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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내란 쇼크에 원화 실질가치 엉망…64개국 중 63번째

시사한매니져 2025. 1. 27. 03:23

실질실효환율 지수 91.03…일본 이어 뒤에서 두 번째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0원대를 돌파한 지난해 12월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
 

12·3 내란사태의 충격으로 원화의 실질 가치가 2년여 전 레고랜드 사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6일 국제결제은행(BIS)의 통계를 보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REER) 지수는 지난해 12월31일 기준 91.03으로 전달 말(93.02)에 견줘 1.99포인트 내렸다. 2022년 9월28일 레고랜드 사태의 여파로 환율이 144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실질실효환율 지수가 9월 말 기준 91.22, 10월 말 기준 90.65로 떨어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락 폭 역시 레고랜드 사태 당시 한 달 만에 2.92포인트가 떨어진 뒤 가장 크다. 국제결제은행 통계에 포함된 64개국 가운데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은 지수는 수년째 극심한 통화 약세를 겪는 일본(12월 말 71.31)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한 국가의 통화가치가 다른 무역 상대국보다 얼마나 높은지를 나타내는 경제지표다. 물가 수준을 고려해 조정된 지수로 한 나라의 화폐가 다른 나라보다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 경쟁력이 있는지 파악하는 데 사용된다. 2020년 수치를 100으로 놓고, 그보다 높으면 해당 연도보다 고평가, 낮으면 저평가로 해석한다. 다만 한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 가운데 정부나 중앙은행이 환율을 관리하는 국가가 많아 이 지표만으로 국가 간 실효 환율을 비교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은행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일 계엄령을 선포한 뒤 원화가치는 지난달 말까지 급격히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계엄 당일 밤 1442원까지 오른 뒤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다 27일에는 1486.7원까지 치솟았다. 한국은행은 내란사태 초반에는 정치 리스크가 끌어올린 환율 상승 폭을 최대 60원, 최근에는 30원 정도로 분석한 바 있다.  < 한겨레 노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