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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엔 십알단 유전자, 전직 국정원 결합”…‘리박스쿨 공작 의혹’
시사한매니져
2025. 6. 2. 02:32
민주, 극우역사단체 ‘리박스쿨’ 의혹…민주당 “사이버 내란” 총공세

극우 역사교육 단체 ‘리박스쿨’의 ‘댓글 여론 조작’ 의혹이 21대 대통령 선거의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댓글 내란 사건’으로 규정하고, 리박스쿨과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국민의힘의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1일 오마이티브이(TV)와 한 인터뷰에서 “(리박스쿨 의혹은) 민주주의 질서에 대한 도전이자 내란”이라며 “(국민의힘이 연루된 부분이) 확고하게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의 전신)이 관리한 댓글팀 ‘십알단’(십자군 알바단)을 언급한 뒤 “(국민의힘에) 소위 ‘십알단 디엔에이(DNA)라는 게 있지 않으냐. 이번에도 댓글 조작을 안 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란잔당 선거공작 저지단’은 국가정보원 출신 인사들의 연루설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 출신 이아무개·최아무개씨가 리박스쿨 강사로 활동하며 이재명 후보를 공격해왔고,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와 강사 이씨는 일본에서 국정원 공작원으로 활동했던 홍아무개씨와 친일 행보를 계속해왔다”며 “(댓글 공작은) 친일 매국 세력과 국정원 출신 간부들의 정치 개입이 결합한 ‘사이버 내란’”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연루된 증거라며 리박스쿨이 2020년 총선에 김문수 등 당시 기독자유통일당 후보 4명을 배출한 것을 주요 성과로 내세우는 영상도 공개했다. 당시 김 후보와 함께 출마한 기독자유통일당 후보 2명은 리박스쿨 연구원이었다고 한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경기도 의정부시 유세를 마친 뒤 리박스쿨 의혹과 관련한 기자들 물음에 “전혀 모르는 일이다. 근거 없이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리박스쿨 건은) 이재명 후보 아들 이슈나 유시민 작가 이슈를 덮기 위한 민주당의 네거티브 공세”라고 했다.
앞서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는 6·3 대선을 앞두고 2012년 대선 당시 ‘십알단’을 연상시키는 극우 진영의 댓글조작팀이 운영되고 있고, 국민의힘과도 유착한 의혹도 있다고 지난 30일 보도했다. < 김채운 김해정 기자 >
리박스쿨 ‘자손군’, 최소 2022년부터 운영했다

21대 대선 댓글 조작 의혹을 받는 리박스쿨이 2022년부터 ‘자손군’(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을 운영하며 조직적인 댓글 달기 교육 활동을 이어 온 정황이 나왔다.
한겨레가 1일 확보한 리박스쿨 사무실 사진을 보면, 단체 사무실 앞에는 ‘댓글이 여론이다’라는 설명과 함께 ‘댓글 봉사 ‘자손군’을 모집한다’는 내용의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해당 사진의 사진 정보를 보면 이 사진은 2022년 11월5일 찍혔다. 최소 2년6개월여 전부터 리박스쿨이 ‘자손군’이라는 이름으로 조직적인 댓글 관련 활동을 해왔던 셈이다.
앞서 탐사전문 매체 ‘뉴스타파’는 리박스쿨이라는 단체가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이준석 후보 등을 공격하고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는 댓글을 올리는 ‘자손군'이라는 조직을 운영하고, 댓글을 올린 이들에게 늘봄학교 교사 자격증을 줬다는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민주당은 리박스쿨 홍보영상에 김 후보가 등장하는 등 이 단체와 김 후보의 과거 활동 접점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김 후보와 단체의 연관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날 한겨레가 입수한 또다른 영상에서는 지난 5월1일에도 리박스쿨 강연장에서 온라인 댓글을 설명하는 음성이 담겼다. 해당 영상에서 강사는 “우리나라는 네이버에서 워낙 뉴스를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잘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네이버 뉴스를 보시면 된다. 여기 검색 및 뉴스서비스에…”라며 네이버를 중심으로 댓글 작업을 해야함을 강조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간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날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 등을 고발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는 등 리박스쿨 댓글 조작 논란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전날 대선을 앞두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 조직적으로 유리한 댓글을 달도록 한 의혹을 받는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를 공직선거법상 부정선거운동·매수·이해유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댓글 조작 활동에 가담한 성명 불상자들도 고발 대상에 포함됐다. < 박찬희 김가윤 기자 >
‘댓글공작’ 리박스쿨 대표는 교육부 자문위원, 초등 늘봄학교에 프로그램 공급도

6·3 대선을 앞두고 댓글 조작팀을 운영한 극우 성향 단체 ‘리박스쿨’이 초등학교에 ‘늘봄학교’ 프로그램과 강사를 공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윤석열 정부의 주요 정책인 늘봄학교를 이용해 학교에 극우 역사관을 교육하려 한 것은 물론 수익사업을 펼쳤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교육부는 부랴부랴 점검에 나섰지만, 검증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일 교육부에 따르면,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는 한국늘봄교육연합회 명의로 협력을 제안해 지난 2월 서울교대와 업무협약을 맺고 서울 지역 10개 학교에 해당 프로그램을 공급했다. 프로그램은 ‘두근두근 신나는 실험과학’(창의과학), ‘오감으로 느끼는 그림책’(문화예술) 등 2개다. 서울교대는 리박스쿨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협약을 취소하고 관련 늘봄 프로그램 운영을 중단했다.
리박스쿨은 늘봄학교를 이용해 수익사업을 펼친 정황도 있다. 리박스쿨 누리집을 보면, 지난해 1∼2월 늘봄학교 돌봄지도사 양성 교육과정을 69살 이하 시민을 상대로 5주간 운영했다. 회비는 15만원이었다. 강사에는 김은총 한국늘봄교육연합회 대표 등 극우 성향 인사도 포함됐다.
아울러 돌봄학교 강사 선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창의체험활동지도사’ 자격증을 미끼로 댓글 조작팀을 모집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리박스쿨의 늘봄학교 강사 과정을 이수하면 받을 수 있는 한국교육컨설팅연구원(연구원)의 자격증을, 댓글 조작을 함께 하면 강좌 이수 없이 무료로 준 것이다. 연구원은 2021년 교육부에 창의체험활동지도사 자격증을 발급할 수 있는 기관으로 등록돼, 개인이 운영하고 있다. 늘봄학교는 윤석열 정부가 방과후 학교와 돌봄교실을 통합한 정책으로, 지난해 초등 1학년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초등학교 전 학년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앞서 탐사전문 매체 뉴스타파는 지난 30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역사교육단체인 리박스쿨이 댓글 조작팀을 꾸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등 댓글 작업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또 손 대표가 극우교육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늘봄학교 강사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증을 무료로 발급해주겠다며 댓글 조작팀원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교육부는 의혹이 제기되자 늘봄학교 프로그램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모든 기관을 점검하겠다고 나섰다. 리박스쿨과 한국교육컨설팅연구원의 돌봄학교 프로그램 관련성도 전수 점검해 문제 확인 시 즉각 조처할 계획이다. 이에 교육단체들은 늘봄학교 관리 부실을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교육부의 대책 없는 늘봄학교 정책 강행으로 민간 위탁기관은 검증되지 않은 강사를 양산해 학교에 배치했다”며 “학교는 교육에 집중하고 지자체는 돌봄을 책임지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손 대표는 지난해 6월부터 교육부 교육정책자문위원(1년 임기)으로 활동 중이다. 자문위원은 교육 기본 정책 등을 조언하는 역할을 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정책자문관인 이아무개 교수가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자문위원은 124명”이라며 “손 대표의 임기는 오는 12일 끝난다. 워크숍에 한차례 참여했을 뿐 별다른 활동은 없었다”고 했다. 우정직 공무원 출신인 손 대표가 자문위원이 된 경위에 대해서는 “교육 제반의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교육과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이들도 위촉돼 있다”고 했다. < 이우연 기자 >
리박스쿨-김문수의 ‘연결고리’…민주당이 제기한 두가지 근거

더불어민주당이 ‘댓글 공작’ 의혹을 받는 ‘리박스쿨’과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연루설을 제기하는 근거는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김 후보가 2020년 총선 당시 기독자유통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리박스쿨 연구원들과 함께 총선에 출마한 점, 다른 하나는 김 후보가 리박스쿨 대표인 손효숙 대표 주관 행사에 여러차례 참석한 사실이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신속대응단이 1일 공개한 유튜브 영상을 보면, 리박스쿨은 2020년 활동을 보고하면서 21대 총선에 출마한 4명의 국회의원 후보를 소개한다. 후보에는 김문수 당시 선대위원장을 비롯해 기독자유통일당 소속으로 종로에 출마한 양아무개씨, 안양에 출마한 이아무개씨가 등장한다. 민주당 신속대응단은 “리박스쿨 연구원인 양씨와 이씨가 김 후보와 전광훈 목사가 만든 정당의 총선 후보로 출마했고, 김 후보 옆에서 사퇴 기자회견까지 했다”며 김 후보와 리박스쿨의 밀접한 관계가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박스쿨과 김문수 후보가 기독자유통일당을 고리로 연결돼 있었다는 뜻이다.
실제 당시 언론 보도를 보면 김 후보는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보수 우파의 승리를 위해 지역구 후보 3인이 사퇴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그 기자회견에 양씨와 이씨가 김 후보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기사의 사진에 담겨 있다.
김 후보와 리박스쿨의 관련성을 보여준다며 민주당이 제시한 근거는 더 있다. 2017년 손 대표가 세운 프리덤칼리지장학회는 1년 뒤 ‘2020 총선 필승! 선거입문 정치교실 1기 수강생 모집’ 공고를 냈는데, 강사 명단에 김 후보의 이름이 있다. 2020년 리박스쿨 등 극우단체들이 주관한 ‘자유필승선거학교 교육생 모집’ 공고문에는 김 후보가 운영하는 김문수티브이가 협력사로 등장한다.
리박스쿨과 국민의힘의 연루설은 손 대표가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과 공동기획한 행사에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참석한 사실에서 비롯됐다. 이 의혹을 처음 다룬 뉴스타파의 지난 30일 보도를 보면 5월27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 권 원내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은 교사의 정치 활동을 보장하겠다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공약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는데, 이 자리엔 리박스쿨 ‘자손군’(댓글로 나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 소속 댓글팀원 5명도 참석해 권 원내대표 등과 사진을 찍었다.
리박스쿨은 지난해 1월 청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견학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당시 방문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도 신청 절차를 공개하지 않아 폐쇄적이란 비판을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리박스쿨 프로그램 참여자에게 견학이 허용된 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연루설을 부인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조 의원이나 권 원내대표는 행사에 참여한 단체가 어떤 일을 하는지조차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참여했던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관련 의혹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만 했다.
‘댓글 공작’ 의혹이 제기된 뒤 리박스쿨 유튜브 채널에 올라왔던 영상들은 모두 내려간 상태다. 리박스쿨이 모집한 댓글팀이 김 후보를 지지하고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 작업을 했다는 의혹이 뉴스타파 보도와 민주당 기자회견 이후 확산되자 영상들을 삭제 또는 비공개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 류석우 김가윤 심우삼 기자 >
리박스쿨 역사교육 수강생 “학교 역사 수업은 진실 아니야”

21대 대선 댓글 조작 의혹을 받는 ‘리박스쿨’이 청소년 대상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왜곡된 역사관을 주입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 내용 중에는 차별금지법과 임신중지 반대 주장도 포함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에서 1일 확인된 2021년 리박스쿨의 ‘주니어역사영어교실’ 수업 동영상을 보면,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자유를 지키고 싶다면, 이승만과 박정희를 배우라는 슬로건으로 근현대사를 배우는 곳이다. 최근엔 주니어역사교실이 있어서 전국 각지에서 청소년들이 공부하러 온다”고 말했다. 이 수업에 참여했던 한 중학생은 “리박스쿨의 좋은 점 첫째로는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가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이승만과 박정희 대통령을 배운다는 것”이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수업의 강사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며느리인 양아무개씨였다.
수업에서는 차별금지법과 임신중지를 반대하는 주장도 ‘교육’됐고 학생들은 이런 내용으로 편지를 쓰기도 했다. 학생들은 마스크에 ‘차별금지법 반대’ 등의 문구를 적었고 미혼모들을 향한 편지에 “낙태를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잘했다”고 썼다. 강사로 참여했던 양씨는 수업을 마친 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꿈을 통해 어떻게 낙태와 동성애 등 아파가는 세상을 회복할 수 있는지 나눴다”고 말했다.

서울 대치동의 유명 입시컨설팅 회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을 통해 리박스쿨의 ‘초중고 출강 역사강사 양성과정’을 홍보하기도 했다. 실제 학교로 강의를 나가는 상황을 설정한 듯 ‘수업계획안 만들기’ 등이 강의 주제였고, 교재로는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대통령 이야기’가 추천됐다. 이 입시컨설팅 업체는 늘봄 프로그램 강사 자격증과 실습 과정을 운영하기도 했는데, 리박스쿨 사무실에서 수업이 진행됐다. 이 업체는 또 리박스쿨이 가족 단위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초등학교) 5학년부터 시작되는 왜곡된 사회 교과서, 국사교육 민주시민 교육에 잘 대비해야 한다”며 수강을 권장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서울 인사동에 있는 리박스쿨 사무실에 학부모와 아이들이 자주 드나들었다고 한다. 리박스쿨 사무실 건물에 함께 입주해 있는 한 시민은 “어린아이들이 최근 왔다 갔다 했다. 그래서 왜 요즘 노인들이 안 오고 젊은 애들만 오는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애들을 데리고 오는 엄마들이 많아서 의아했다”고 전했다. < 한겨레 김가윤 박찬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