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ORLD

중국, 트럼프 대화 손짓에 ‘무대응’…채널 풀가동 ‘외교전’ 총력

시사한매니져 2025. 4. 23. 14:48

중국, 미국과 관세 협상 들어간 일본과 ‘친서 외교’로 거리 좁히는 중

 

 
 
         연합 OGQ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 협상 뜻을 계속 보내고 있지만, 중국은 외교전에 총력을 기울일 뿐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이 강조하는 상호 존중 등 대화의 전제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탓으로 보인다.

 

무역전쟁 중 우군 확보를 위한 외교전에 돌입한 중국은 미국과 관세 협상에 들어간 일본과 ‘친서 외교’로 거리를 좁히는 중이다. 23일 중국 신문망은 류젠차오 중국 대외연락부장이 전날 방중한 일본 연립 여당 소속 사이토 데쓰오 공명당 대표와 회담했다고 보도했다. 사이토 대표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등은 그가 방중 전 “이시바 총리의 중국 방문에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친서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전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정부가 리창 총리 명의로 미국 관세 정책과 관련해 이시바 총리의 협조를 구하는 친서를 보냈다”며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함께 대항할 필요가 있다고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장관)은 각국 외교수장과 바쁘게 접촉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왕이 부장이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중국과 영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만들어진 국제질서와 유엔(UN) 중심 국제체제, 다가간 무역체제를 보호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며 “미국은 관세를 무기로 각국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같은 날 베아테 마인르 라이징어 오스트리아 외무장관과도 통화해 미국 일방주의 반대와 다자 무역체제의 공동 수호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보내고 있는 대화 제스처에는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22일(현지시각) 트럼프는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율 조정 뜻을 밝히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관세 정책과 그 불확실성에 미국 금융시장이 휘청이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속해서 중국과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중국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이 강조하는 대화의 조건들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외교부, 상무부 등은 대화의 장에 나올 것을 요구하는 미국에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면 극한의 탄압을 중단해야 한다”며 “평등·존중·호혜 기초 위에서 대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주광야오 전 중국 재정부 부부장(차관)이 인터뷰에서 “중국은 미국 지도자들이 존중을 보일 때야 미국과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은 자국의 우려에 대한 미국의 일관된 입장과 협상 책임자 지명 등을 협상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고 전해진다. 협상 물꼬가 트이기까지는 여러 난관이 예상된다. 이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제이피모건 비공개 투자자 회의에서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긴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대화 조건을 강조하지만, 중국 입장에서도 빠른 협상이 필요한 처지다. 중국은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5.4%를 기록하며 선방했지만, 관세 충격은 이달부터 본격화할 조짐이다. 해운업계는 중국 경제를 지탱하는 축인 수출품 운송이 향후 몇 주간 최대 60%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전날 발표한 ‘4월 세계 경제 전망’에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월(4.6%)보다 0.6%포인트 감소한 4%로 제시했다. <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

 

트럼프 “중국산 관세 크게 낮아질 것…시진핑에 강력대응 안 해” “145% 너무 높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미국 워싱턴 디시(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린 폴 앳킨스의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취임 선서식에 참석해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강경한 태도를 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관세율도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 임명식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산에 대한 관세는 크게 낮아질 것이며, 145%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45%는 너무 높은 수준이다. 이렇게 높게 유지되진 않을 것이다. 많이 낮아질 것이지만, 완전히 없애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 얘기는 안 할 것이다. ‘중국과 강하게 나가겠다’고 말하지도 않을 것이다. 시진핑 주석에게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아주 우호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며 “어떻게 전개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결국 중국은 미국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협상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중국이 미국과 거래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날 오전 제이피 모건 비공개 투자자 회의에서 미중 간 관세 전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곧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발언 이후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 한겨레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