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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내란] 한 달 만에 재결집한 기득권 세력과 준동하는 양비론

시사한매니져 2025. 1. 12. 07:55

극우 지지층 결집 위해 비극 바라는 듯한 윤석열


윤석열 지킴이로 앞장선 최상목, 국힘, 족벌언론
저들의 무기와 전략–가짜뉴스, 여론조작, 이간질

"이재명 사법리스크 덮고 공산화하려" 선동 지속
극단화하는 극우 유튜버와 극우 행동대들 행태

기득권 결집 속 재등장하는 양비론과 타협 논리
다양성과 차이를 넘어서 함께 민주주의 지켜야

 

공수처의 윤석열 체포 1차 시도가 불발되고 아직도 윤석열 체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많은 사람이 앓아 온 '내란성 불안 증세와 불면증'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내란수괴 윤석열의 사병이자 보디가드로 전락한 경호처의 행태에 분노가 폭발하고 있지만, 동시에 무능하고 우유부단한 공수처에 대한 분노와 불신도 적지 않다.

 

물론 가장 큰 분노는 마치 궁지에 몰린 남미 마약 카르텔의 두목이나 사이비종교 교주 같은 모습으로 버티고 있는 윤석열로 향하고 있다. 재임 기간에도 폭탄주를 먹거나 계엄을 준비한 것 말고는 한 게 무엇인지 의심스러운데, 더 나아가 윤석열은 지금 자신을 체포하려는 시도와 반발 속에서 참극이 벌어지길 기대하는 듯하다.

 

2017년 촛불혁명도 보통 '무혈혁명'으로 기억되지만, 당시 탄핵 반대 극렬 시위 중에 경찰 차벽이 붕괴하는 등의 일이 벌어지면서 박근혜 지지자 3명이 사망한 바가 있다. 경찰의 부주의하고 관성적인 대응도 문제이긴 했지만, 당시 탄핵 반대 운동 지도자들의 광적인 선동과 충돌 유도가 스스로 불러낸 비극이었다.

 

극우적인 탄핵 반대 운동 지도자들은 여기서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사망자는 모두 고령 노인들이었는데 그들은 그 후 '애국 열사'로 불리며 전광훈 목사 같은 극우 지도자들이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태극기집회에 참가자들을 모으는 데 중요한 명분과 원동력이 됐다. 지금 지지자들에게 '끝까지 결사 항전'을 선동하는 윤석열도 그것을 노리는 셈이다. 

 

다수 언론의 보도 행태는 이미 12.3 이전으로 돌아갔다/ 관련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윤석열은 제주항공 참사가 벌어지자 갑자기 등장해서 '애도의 글'을 올리며 대통령 행세를 하며 슬퍼하는 척하기도 했다. 이태원 참사 때 윤석열이 보인 인면수심의 태도를 기억하는 우리 모두에게 피가 거꾸로 솟을 만큼 뻔뻔한 행태였다. 아니나 다를까 윤석열과 내란 공범들은 제주항공 참사를 '애도 기간이니 정쟁을 중단하자'라면서 시간 벌기에 악용하기 바빴다.

 

윤석열과 내란공범들의 이런 행태는 최상목 권한대행과 모피아 등 고위 관료들, 국민의힘, 족벌언론들에 의해서 도움을 얻고 있다. 이들 모두는 윤석열의 체포와 구속을 막고 어떻게든 시간을 끌면서 헌재의 탄핵 심판을 뒤로 늦추게 하는 데 다양한 도움을 주고 있다. 이들이 모두 탄핵 자체를 무산시키려는 목표에 동의하지는 않겠지만 현재 그것은 중요하지가 않다.

 

이들의 음흉한 전략과 무기는 몇 가지로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먼저 최상목 권한대행은 내란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경호처의 윤석열 체포 방해를 오히려 돕고 있다. 국민의힘은 내란 특검법 등을 모조리 부결시킬 뿐 아니라 한남동으로 달려가 윤석열을 감싸며 자신들이 해산당해 마땅한 '내란의 힘'이라는 것을 거듭 확인시켜주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은 족벌언론들을 중심으로 온갖 가짜뉴스를 퍼트리며 반격을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가짜뉴스는 국회 탄핵소추단이 내란죄를 철회해서 탄핵은 법적으로 무효가 됐고, 국회에서 재의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또 공수처의 윤석열 체포 시도와 법원이 발부한 영장은 법적으로 문제가 많아서 위법하다는 주장도 있다.

 

이것은 다시 '이 모든 게 이재명의 사법리스크를 덮으려고 민주당이 무리수를 두면서 벌어진 일이고, 이에 대한 반발로 국민 여론이 바뀌며 윤석열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급등하고 있다'라는 가짜뉴스로 연결되고 있다. 이것은 단지 가짜뉴스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조작된 여론조사를 발표하고, 그것을 다시 대대적으로 받아쓰면서 '여조라이팅'을 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댓글 공작도 다시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미디어오늘 기사 화면 갈무리 

 

이 여론조사들은 응답률도 형편없고 표본이 너무 작을 뿐 아니라 문항 자체가 노골적으로 원하는 답변을 유도하게 구성돼 있었다. 그래서 예컨대 진보당 지지자 중에서 30% 이상이 윤석열을 지지하고 있다는 황당한 결과들로 짜여져 있다. 이런 여론 조작용 뉴스들이 족벌언론, 포털, 유튜브 등으로 여기저기 퍼 날라지면, 거기에 또 온갖 이상한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

 

그런 댓글들은 또 조직적인 '공감' 누르기 속에서 최상단의 추천 댓글로 올라간다. 그런 댓글은 윤석열을 찬양하고 민주당과 야당들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뿐만 아니라 요즘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반윤석열 운동과 윤석열 탄핵 집회 참가자들 내부의 다양성과 차이를 이용해 이간질과 갈라치기를 하려는 글들도 늘어나고 있다.

 

'민주당은 민주주의와 개혁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권력을 차지할 욕심뿐이다', '정의당은 뒤에서 윤석열과 유착해 왔다', '페미니스트들은 집회에 와서 자기들 주장만 펼치고 있다', '트랜스젠더가 숟가락 얹는 것은 꼴 보기 싫다', '청년 여성들이 집회에 가장 많이 왔는데 지워지고 있다', '응원봉의 상징성을 퀴어와 운동권들이 훔쳐 가려 한다.'….

 

하지만, 지금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윤석열의 극우 결집 선동 속에서 갈수록 목소리가 커지고 극단화되는 극우 유튜버들과 '태극기부대'의 행태이다. 이들은 윤석열 지지자들 속에서 공포와 혐오를 부추기며 '이재명과 주사파가 중국과 손잡고 내란을 일으켜 나라를 공산화할 것'이라는 온갖 가짜뉴스와 황당무계한 음모론을 펼치면서 폭력적 충돌을 유도하고 있다.

 

8년 전 촛불혁명 때는 박근혜 탄핵 이후 뒤늦게 등장했던 이들이 전광훈 목사 등의 주도 속에 그동안 성장해 왔고, 지금은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활동하고 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극우 행동대(아스팔트 극우)에 일부 청년 남성들이 동참하는 경향이다. 고령 노인들에 의존해 온 약점을 벗어나기 위해서 극우 지도부는 이것을 의식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반페미니즘 청년 극우 '신남성연대'가 태극기부대와 융합하고 있다. 

요즘 태극기집회를 관찰해 보면 무대에 청년 남성 연설자들을 계속 올리는 것을 볼 수 있고, 반페미니즘으로 악명 높은 '신남성연대' 같은 청년 극우 조직이 전광훈 목사 쪽과 공개적으로 협력하며 융합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심지어 윤석열 체포 저지를 위한 '백골단'(반공청년단)까지 등장해서 사회적인 충격을 주기도 했다.

 

젊은 남성들로 구성된 이들은 헬멧과 ‘멸공봉’으로 무장하고 특전사 출신 인사 등에게 훈련과 지휘를 받고 있다고 했다. 군사독재 시절에 민주화 시위대를 폭력 진압하던 '백골단'뿐 아니라 해방 공간에서 악명높던 서북청년단까지 연상시켰다. 이 때문에 여론의 역풍이 불면서 극우의 자책골이 되기는 했지만, 극우가 폭력적 행동으로 나서는 경향은 계속될 수 있다.

 

왜냐하면 극우 유튜버와 극우 행동대들의 배경에는 결국 기득권 세력의 지지와 지원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윤석열 지키기에 앞장서는 이들은 단지 미쳤거나 망상에 빠져서가 아니다. 극우 유튜버들은 요즘 떼돈을 벌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신의한수'는 슈퍼챗 수입으로만 1억 5070만 원을 벌었고, 성창경TV는 4억 1812억 원의 광고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이것은 극우 유튜버들의 몇 배를 뛰어넘는 조회수를 올리는 '진보 유튜버'들보다 훨씬 더 큰 수익인데, 더 큰 돈이 가는 곳에 기득권 세력의 뜻이 있다고 봐야 한다. 즉, 보수우파-공안세력-족벌언론-재벌로 연결된 기득권 카르텔은 윤석열의 내란죄를 처벌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기득권까지 흔들릴까 봐 대대적인 반격으로 결집하거나 힘을 보태고 있다.

 

저들은 8년 전의 박근혜 탄핵 때처럼 순순히 물러설 생각이 없다. 그래서 그때와 달리 윤석열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극적으로 추락하거나, 보수우파 정치세력이 2~3개로 쪼개지는 일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국민의힘의 지도부와 대다수 의원들은 내란수괴와 그 공범들을 지키려고 똘똘 뭉쳐서 국민의힘 내부 소수의 탄핵 찬성 의원들을 쫓아내려 한다.  

 

극우유튜버들은 지금 떼돈을 벌고있다. 

 

그러다 보니 윤석열 탄핵 운동 내부에서도 조금씩 타협에 관한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민주당이 너무 강하게 나가며 무리수를 두니까, 계엄에 반대했지만 이재명에는 거부감을 가진 보수우파들이 저쪽으로 다시 붙고 있다. 적당한 타협과 양보도 필요하다'라는 논리이다. 12.3 이전에도 민주당과 국힘의힘 사이에서 양비론을 펴던 사람들이 특히 이런 입장이다.

 

이런 주류언론과 지식인들은 그동안 툭하면 '구독자의 90% 이상이 민주당 지지자인 김어준 방송이나 구독자의 90% 이상이 국민의힘 지지자인 극우 유튜버나 동전의 양면'이라고 했다. 그러나 최근에 <슬로우뉴스>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한겨레, MBC 이용자의 90%도 민주당 지지자로 나온다.

 

그리고 동아일보, 한국경제, MBN은 이용자의 절반 정도는 민주당 지지자, 절반 정도는 국민의힘 지지자로 나온다. 그러면 한겨레와 MBC는 '진영 언론'이고 이런 언론은 '공정 언론'일까? 바로 이처럼 '진영을 벗어나 편향적이지 않고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자처하던 주류언론들과 지식인들이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정권이 집권하는 과정에 도움을 준 것이 사실이다.

 

이런 세력들은 12.3 이후 윤석열을 강하게 비판하긴 했지만, 요즘 대부분 다시 12.3 이전의 '중립과 객관'으로 돌아서서 탄핵 반대와 찬성의 양편을 공평하게 받아쓰며 중계하고 있다. 그러면서 윤석열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올랐다고 호들갑이다. 이런 현상은 12.3 전에도 있었다. 지난 대선 때도 윤석열이 10~20%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많았다.

 

지난 총선 때도 '민주당의 공천학살 때문에 국민의힘이 과반을 얻으며 승리할 것'이라고 여론조사 기관과 전문가들이 합창했다. 즉, 요즘 우리를 갑갑하고 열 받게 만드는 이유 중의 하나인 주류언론과 여론조사 기관이 합작하는 여론조작은 언제나 디폴트값으로 존재했다. 그것은 다시 실제 여론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알다시피 대선과 총선 결과는 주류언론과 여론조사 기관들이 말하는 것과는 전혀 달랐다. 

 

개딸도 문제고, 극우도 문제라는 전형적인 양비론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저들의 뜻대로는 되지 않을 것이고 믿을 것은 우리들 자신의 힘이다.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서 투쟁할 때만 그 정도만큼 민주주의는 전진해 왔다. 언제나 거대한 투쟁의 폭발은 다양한 세력의 연대를 낳는다. 지금도 다양한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다양한 요구를 가진 다양한 성별, 세대, 지역,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다.

 

우리가 서로를 불신하며 서로의 요구를 깎아내리면 연대는 깨지기 쉽고 적들은 바로 그 틈을 노린다. 각자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함께 행동하고 토론하는 것은 어렵지만 중요한 일이다. 우리를 서로 불신하고 적대하게 만들려는 수많은 시도들 속에서도 12.3 새벽에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서 민주주의를 지켰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민주주의의 미래가 걸려있는 절체절명의 투쟁이다.    < 민들레 전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