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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KBS 사장 교체 사전 통보’ 의혹 파문...“사실이면 국정농단”

시사한매니져 2024. 11. 21. 01:36

[KBS 사장 후보 인사청문회]

KBS 구성원 및 언론단체들, ‘용산 개입설’ 국정조사 요구

 
 
▲2024년 2월 윤석열 대통령과 특별대담 촬영을 위해 대통령실에 방문한 박장범 앵커(오른쪽)와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연임에 도전한 박민 KBS 사장이 후보자 면접일 전날 대통령실 인사들로부터 ‘사장 교체’ 결정을 통보 받았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KBS 내부 구성원과 언론 단체에서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20일 박장범 사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난 직후 성명을 내고 “또 한 번 낙하산 박민 사장의 사전 탈락설을 뒷받침하는 증언이 나왔다”며 “정권이 KBS 사장 선임 절차마저 무시하고 파우치 박장범 사장을 세우기 위해 용산 대통령실이 개입했다는 국회 증언까지 나온 만큼 국정조사를 통해 해당 의혹에 대해 명명백백히 밝혀라”라고 요구했다.

이번 청문회에선 KBS 이사회가 사장 후보자들 면접을 진행한 10월23일, 이영일 KBS 노사주간으로부터 박민 사장이 이미 전날 대통령실 측으로부터 사장 교체를 통보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KBS 구성원들 증언이 나왔다. 이 주간은 본인 발언을 부인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박장범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단독대담에서 영부인 김건희씨의 명품백 수수 사실을 축소 왜곡해 KBS의 방송 공공성과 공정성을 앞장서 무너뜨린 공로로 대통령 술친구를 제치고 용산의 낙점을 받아 사전 내정됐다는 세간의 의혹을 뒷받침하는 내부고발인 셈”이라며 “사실이라면 2인 체제 불법 방통위가 선임한 무자격 이사회마저 무력화하고 용산 대통령실이 직접 KBS 사장선임에 개입한 것으로 이는 방송법 상의 KBS 사장 선임 절차를 위반한 명백한 불법이자, 국정농단에 해당하는 사안”이라고 했다.

언론노조는 박 후보자의 사퇴, 윤석열 대통령의 사실관계 규명을 요구하는 한편 “국회는 방송법 위반 의혹이 있는 박장범 후보자 내정 과정의 대통령실 개입 등 KBS 장악 의혹 전반에 대한 국정조사를 즉각 실시하라. 대통령실과 방통위의 국정농단과 실정법 위반 여부에 대해 입법부의 조사권을 동원해 한 점 의혹도 남기지 말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 사흘 간의 인사청문회를 두고 “파우치 박장범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증명한 것이라곤 ‘파우치’가 본인의 작품이라는 것 뿐이었다”며 “인사청문회를 국민 앞에서 공영방송 사장의 자격을 검증하는 자리가 아닌 그저 며칠 욕 먹으며 견디면 되는 자리 정도로 생각하는 게 아니면 이토록 무성의하게 답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년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을 ‘어떤 방문자가 이른바 파우치, 조(그)만한 외국 회사의 백을 놓고 간’ 일로 표현해 ‘파우치 앵커’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지난 청문회에서 박 후보자는 대담 전에 취재부서로부터 질문을 취합했다고 했지만, 청문회 참고인으로 출석한 KBS 기자협회장 등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다.

KBS본부는 또한 “(KBS 소속) 국회 출입 기자가 과방위원이 질문한 내용에 대해 어떻게 답변해야 한다는 식의 문자를 보냈는데, 청문준비단 직원이 ‘답변 안 하기 전략으로 가고 있다’라고 답장을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현직 정치부 기자가 사장도 아닌 후보자를 위해 답변을 준비하고, 전달하는 것은 상당히 부적절할 뿐 아니라, 이를 대하는 청문 준비단 관계자의 답변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 대해 무시하는 것으로 비판 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간 KBS본부와 함께 KBS같이노조, KBS 기자협회 및 18~50기 기자 495명, KBS PD협회 등도 박 후보자에 대한 사퇴를 요구해왔다. KBS 내부의 박장범 사퇴 요구는 청문회 이후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용산 KBS 사장 내정설, ‘후보 면접 중’ 들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청문회 참고인 3인, KBS 간부로부터 ‘용산의 박민 교체 통보’ 들었다고 밝혀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와 박민 현 KBS 사장. 사진=KBS
 

KBS 사장 후보자가 결정되기도 전에 대통령실 측이 ‘박민 사장 교체’를 통보했다는 전언이 나온 가운데, 이에 관한 추가 증언이 이어졌다.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사흘차인 20일, 참고인으로 출석한 정재준 KBS 기자는 “(10월23일) 이사회가 끝나고 집회를 마친 뒤에 회사 근처 치킨집에 갔다. 치킨집 밖에 이영일 주간이 직원들과 앉아 있더라”며 “사장이 파격적으로 (임명제청)된 부분에 대해서 궁금해서 물었다.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을 때 그렇게 답했다”고 했다.

앞서 19일 청문회에선 KBS 이사회의 사장 후보자 면접일 전날 박민 사장이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본인이 교체된다는 이야기를 통보 받았다는 이야기를 이영일 노사주간으로부터 들었다는 KBS 기자 증언이 나왔다. 이 주간은 이를 부인하고 있는데, 그로부터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는 추가 증언이 나온 것이다.

이를 두고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이사회가 끝나기 전에 박민 사장은 자기가 잘릴 줄 알았다는 이야기이다. 어디선가 지시를 받아서, 그것도 7대0(여권 이사 전원 찬성)으로 선정하게 됐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재준 기자는 본인 발언을 부인하는 이 주간에 대해 “그 당시에 분명 들었고 또 다른 한 분이 더 확인을 했다. 그날 저녁에 두 명이 그 사실을 알게 됐는데, 맞지 않다라고 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것 같다”고 했다.

KBS 다수 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박상현 본부장도 이 주간에게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박상현 본부장은 “사장 면접 이후 저녁 자리에서 이영일 노사주간이 그 얘기를 했다라는 것을 저도 전해들었고, 저는 그날(면접일) 오후에 세 번째 김성진 후보가 면접을 볼 때 노사주간을 만나서 물어봤다”며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물어보니 ‘노사 관계가 더 나빠질 것 같다’고 했는데 저는 그것이 박민 사장이 안 될 거라는 이야기로 이해를 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이어 “그날 아침 모 본부장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해서 ‘박민 안 된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걸 들었다고 한다. 그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많이 돌았던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관련기사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내정설을 전했다는 이영일 주간에 대해 “(박민 사장) 측근 아닌가”라며 “특정한 편향성을 갖고 있는 분들의 시상식을 하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출범한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가 올해까지 2년 연속 KBS 아트홀에서 시상식을 개최했는데, 지난해 이 행사를 위한 대관 문서를 이영일 주관이 기안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그분이 발언했다면 믿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과방위는 오는 25일 박 후보자 추천 과정의 불법 여부를 확인하겠다며 KBS 이사회 현장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 미디어 오늘 노지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