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학생들이 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시국선언’을 마친 뒤 학내 게시판에 대자보를 붙이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고려대학교 재학생들이 2일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국민대학교 졸업생들도 지난달 30일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교수·연구자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재학생·졸업생 사이에서도 시국선언 행렬에 동참하는 이들이 나오고 있다.
고려대 학생들은 이날 서울 성북구 고려대 중앙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지난 11월 14일 고려대 교수들이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는데 2주 만에 재학생들도 시국선언에 나섰다. 시국선언에는 이날 낮 12시 기준 270명이 서명했다고 학생들은 밝혔다.
고려대 학생 시국선언은 생명공학부 2학년 노민영씨가 ‘침묵을 깨고 함께 외칩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학내에 붙이면서 시작됐다. 노씨는 “학우들의 응원을 담은 포스트잇이 교수들의 시국선언 대자보 한 켠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며 “포스트잇의 응원을 넘어 이제 우리 고려대 학생의 이름으로 함께 변화를 만들어나가고 싶었다”고 밝혔다.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1학년 박정환씨는 “25건이 넘는 거부권·특정 언론 탄압·검찰 권력 사유화·공천개입 논란까지 공정과 상식이 없어진 지 오래”라며 “지금처럼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협치는커녕 반민주적 행보를 걷는 정부는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 당장 퇴진해야 한다”고 시국선언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에서 “대학은 시대에 질문을 던지고, 옳지 못한 것에 분노하고 목소리 내왔다. 오늘 고려대에서 대학가의 단단한 침묵이 깨졌다”며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다. 우리의 목소리가 역사를 바꾸는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국민대 민주동문회 등도 지난달 30일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김건희 여사의) 논문의 온갖 표절과 허술함이 드러났을 때 대통령의 권력 앞에서 침묵하거나 애써 표절을 정당화한 것이 국민대였고, 국민대 교수와 동문이었다”며 “국민대의 연구윤리는 김 여사에 의해 땅에 떨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이 무능과 독선의 길을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라고 한다면 국민대 동문들은 윤석열을 거꾸러뜨릴 큰 바위가 되어 기필코 윤석열 정권을 타도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대학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이 확산하고 있다. 이날 기준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수·연구자 등은 5300명을 넘겼다. 성신여대·고려대·국민대 등에서는 학생·동문들의 시국선언이 나왔다. < 오마이 이예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