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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호들갑 때 '대왕고래 사기극' 속이 보였다
시사한매니져
2025. 2. 8. 02:21
뜬금없이 동해 유전 발표…국민 “위기 모면용”
매장량 과대포장한 ‘액트지오’ 신뢰도 떨어져
산업부 뒤늦게 “정무적인 개입 있었다” 실토
국민의힘 “추가 시추해야” 현실 파악 못 해
천문학적 세금 낭비 이명박 자원개발 판박이
석유 시추는 ‘재생에너지 전환’ 흐름과도 역행
동해 석유가스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지난해 6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제1호 국정브리핑’이라며 호들갑 떨며 발표할 때부터 ‘대국민 사기극’이 예고된 이벤트였다. 발표 자료를 제공했던 액트지오조차도 “모든 건 가능성뿐”이라고 했는데도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전 발견”을 발표하자 대다수 국민은 고개를 갸웃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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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은 대왕고래 발표는 윤 대통령의 국면 전환용
대통령실과 정부, 국민의힘은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치명적 허점을 외면하고 장밋빛 전망을 홍보하기 바빴다.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천연가스는 우리나라가 최대 29년 쓸 수 있고, 석유는 4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수준인 2200조 원의 가치가 있다.” 그러나 많은 국민과 야당들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걸 바로 직감했다. 과도하게 부풀려진 내용도 그랬지만 발표 시점도 윤 대통령의 속셈을 뻔히 들여다볼 수 있는 근거가 됐다.
이런 여론은 ‘동해 석유가스전’ 발표 직후 진행된 ‘여론조사꽃’의 조사 결과에 그대로 나타났다.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윤 대통령의 뜬금없은 국정 브리핑에 대해 “낮은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한 이벤트”라고 답했다. 야당들의 논평도 국민 여론과 다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율 하락을 고려한 국면 전환용 발표”라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도 “(석유가스전 개발이) 바닥 수준인 지지율을 끌어올릴 호재로 보였나. 순직 채해병 사건을 대하는 윤 대통령을 보고 국민은 이미 윤 대통령을 버렸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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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 없는데도 윤 대통령과 정부 과대포장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얼마나 불확실한지는 윤 대통령 발표 자료의 초안을 작성한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한국을 방문해 가졌던 기자회견 발언만 살펴봐도 짐작할 수 있다. <시민언론 민들레>는 당시 동해 유전 개발 사업의 맹점을 조목조목 짚는 기사를 썼다. 요지는 석유와 가스가 누적됐으나 경제성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브레우 고문은 “(경제성을) 실제로 입증하려면 시추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했다.
액트지오가 작성한 자료 자체도 신뢰도가 떨어졌다. 이 회사는 아브레우 고문이 운영하는 ‘1인 기업’이다. 그는 자신의 집을 사무실로 겸용하고 있다. 그는 “(사무실에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카메라밖에 없다”고 했다. 결국 윤 대통령 발표는 실제 시추 결과에 근거한 게 아니라 전문가 한 명이 운영하는 컨설팅기업에서 기존 데이터를 실험적으로 해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셈이다. 정상적인 정부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산업부 고위관계자도 지난 6일 대왕고래 시추 결과를 발표하며 “생각하지 못한 정무적인 영향이 개입된 것”이라고 실토했다.
세금 낭비 뻔하데 추가 시추하라는 국민의힘
동해 석유가스전은 대왕고래 외에 6개 광구가 더 있다. 하지만 앞으로 시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산업부는 개발 가능성이 아직 살아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왕고래 상업성 없음이 드러나며 석유가스전 추가시추 동력이 떨어진 것은 분명하다. 산업부는 이번 시추 결과를 바탕으로 보정 작업을 거쳐 오늘 8월쯤 최종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야당이 사업 자체를 반대하고 있어 정부 예산만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결국 외국 자원개발 기업의 투자를 받는지 여부가 사업의 지속성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민의힘은 동해 석유가스전 개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SBS 라디오와 인터뷰하며 “지금 한 번 시추했는데 안 됐다는 것 아닌가. 더 해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나머지 6개 광구에 대해서 시추탐사 개발 계획을 실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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