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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이민 · 반우크라’…트럼프 2기 ‘강경파’ 외교안보라인 윤곽

시사한매니져 2024. 11. 13. 06:09

트럼프의 생각 따를 충성파들로 계속 채워 

 

 
 
마이클 왈츠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A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인 마이클 왈츠 공화당 하원의원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반이민 강경파인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고문을 백악관 부비서실장으로 지명할 예정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2기 트럼프 행부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이고 불법 이민자 대량 추방을 공약한 트럼프의 생각을 따를 충성파들로 채워지는 모양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가 외교·안보 분야에서 자신을 보좌하고 관련 기관들을 조정하는 역할을 왈츠에게 제안했다고 전했다. 왈츠는 육군 특수부대인 그린베레와 주방위군 등에서 27년간 복무하며 아프가니스탄, 중동, 아프리카에 파병된 경력이 있다.

트럼프의 거주지가 있는 플로리다에 지역구를 둔 3선 의원인 왈츠는 트럼프의 정책을 적극 지지해왔다. 2021년 ‘1·6 의사당 난동’ 뒤에는 이를 조사할 특별위원회 구성 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왈츠는 지난해 폭스뉴스 기고에서는 “의회가 우크라이나에 백지수표를 주는 시대는 끝났다”고 했다. 또 트럼프처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유럽 쪽 회원국들이 방위비 지출을 늘려야 하고, “나토가 미국을 전쟁으로 끌어들이기 전에 러시아를 멈추게 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최근 엔피알(NPR) 인터뷰에서는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는데 협조하지 않으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공급한 장거리 무기의 사용 범위를 넓혀줘 압박을 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원 군사위원회와 정보위원회 등에서 활동해온 왈츠는 하원에서 중국을 억제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중국 특위’에도 소속돼 강경한 반중국 태도도 보여왔다.

또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에 대해서는 “위험한 동맹”이라며, 조 바이든 행정부가 군수 물자 수송 선박을 나포하거나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0년에는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 다시 추진될 수 있냐는 질문에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국무장관으로는 마코 루비오 플로리다주 상원의원을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트럼프 쪽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루비오는 2016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해 트럼프를 비판했으나 지금은 트럼프에 충성하는 인물로 분류된다. 루비오는 고립주의 성향의 공화당 의원들과 다른 입장을 갖기도 했지만 갈수록 그들과 동화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협상을 통한 적극적인 종전 노력을 주장하며, 중국과 이란 등에 대해서는 강경하다.

시엔엔(CNN) 등은 1기 때 반이민 행정명령과 국경 장벽 설치 등 강경한 정책의 설계자인 밀러 전 백악관 선임고문을 백악관 부비서실장으로 지명할 예정이라고 11일 보도했다. 연설문 작성자이기도 했던 밀러는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에 관한 트럼프의 책사라고도 볼 수 있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미등록 이민자 대량 추방 공약도 그의 손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등록 이민자 추방 규모를 지금의 10배인 연간 100만명으로 늘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시엔엔은 12일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충성파인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를 낙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세관국경보호국, 이민세관집행국, 연방재난관리청, 비밀경호국 등을 감독하는 방대한 기관을 총괄하는 임무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앞서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 국장 직무대행을 ‘국경 차르’로 임명하겠다고 트루스소셜에 밝혔다. 미등록 이민자 대량 추방 공약의 실천 의지와 함께 강경파, 충성파를 기용하는 인사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트럼프는 다른 보직 인사에서도 충성파·강경파를 기용하고 있다. 이날 환경보호국 국장으로 지명한 리 젤딘 전 공화당 하원의원도 충성파다. 반환경주의자로 평가받는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좌파 규제”를 없애겠다고 말했다                  <  한겨레  워싱턴 이본영 특파원, 김미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