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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여론조사... 한국갤럽 후보 지지율이 일주일새 급변한 까닭

시사한매니져 2025. 5. 24. 02:05

뚜렷한 변수 없는데 이재명, 김문수 7%p 등락

이재명 45%, 김문수 36%, 이준석 10%로 나타나
같은 기간 여론조사꽃은 50.5%, 30.3%, 9.1%

갤럽 조사는 보수성향 과표집으로 빚어진 이상 현상

 

한국갤럽 조사 5월 4주차 대선 후보지지율.

 

한국갤럽(이하 갤럽)이 23일 공표한 5월 4주차 대선 후보지지율 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45%,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36%,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10%로 나타났다. 전 주와 비교하면 이재명 후보는 7%포인트가 하락, 오차범위한계(6.2%포인트)를 벗어나 지지율이 하락했고, 김문수 후보 지지율은 오차범위를 벗어나는 7%포인트 급등했다. 이준석 후보는 2%포인트 올라 두 자릿수 지지율에 턱걸이했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여전히 9%포인트로 오차범위(± 3.1)를 크게 벗어나 있다.

 

갤럽조사에서 어떻게 일주일 만에 이런 극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까. 갤럽은 이에 대해 “현직 대통령이 파면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서는 막바지 변동성이 클 수 있다”며 이같은 변화가 어쩌면 당연한 듯이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후보 선출이 늦은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과 TV 토론을 분기점으로 상승세를 탔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갤럽조사의 상세 내용을 살펴보면 이러한 지지율 변동의 큰 가장 중요한 원인은 보수성향 표본이 과대 표집돼 조사 결과가 크게 왜곡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갤럽 5월 4주차 여론조사 표본의 이념성향을 보면 보수성향 349명(가중치 적용 350명), 중도성향 327명(가중치 적용 327명), 진보성향 234명(가중치 적용 232명)으로 가중치를 적용한 표본수를 기준으로 보수성향 표본이 진보성향 표본보다 무려 118명이 더 많다. 5월 3주차 조사에서 보수와 진보성향 표본의 차이가 1명이었던 데 비해 엄청난 과표집이 이뤄진 것을 알 수 있다. 역대 갤럽 조사에서 이처럼 보수성향 표본이 많이 유입된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 증가한 보수성향 표본 118명은 보수 후보에게 7.8%포인트 지지율 상승을 가져온다. 보수 후보인 김문수 후보에게 7%포인트가 옮겨가고, 나머지는 이준석 후보에게 옮겨간 것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수치는 보수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66%가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어렵지 않게 추산할 수 있다. 지난 조사에서 보수 후보 가운데 22%의 지지를 받던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18%로 4%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들어 보수성향 표본의 과표집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 지난 2, 3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보수세력이 대대적으로 여론조사에 유입돼 여론을 왜곡시켰다. 이번 갤럽 조사는 그 정도가 더 심각하다. 갤럽 2월 2주차 여론조사에서는 보수성향 표본이 340명(가중치 적용 339개), 중도성향 300명(가중치 적용 303개), 진보성향 261명(가중치 적용 260명)으로 보수성향이 79명 더 유입됐다. 또 3월 첫 주 갤럽 조사에서는 보수성향 334명, 중도성향 329명, 진보성향 231명으로 보수성향 표본이 103개나 많았다. 이 조사에서 정권교체에 대한 응답률은 48%에 불과하고 정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40%를 기록하는 등 여론이 크게 왜곡됐었다.

 

여론조사 분석 기사를 쓰면서 과거에도 언급했지만 갤럽 조사에서 왜곡된 조사결과가 나올 때는 반드시 보수표본이 중도표본보다 더 많았다. 특정 목적을 가진 그룹이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해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하는 경우다. 이번 5월 4주차 조사도 마찬가지이며 보수성향 표본이 진보성향 표본보다 무려 118개가 많은 것은 갤럽 조사에서는 처음이 아닌가 싶다.

 

이는 갤럽과 같은 기간에, 같은 방식으로 조사해 공표한 여론조사꽃(이하 여꽃) 5월 4주차 결과와 비교하면 그 차이를 확연하게 알 수 있다.

 

여론조사꽃 조사 5월 4주차 후보지지율.

 

여꽃 후보 지지율 조사(21일~22일 조사, 표본 수 2005개, 표본오차 ±2.2)에서는 이재명 후보 49.6%, 김문수 후보 30.6%, 이준석 후보 9.2%, 무응답(의견 유보) 9.6%였다. 19~20일 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 51.5%, 김문수 후보 29.9%, 이준석 후보 9%, 무응답(의견 유보) 8.8%였다. 여꽃은 이 두 조사의 평균값으로 이재명 후보 지지율을 50.6%, 김문수 후보 지지율을 30.3%, 이준석 후보 지지율을 9.1%라고 집계했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20.3%포인트다. 갤럽과 지지율 차이가 오차범위를 벗어나 무려 10.3%포인트나 된다.

 

갤럽과 여꽃 조사를 비교해보면 같은 방식의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오차범위를 벗어난 결과가 나오는 등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갤럽과 여꽃이 이날 발표한 대선 후보별 후보별 지지율로 보면 갤럽과 여꽃의 후보간 지지율은 오차범위(갤럽 표본오차 ±3.1%, 여꽃 표본오차 ±2.2) 밖에 있다. 갤럽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45%는 여론조사에서 평균값이다. 통계학적으로는 41.9%~48.1%에 있을 확률이 95%라는 의미다. 이런 방식으로 김문수 후보 지지율은 32.9%~39.1% 구간이다.

또한 여꽃(표본오차 ±2.2%)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48,4%~52.7%에 있을 확률이 95%라는 의미다. 역시 김문수 후보지지율은 28.1%에서 32.5% 사이에 놓이게 된다.

 

갤럽은 이재명 후보지지율이 45.9~48.1% 구간이고 여꽃은 48.4~52.7% 사이다. 문제는 두 조사기관의 조사결과가 겹치는 구간이 없다는 점이다. 0.3%포인트의 작지만 빈 공간이 있다. 갤럽은 소수점 한자리에서 반올림을 하고 여꽃은 소수점 두 자리부터 반올림을 하는 것을 고려해도 두 여론조사는 겹치는 부분이 없다. 김문수 후보 지지율은 갤럽의 경우 32.9%~39.1%, 여꽃 지지율로는 28.1~32.5%로 두 조사 역시 교집합이 없다. 이 역시 오차범위를 벗어나 있다.

 

같은 방식의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를 벗어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면 이를 과학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과학은 검증 가능해야 한다. 검증이 안 되는 여론조사는 과학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두 여론 조사 중 하나가 틀렸거나 모두 틀린 경우다. 그런데 누가 봐도 보수성향 표본이 엄청나게 많은 한국갤럽 여론조사가 틀렸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백번 양보해 여꽃 조사 중 가장 최근인 수요일과 목요일 실시한 여론조사만으로 비교해도 두 여론조사는 오차범위를 벗어난다. 이 조사와 갤럽 조사를 비교하면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47.4%~51.8%, 갤럽조사 41.9%~48.1%와 겹치는 구간이 존재한다. 그러나 김문수 후보의 경우 28.6~32.5% 사이인데 갤럽조사로는 41.9%~48.1%여서 겹치는 구간이 없다. 이 역시 여론조사에 문제가 있음을 말해준다.

 

갤럽이 평상시 같았다면 보수성향 표본이 지나치게 여론조사에 유입돼 여론조사 변동 폭이 컸으나 시간이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주석을 남겼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갤럽 보고서에서는 이같은 내용은 찾지 못했다. 대신 대통령 파면으로 진행되는 대선에서는 선거 후반 변동성이 크고, TV토론과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이 분기점이 됐다는 간단한 설명을 달았다. 5월 4주차 갤럽 여론조사는 보수표본이 과유입돼 조사 결과가 크게 왜곡됐다고 할 수 있다.

 

갤럽의 경우 이번 조사에서 무응답층이 3주차 조사에서 12%였던 것이 8% 줄어들어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 증가에 3~4%포인트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하락과 김문수 후보 추가 상승분 3~4%에 영향을 미친 것은 극단적인 보수성향 과표집이라고 보는 게 타당한 해석이다. 정상적인 조사였다면 이재명 후보의 경우 수요일과 목요일 이틀간 진행된 꽃 조사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을 것으로 보인다.  < 민들레 강동형 기자 >

(이 글에서 인용한 여론조사의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한굮갤럽 홈페이지, 여론조사꽃 여론조사를 참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