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골프’ 두고 “박세리도 국민에 큰 힘 됐다” 점입가경
“노무현 전 대통령도 많이 이용” 동문서답
19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를 두고 여야 공방이 오갔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지난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 부천 호텔 화재 참사, 북한 오물풍선 낙하 시기부터 골프를 쳤는데, 대통령실이 ‘트럼프 외교용 골프’라는 거짓말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한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의 방어 논리는 이렇다.
“1997년 아이엠에프(IMF) 시절 박세리 선수로부터 국민들이 큰 힘을 얻었다. 30년 가까이 전인데도 박세리가 큰 성과를 이뤘을 때 국민들이 박수쳤다.”(정성국 국민의힘 의원)
“엘피지에이(LPGA) 100위권 안에 여자선수가 14명 있고, 피지에이(PGA)는 4명이나 있다.”(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
“대통령의 스포츠는 스포츠 이상일 수 있다.”(홍철호 대통령 정무수석)
“대통령은 골프든 테니스든 스포츠를 통한 외교도 언젠가는 꼭 필요하다고 본다.”(홍철호)
“트럼프와 해리스가 박빙이었다. 당연히 트럼프가 당선된다는 상황을 가정하고 사전적 대응으로 골프 치는 것을 문제 삼는다.”(강명구 국민의힘 의원)
“대통령의 골프는 일반인의 여가활동 차원에서만 이뤄지는 골프하고는 전혀 다른 성격일 수 있다.”(홍철호)
“대통령의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데, 골프도 치고 등산도 하고, 운동을 해야 하지 않나.”(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평일날 술 마시고 주말에 골프 치고, 이것은 국민들께 우리 대통령 이미지를 아주 사실과 다르게 말씀하시는 것이다.”(홍철호)
“그 더운 여름인데 아마 (골프) 연습을 하셨다면 목적이 분명해서 하셨을 거라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8년 동안 안 하신 것을 갑자기 여름에 하고 싶어서 하셨겠나.”(홍철호) < 한겨레 김남일 기자 >
“노무현 전 대통령도 많이 이용”....용산, 윤 ‘골프 논란’에 동문서답
홍철호 수석 “대통령 비공식 주말 일정 물어볼 수 없어”
윤석열 대통령이 ‘군 골프 금지령’ 기간 등 부적절한 시기에 7차례 골프를 쳤다는 의혹과 관련해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19일 “비서실은 공식 일정이 아닌, 특히 주말 일정은 물어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7차례 가운데 6차례가 미국 대선 전이어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와의 회동을 준비하려고 8년 만에 골프를 재개했다’는 대통령실 해명이 거짓말 논란에 휩싸여 있지만, 홍 수석은 사실관계를 파악하기는커녕 “대통령의 스포츠를 통한 외교도 필요하다”는 답변만 거듭했다.
홍 수석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 8월부터 골프를 쳤다”는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답하며 “확인이 안 된 상태에서 왜 (골프를) 쳤는지까지 물어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만약 골프를 했더라도, 그게 호기심의 대상은 될지 몰라도 비난의 대상이 된다는 건 (무리하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도 태릉골프장을 상당히 많이 이용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날 회의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원래 목적이었지만,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골프 의혹과 대통령실의 거짓 해명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여러 의원이 반복적으로 관련 질의를 하자 홍 수석은 “(윤 대통령이) 더운 여름인데도 (골프) 연습을 했다면 목적이 분명해서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선 8년 동안 안 한 걸 갑자기 여름에 하고 싶어서 했겠느냐”며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7월14일 (피격) 이후 높아졌다는 게 대통령 판단”이라고 했다. 홍 수석은 또 “대통령실에서 해명한 내용이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모든 것을 담아 얘기한 것이지, 어느 날 이후로 골프 연습을 했다고 이야기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1997년 아이엠에프(IMF) 때 박세리 선수가 큰 성과를 이뤄 국민들이 큰 힘을 얻었고, 골프가 많이 대중화됐다”며 “대통령이 골프 한번 친 게 큰 논란이 될 이유가 없다”고 거들었다.
이날 회의에서 정진욱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에 ‘예화랑’이라는 강남의 화랑에서 불법 선거사무소를 운영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검찰이 조사를 해야 하는데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며 “윤 대통령이 (임기가) 끝나면 기소할 수 있다. 그때 감옥 보내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홍 수석은 “정무수석으로서 납득이 잘 안 간다”고 말했다. 운영위 여당 간사인 배준영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대통령이 아펙(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가서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감옥을 보내야 된다’는 표현은 아무리 생각해도 과하다. 그렇게 극한 발언을 하지 않아도 뜻은 충분히 통한다”고 반발했다. < 한겨레 손현수 신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