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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사제단 시국미사 “부산이 디비지면, 나라가 디비진다”

시사한매니져 2023. 10. 10. 13:19

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 두 달 만에 부산서 재개


“이 나라, 저들이 개, 돼지로 여기는 국민이 지켜왔다”
“전태일 이어 양회동, 53년간 대한민국 뭐가 달라졌나”
“국민 혈세로 핵 오염수 홍보하는 게 한국 대통령인가”

16일 서울, 23일 전주, 30일 이태원 참사 1주기 미사

 

9일 오후 부산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주최 시국미사가 열리고 있다. 2023.10.9.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유튜브 채널 갈무리

지난 8월 서울 미사를 마지막으로 휴지기를 가졌던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월요 시국기도회가 부산 정발 장군 공원에서 다시 시작됐다. 9일 오후 7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 시국 기도회에서 사제단은 “민주주의 만세”,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윤석열 정권에 맞서 싸울 것을 다짐했다. 사제단은 이번 주 부산을 시작으로 매주 전국을 돌며 월요 시국기도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강론을 맡은 김연홍 신부는 “윤석열 정부는 막강한 권한으로 새로운 유익한 정책을 펴면 되는데 그러한 것은 하나도 못 봤다”면서 “부끄러움은 저들이 개, 돼지로 여기는 우리 국민의 몫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압수수색과 사이비 언론을 통한 여론 호도, 강대국 사이에서 그나마 지키고 있던 대한 국민의 자존심이 사라져 가는 상황에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면서 “그래서 사제들, 수도자들, 신앙인들이 오늘 다시 광장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김 신부는 또 “우리 딸들이 개처럼 강간당하고 버려지고 아버지, 할아버지가 강제노역, 징용으로 이름 모를 곳에서 억울하게 죽어 나갔던 35년 치욕의 역사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면서 “아버지가 일본 정부 장학금으로 공부했기 때문인가”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아시안 게임을 시청하면서 일본 응원석에 전범기는커녕 일장기도 없었다”면서 “아시안 게임을 보면서 중국의 힘이 부러워졌다”고 했다.

이어 “매국노 후손들에게 경고한다”면서 “이 나라는 너희들이 지켜온 것이 아니라 너희들이 개, 돼지라고 하는 민초에 의해 지켜졌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또 “이 나라를 지키라고 뽑아준 너희들이 지키지 않는다면 여기 모인 우리가 두려움 없이 선조들이 걸어 나갔던 그 광야로 힘찬 발걸음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기회주의자 이승만이 해체했던 반민특위를 부활해 너희를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대 발언에 나선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1970년 22살 노동자가 분신했는데 2023년 15살짜리 쌍둥이 아빠 건설노동자가 분신했다”면서 “53년 동안 대한민국은 얼마나 발전했고 무엇이 성장한 것이냐”고 말했다. 그리고  “노동자를 구속하면 특진이 보장된다니 노동자 머리를 곤봉으로 내리치고 폭력 연행이 일상이 된 저 공권력과 함께 우린 어떤 문명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냐”라면서 “임금을 떼이고 성폭력에 치를 떨며 비닐하우스에서 겨울을 나는 (동남아에서 온) 그들을 두고 우린 어떤 세상을 꿈꾸고 있는 것이냐”고 탄식했다.

김 지도위원은 또 “12년 전 공장 담벼락 밑에서 시국미사를 열어 주셨던 여러분이 있었고 그 시간들이 얼마나 고맙고 애틋했는지 모른다”면서 “단 한 사람도 포기하지 않고, 단 한 순간도 불의한 권력에 굴복하지 않으셨던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뜨겁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원규 핵오염수 투기 반대 부산운동본부 팀장은 “이태원 유가족은 윤석열을 용서하지 말라고 했고, 양금덕 할머니는 기자회견장에서 윤석열 퇴장 구호를 외쳤고, 양회동 열사는 윤석열 정권을 무너뜨려달라고 유서를 썼다”면서 “죄 없는 청년들이 죽고, 강제징용 노동자들이 쓰러져도 윤석열 정부는 눈 하나 깜작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이어 “국민 혈세를 투입해 책자와 동영상을 만들어 (핵 오염수) 괴담이니 뭐니 하며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려 혈안”이라면서 “핵 오염수 때문에 예산이 1조 원이 넘게 든다고 하는데 이게 무슨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냐”고 비판했다.

 

9일 오후 부산에서 열린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월요 시국기도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10.9.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유튜브 채널 갈무리

이 팀장은 또 “윤석열 대통령은 오직 공산주의 타도와 전쟁 불사를 외치고 있다”면서 “인류의 미래와 바다의 미래를 망치는 데 앞장서는 윤석열 대통령은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윤석열 정권이 악용하고 있는 권력과 법이 물리적 폭력보다 더 폭력적으로 인식돼 전두환, 박정희를 넘어 친일파를 기용한 이승만 시기까지 회귀하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면서 “야당, 시민사회, 노조, 학계, 언론을 가짜뉴스 생산 세력 또는 공산주의 세력으로 몰아가고 검찰 압수수색과 탄압으로 침묵하게 만드는 정권을 검찰 독재 정권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독재 정권은 자유를 외치지만 독재 세력의 자유만을 위해 모든 시민의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자유가 아니라 통제와 억압의 사회를 만든다”면서 “(윤 정권이)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파괴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양 처장은 “비정상적인 우리 사회를 정상으로 돌릴 수 있는 것은 우리 국민”이라면서 “거리에서 부당한 권력에 함께 끝까지 투쟁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사회자는 양 처장의 발언이 끝나자 “부산이 디비지면, 나라가 디비진다”는 구호를 외쳤다.

성명서를 낭독한 조성제 신부는 “어찌하여 일본의 핵 오염수 해양투기를 정당화하고 지원하는 체제가 이 땅에 등장하게 되었는지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다”면서 “한편으로는 나라를 팔아서라도 탐욕을 채우려는 기득권 세력의 몰염치에 놀란다”고 했다. 이어 “민주주의는 끊임없이 방어하고 보호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무너지고 마는 특이체질”이라면서도 “자포자기나 낙심천만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조 신부는 또 “민중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다스릴 때 비로소 참된 민주주의”라면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열망하며 국회의원을 뽑아놔도 결국은 정치 엘리트와 금권세력이 지배하는 과두적 체제의 지속이라는 점이 너무나 분명해졌다”고 했다. 조 신부는 “오늘날 우리의 삶이 몹시 불안한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너와 내가 어떤 형태로든 가담하고 용납한 결과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일본 방사능 폐수에 오염된 한국 민주주의 시스템을 바로 잡는 데 너도나도 힘을 합치자”고 호소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월요 시국기도회는 16일 서울 시청 앞, 23일 전주에서 열린다. 30일에는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를 위한 시국기도회를 서울에서 다시 열 계획이다. 송년홍 사제단 비상대책위원장은 “지치지 말고, 속으로 답답해 하지 말고 거리에서, 집에서 잠자다가도 ‘윤석열 탄핵’을 외치자”고 말했다. <  시민언론 민들레 박승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