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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2번째 방송토론... 통합 주제 후보토론이 '갈라치기' · 네거티브 얼룩
시사한매니져
2025. 5. 24. 02:02
이준석, 세대·남녀·계층 갈라치기하며 분열조장
김문수는 비전 제시도 없이 시작부터 네거티브
이재명 "비평가처럼 지적만 하는 건 정치 아냐"
권영국 "차등임금제를 어떻게 공약으로 내놓나"

사회갈등 극복과 통합 등을 주제로 열린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의 두 번째 방송 토론은 시작부터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네거티브'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갈라치기'로 얼룩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김문수 후보의 네거티브에 대해선 '헌정질서 파괴 세력의 청산'을, 이준석 후보의 갈라치기에는 '사회적 연대'를 강조하며 맞받아쳤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도 내란 세력에 동조하는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갈라치기하는 이준석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23일 오후 8시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티브이(TV) 토론(사회분야)에서 시작 발언부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외쳤던 "이의 있습니다"를 인용한 뒤,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자신의 사이비 호텔 경제학에 의문을 제기하는 국민을 바보라고 조롱하는 후보가 감히 노무현을 입에 올리는 세상에서, 진정한 노무현 정신은 어디 있나 생각해 보게 된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신을 이야기하면서 상대에 대한 존중보다는 비난부터 한 셈이다.
또 이준석 후보는 사회갈등 극복과 통합 방안을 주제로 하는 1주제 토론에서도 "극단적 가난에서 벗어난 시기에 태어나 좋은 교육 받고 자라난 사람들이 대학에 가서 구시대적 계급론에 빠지더니, 사회에 나가서도 세상을 흑백으로 갈라치고, 특정세대와 계층을 갈라치고 거기에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은 적폐라고 몰아붙이면서 우리 사회의 갈등 구조를 증폭시켜 놓았다. 더 나아가 이에 이의를 제기하는 젊은 세대에게 너희는 어리다 혐오를 조장한다"면서, 세대 갈라치기를 했다.
그는 나아가 "몇 년 전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관련해서 지하철 시위 과정에서 4호선을 타는 1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의 발을 묶어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는 것이 옳으냐에 대해서 많은 시민들이 갑론을박 했다. 최근에는 동덕여대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 때문에 구성원 중 일부가 자신의 학교를 기물을 파손하고 그리고 락카칠을 해서 학교를 거의 쓰지 못할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사태가 있었다"면서, 또다시 장애인과 여성에 대한 혐오 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이준석 후보는 그동안 이 남녀 갈라치기, 장애인 혐오, 차별금지법 반대 이런 걸 가지고 분열을 자꾸 부추기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는 이준석 후보가 이주노동자에게 차등임금제를 공약한 점에 대해서도 "근로기준법은 국적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지금 공약은 명백한 법 위반일 뿐만 아니라 국제협약 위반"이라며 "어떻게 이런 공약을 낼 수 있느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같은 비판에도 '갈라치기'를 이어갔다. 초고령 사회를 대비한 연금·의료개혁를 주제로 한 2주제 토론에서도 그는 "(양당이) 연금 개혁 구조는 손도 대지 않고 숫자만 바꾼 가짜 개혁으로 사회 초년생에게는 평생 5000만 원 가까운 부담을 떠넘기고 기성세대는 더 가져가는 밀실 합의를 하고 말았다"며 "신연금과 구연금의 분리"를 주장했다. 기존 연금 수혜자와 앞으로 연금에 가입할 세대를 구분하는 방법으로 또다시 '갈라치기'를 한 것이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에 대해 "연금 제도라고 하는 건 기본적으로 세대 간 연대를 하는 것이다. 남이 아니다. 부모도 있고, 할아버지(조부모)도 있고, 자식도 있고, 서로 보험료도 내고 연금도 받고 하는 것인데 그런 식으로 자꾸 갈라친다"며 "기존 제도 수혜자, 새로운 대상자 갈라치고, 남녀 갈라치고,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는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준석 후보는 "이득을 보는 세대는 어디이고 손해를 보는 세대는 어디냐"며, 계속해서 세대간 차이를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는 '신구 연금 분리'를 주장하는 이준석 후보에게 "모두가 만족하는 연금 개혁안은 없다"며 "(자꾸) 이준석 후보는 뭐가 잘못됐다고 얘기한다"고 짚었다. 이어 "뭐 잘못됐다고 지적할 수 있다. 그럼 어떻게 할 수 있느냐, 본인이 주장하는 각종 이런 제도 이런 것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과연 정치적 합의를 끌어낼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할 수 있다는) 그건 본인의 주장일 뿐일 가능성이 많다. 현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정치는 길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잘못됐다고 비평하는 것은 정치가 할 일이 아니라 비평가들이 하는 것"이라고 이준석 후보의 세대 갈라치기를 거듭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는 1차 토론에서보다 안정적으로 이준석 후보의 공격을 누르는 모습이었다. 의료개혁 공약과 관련해서도 이준석 후보가 15조 원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느냐는 취지로 비판하자, "15조라고 단정하지 말라"며 "(이준석 후보는) 문제 지적을 과잉되게 막 하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대안은 뭔지 한번 먼저 한번 말해 보라"고 일갈했다.
이 밖에 이준석 후보는 3주제 토론 주제인 '기후위기 대응방안'에 대해서도 "기후 환경에 대해 가지고 젊은 세대가 가진 방향성이 '딱 이것이다'라고 규정하지 말라"며, 세대 갈라치기를 했다. 그러면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부분은 이미 지난 문재인 정부의 이념적인 행동 때문에 이념적이라고 판단하는 국민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친원전 정책'을 계승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풍력과 태양광 발전에 대해 "경제성이 떨어지는 선택들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권영국 후보는 "이념의 문제로 이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바라보는데, 누가 그렇게 이념의 문제로 보냐"며 "이준석 후보 공약집 어디에도 기후 공약은 보이지 않았다. 선관위에 제출된 10대 공약을 샅샅이 들여봤는데 없었다. 그리고 시민단체가 재생 에너지 관련 질의를 했을 때도 이준석 후보는 답변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를 살리겠다라고 나서고 있는데, 그것을 이념 문제로 치부한다는 것은 오히려 이준석 후보가 지금 기후 문제와 에너지 문제를 이념 문제로 갈라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 헐뜯기에만 집중했다. 그는 첫 시작발언부터 미래 비전이나 공약에 대한 제시도 없이 이재명 후보를 향해 "총각 사칭, 검사 사칭까지 하면서 어떻게 정말 진짜 대한민국을 말할 수 있느냐"고 네거티브를 했다. 또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대장동 사건 등을 언급하고, 이재명 후보의 가족사와 관련해서도 "성남시장으로서 형님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고 하다가 그 때문에 형수님하고 욕을 하고 다투고 이렇게 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가족사와 관련, "그 점은 제가 사과 말씀을 다시 드린다. 우리 집안의 내밀한 사적 문제"라면서도 "그러나 김 후보는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 굳이 따지자면 본인은 갑질을 하지 않았느냐. (경기도지사 시절) 소방관한테 전화해서 '나 김문수인데'(라고 했다.) 어쩌라는 건가. 권력을 남용해서 안된다"고 맞받아쳤다. 이재명 후보에게 걸린 각종 재판에 대해서도 "김문수 후보가 소속한 정권이 증거없이 조작 기소한 결과"라며, 정치 검찰의 하명 수사이자 정적 죽이기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역으로 김문수 후보를 향해 "내란 수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서 계속 비호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데 단절할 생각 혹시 없나"라며 "전광훈과 같은 극우 세력과 단절할 생각이 없는지 묻고 싶다"고 따졌다. 김문수 후보는 윤석열, 전광훈 등 극우·내란세력과의 단절에 대해 언급도 없이 이재명 후보에 대해 "이석기 통진당의 후예"라고 궤변을 늘어놨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등과) 단절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며 "전광훈 목사가 감옥에 갔을 때 눈물을 흘리는 그런 관계를 여전히 청산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권영국 후보는 김문수 후보를 향해 최근 경기 평택시에 있는 SPC 계열 제빵공장인 SPL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언급하며 "사람이 죽어도 책임지지 않게 해주는 것이 개업하기 좋은 나라냐.사고가 계속 빈발하고 있는데, 중대재해처벌법 폐지를 계속 주장할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에 김문수 후보가 "법 폐지가 아니라 개정"이라고 답했자, 권영국 후보는 "2025년 5월 15일 중소기업중앙회 조찬 강연 축사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이거 악법이니까, 폐지 또는 재개정 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 한 적 있지 않느냐"고 재차 비판했다.
김문수 후보의 망언도 논란이 됐다. 그는 사실상 윤석열 정권과 다름없는 친원전, 원전 찬양 정책을 옹호하면서 "후쿠시마는 폭발한 게 아니지 않느냐. 해일로 인해 가지고, 바닷속에 지진으로 인한 해일로 누수가 되고 문제가 발생한 것이지,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한 게 아니"라고 말했다. 이는 윤석열이 지난 2021년 8월 언론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것은 아니"라고 한 발언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다. 대선 후보가 극우 유튜브에서나 나올 법한 발언을 반복한 것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은 2011년 지진해일로 인해 냉각 기능에 문제가 생겨 1~4호기에서 모두 수소폭발이 일어났으며, 1~3호기에서는 원자로 용융(멜트다운)이 발생했다. 1~3호기의 경우, 핵연료가 녹아 원자로 내부 금속 및 구조물과 뒤섞여 880t에 달하는 핵연료 잔해가 생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반출할 구체적인 방법조차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고 있다. < 민들레 김성진 기자 >
이재명 “진짜 대한민국 만들어야” 하자, 김문수 “진짜 총각인가”
대통령 후보 2차 사회분야 TV 토론
김문수, 초반부터 네거티브 공세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모든 국가 권력이 오로지 국민을 위해 쓰이는 제대로 된 민주공화국,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답했다. “이렇게 말하는 분은 진짜 총각인가. 가짜 총각인가. 진짜 검사인가 가짜 검사인가.” 이재명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과 ‘검사 사칭 전화통화’ 발언을 상기시킨 것이다.
이날 21대 대통령 선거의 사회 분야 2차 티브이(TV) 토론은 정책 의제를 다투는 논쟁보다는, 각 캠프의 네거티브전에 후보가 직접 뛰어든 것에 가까웠다. 김문수 후보는 시작부터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발언 등 도덕성 문제를 집요하게 걸고넘어졌다. 그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기본적인 인륜을 다 무너뜨린 분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해서 시중에서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성남시장으로서 형님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고 하다가 그 때문에 형수님하고 욕을 하고 다투고 이렇게 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제가 사과 말씀을 다시 드린다. 우리 집안의 내밀한 사적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김 후보의 과거 2011년 경기지사 재직 당시 남양주소방서 119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도지사 신분을 반복해 밝힌 뒤 소방관의 관등성명을 요구했던 상황을 문제 삼았다. 그는 “김 후보는 굳이 따지자면 (소방관에게) ‘갑질’을 하지 않았느냐”고 맞받았다.
색깔론도 재등장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진보당하고 연합 공천을 해서 울산 북구 국회의원을 당선시켰다. (그 국회의원은) 이석기 통합진보당의 후예인데 그게 내란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이 하는 게 뭔가. 완전히 북한을 옹호하고 대한민국을 전복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울산 북구에서 구청장까지 지낸 진보당 윤종오 의원을 이렇다 할 근거도 없이 ‘북한 옹호세력’으로 낙인찍은 것이다. 이는 “전광훈 목사와 같은 극우세력과 단절할 생각이 없느냐”는 이재명 후보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원외 정당 소속인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김문수 후보의 이런 모습을 두고 “진흙탕 싸움이 시작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후보는 이준석 후보를 겨냥해선 “자기 지식을 자랑하러 여기 나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권 후보는 이날 손바닥에 백성을 뜻하는 민(民)자를 적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손에 ‘왕(王)’ 자를 적고 나온 것을 비튼 것으로 보인다. < 엄지원 류석우 기자 >
이재명 “TV토론 비방·헐뜯기 많아져…저라도 정책 집중할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두 번째 티브이(TV) 토론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토론이 진행될수록 국가 미래에 관해 얘기하기보다 점점 더 비방이나 근거 없는 헐뜯기가 많아지는 듯해 참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라도 끊임없이 이 나라의 미래, 우리 국민의 삶을 어떻게 더 개선할 수 있을까 하는 정책적 논쟁에 더 집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토론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상대방의 얘기를 존중해야 하는데, 의도와 다르게 단정하고 왜곡하고 전제를 바꿔서 다른 말을 한다든지 이렇게 하면 토론이 쉽지 않다. 그런 점들이 여전히 아쉬웠다”며 “저도 부족한 점이 많고 대한민국의 토론 문화가 아직 많이 미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자신의 토론을 두고는 “언제나 부족하고 아쉽다”며 “최선을 다하려고 하지만 부족하다. 앞으로 부족한 점을 채우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건강보험료 인상 문제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현재는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렵다. 일단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다”며 “당장 국민의 부담을 높이는 인상은 단기간에 검토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는 이날 오후 8시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KBS) 스튜디오에서 사회 분야를 주제로 두번째 방송 토론을 벌였다. 후보들은 오는 27일 정치 분야를 주제로 한 차례 더 토론할 예정이다. < 한겨레 고경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