ‘불릿프루프’에 맞춰 마지막 연기를 펼친 뒤 바쁜 일정으로 곧장 귀국했다. 6~8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올해 첫 아이스쇼를 펼친 뒤 18~19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2018 동계올림픽 후보도시 평창 브리핑에 참석하고, 이어 7월6일 남아공 더반에서 열리는 IOC 총회의 개최지 선정 투표 당일까지 유치 활동에 힘을 보탠다.
한편 김연아는 이번 대회 은메달 상금 2만7천달러(한화 2천886여만원)를 일본 지진피해 어린이를 위해 유니세프에 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