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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트럼프 첫 통화 "서로의 리더십 높이 평가"

시사한매니져 2025. 6. 7. 13:02

백악관의 '수상한 축하 메시지' 뒤 정상 간 첫 소통

워싱턴 정상회담, 관세협의 상생 결과 독려 등 약속

"중국 간섭 반대" 통화 전 메시지선 '뼈' 있는 한마디
이제 시작된 트럼프와의 게임…시험대 오른 협상력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의를 표하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두 대통령은 서로의 리더십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앞으로 한미동맹의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6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미-한 동맹은 철통같다.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진행했지만, 미국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며 반대한다." (한국시각 4일, 백악관 PG)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있다. 2025.6.6. 연합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간 첫 통화가 6일 밤 이뤄졌다. 취임 이틀 만이다. 일부 보수언론이 생뚱맞게 확대경을 들이댔던 통화 지연 문제가 일단락된 것. 트럼프는 20분 간의 통화에서 "우리 두 사람의 대선 승리를 같이 축하하자"면서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공식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당일(5.10.) 전화를 걸어 선거 승리를 축하했다. 당시에도 대통령 탄핵 뒤 대선이었기에 결과가 나온 날 취임했다. 트럼프는 한미동맹 강화와 북핵 대응을 다짐했다.

 

이번 통화 지연을 한미 관계의 이상신호인 양 해석한 일각의 접근은 문제가 있다. 하루, 이틀 상관으로 호들갑을 떤 꼴이 됐기 때문이다. 2017년 트럼프 스스로 거듭 밝힌 가장 긴박한 현안이 북핵 위협 대응이었다면 지금은 중국의 위협이 최대 현안이다. 8년 전과 국제정세가 다르고 미국의 우선순위가 다르며 트럼프도 다소 달라졌다. 일론 머스크와의 원색적인 메시지 싸움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노력에 코가 빠져 있었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14일 일론 머스크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 두 사람은 그러나 5일 서로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으며 결별했다. 이날 하루 미국 언론을 달군 최대 이슈였다. 2025.6.5. AFP 연합
 

다만 통화 전, 트럼프 행정부의 축하(?) 메시지에 담긴 의미는 톺아볼 필요가 있다. 이 대통령 취임 당일 건넨 축사에는 '뼈'가 있었다. 새 정부가 친중 성향이라고 의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단순히 한미 무역 및 안보 협상을 앞두고 압력을 넣은 것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철통같은 한미동맹'을 앞에 배치했지만, 미·중 전략적 갈등 관점에서 한국을 바라보고 있음을 노출했다. 미국은 3일(현지시각)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성명과 백악관 당국자 명의의 언론발표(PG)를 내보냈다.

 

루비오 장관은 성명에서 축하 인사와 함께 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한 한미동맹의 공약과 가치, 깊은 경제적 유대를 짚었다. 이어 "우리는 미일한(미한일이 아니다) 삼각 협력을 강화해 지역 안보를 강화하고, 경제적 회복력을 높이며, 공동의 민주주의 원칙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새 정부 출범 전부터 한미일 협력관계의 지속에 비상한 관심을 표명해 왔다. 루비오 성명과 백악관 PG에는 한미동맹과 함께 '민주주의'가 담겼다.

 

루비오는 '공동의 민주주의 원칙'을 함께 수호해야 할 가치로 강조했고, PG는 '세계 민주주의'에 대한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행사를 경계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이 한국 민주주의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민주주의를 거론하면서도 정작 12.3 내란에 마침표를 찍은 선거였음을 간과한 것. "한국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렀다"는 백악관 평가 역시 문제가 있다.

 

2019년 6월 9일 당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왼쪽)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의 틈틈이 회동하는 동안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과 만나고 있는 모습. 2019.6.29. AP 연합
 

대한민국은 백악관에 선거 평가를 요청한 적이 없거니와 백악관이 국제사회를 대표해 평가할 권위가 있는 것도 아니다. 2021년 1.6 연방의사당 폭동과 작년 대선 국면에 발생한 잇단 후보 살해 기도로 미국 민주주의의 현주소가 만천하에 공개된 바 있다. 그럼에도 덜렁 심판석에 앉았다. 한국을 바라보는 '창'이 맑지 않다는 방증이다.

 

트럼프와 가까운 극우 활동가 로라 루머는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X 계정에 '근조(RIP) 한국'이라는 글을 올려 "공산주의자들이 한국을 장악하고 오늘 대선에서 승리했다. 정말 끔찍한 일"이라고 적었다. 루머는 트럼프에 건의해 최근 마이클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알렉스 윙 부보좌관을 해임하게 한 장본인. 트럼프 행정부의 '차이나 콤플렉스'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잠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플린도 내보였다. 지난주 X 계정에 "한국 대선에서 부정 신호가 드러나고 있다. 이는 중국 공산당만 유리하게 할 것"이라고 썼다.

 

일부 트럼프 지지 군중 사이에 '부정선거' 프레임이 퍼진 것은 내란 수괴 지지자들의 'Stop the Steal(선거를 그만 훔쳐라)' 영어 푯말과 혐중 억지주장이 외신을 타고 전달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국내 일부 정치인과 연계한 미국 우파 민중주의 정치인들의 부화뇌동도 확인됐다. 밑도 끝도 없는 증오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이들은 우리 안에도 있다. 우리 밖의 증오까지 감당할 방도는 적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로 일단 인식하고 장기적인 과제로 둘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할 수 있는, 또 해야 할 일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주로 새 정부 외교안보 참모들이 맡을 일이다.

 

일본 해상자위대 헬리콥터 모함 JS 이즈모(전경)를 중심으로 한 전함들이 2022년 11월 6일 도쿄 남부 사가미만에서 국제 함대 검토에 참여하고 있다. 2022.11.6. AP 교도 연합
 

한미일 협력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 4일 취임사에서도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겠다"고 다짐했다. 대선 전 조셉 윤 주한 미 대사대리와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를 만난 자리에서도 전한 입장이다. 한일 간 같음을 좇되 다름이 엄존함을 설득할 필요는 있다. 역사 문제는 대표적으로 다름의 영역.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한 한미일 연합훈련을 하더라도 독도 주변 연합해상훈련과 한반도-동중국해-남중국해 전구(戰區) 통합 시도(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에는 단호히 선을 그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차이나 콤플렉스는 우리가 개입할 영역이 아니다.

 

새 정부는 한중 관계에 대한 의혹의 시선을 교정하면서 한중 관계 개선의 공간을 열어야 한다. 녹록지 않은 과제이지만 그걸 하라고 '외교'라는 직업이 있다. 주변국과의 '실용적 관계' 구현을 위해선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 대미 대민외교(public diplomacy) 업무도 중요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새 정부 첫 인사 발표를 하고 있다.왼쪽부터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이 대통령,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황인권 대통령경호처장. 2025.6.4. 연합
 

한껏 '충격과 공포'를 일으킨 뒤 슬그머니 빨대를 꽂는 트럼프식 거래방식을 보면, 자칫 중국과의 연루 의혹을 빌미로 무역 및 안보협상에서 최대한 이익을 챙기려 들 가능성이 있다. 통화에서 한 덕담과 백악관 PG의 속내를 통으로 읽어야 하는 이유다. 협상 전문가를 자처해 온 이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지점이다.

 

두 정상은 6일 첫 통화에서 "한미 관세 협의와 관련, 양국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합의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이를 위해 실무협상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오도록 독려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비로소 트럼프와의 게임이 시작됐다.   < 김진호 기자 >

 

골프 라운딩 약속한 이 대통령-트럼프…피습 경험담에 ‘공감대’

6일 밤 첫 정상 통화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저녁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려고 수화기를 들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6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 통화는 ‘동맹을 위한 골프 라운딩’을 약속하는 등 “친근하고 격의없는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는 게 대통령실의 평가다.

 

이 대통령은 취임 사흘째인 이날 밤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20분 동안 통화하면서, 관세 협의 등 양국 간 현안 말고도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대통령실은 “두 대통령은 각자의 골프 실력을 소개하고, 가능한 시간에 동맹을 위한 라운딩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와 경험도 이야기했다. “특히 서로가 겪은 암살 위험과 정치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며, 어려움을 이겨내며 강력한 리더십이 나온다는 데 공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트럼프 모자’를 선물받은 일화도 소개했다고 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관심을 표하면서 “높은 명성을 가진 이 대통령을 곧 뵙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통화에서 “두 대통령은 서로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며 “(이날 통화는) 당면 현안 논의는 물론, 정상 차원의 신뢰와 우의를 쌓은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 한겨레 신형철 기자 >

 

이 대통령 “자주 만나길”-트럼프 “방미 초청”…첫 정상 통화

양국 정상, 조속한 관세 합의 노력키로
15일 G7 정상회의서 첫 만남 가능성
트럼프 “높은 명성 이 대통령 곧 뵙길”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저녁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기 위해 수화기를 들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취임 뒤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 통화를 하고, 양국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관세 합의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방미를 초청하는 등, 두 대통령은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만나기로 했다.

 

이날 밤 10시부터 20분 동안 진행된 한미 정상 통화에서 먼저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축하했고, 이 대통령은 사의를 표하며 대한민국 외교의 근간인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언급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면서, 앞으로 한미동맹의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특히 두 대통령은 양국 간 최대 현안인 관세 협의에 있어 두 나라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합의가 조속히 이러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이를 위해 실무협상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오도록 독려해나가기로 했다.

 

이날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 초청을 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가 특별한 동맹으로서 자주 만나 협의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와 함께 두 대통령은 한미동맹 발전을 위한 보다 심도 있는 협의를 위해, 다자회의 또는 양자방문 계기 등 가급적 이른 시일 내 만나기로 했다. 오는 15~17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나, 이달 말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두 대통령의 첫 대면이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미 정상회담도 조만간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두 사람은 각자의 골프 실력을 소개하고, 가능한 시간에 동맹을 위한 라운딩도 하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통화에서 두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겪은 다양한 경험을 나눴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서로가 겪은 암살 위험과 정치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며, 어려움을 이겨내며 강력한 리더십이 나온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또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트럼프 모자’를 선물받은 일을 소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관심을 표하면서 “높은 명성을 가진 이 대통령을 곧 뵙게되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날 통화는 “친근하고 격의없는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 당면 현안 논의는 물론, 정상 차원의 신뢰와 우의를 쌓은 계기가 됐다”는 게 대통령실의 평가다. 

 

두 사람의 통화는 이 대통령이 취임 사흘째에 이뤄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석열 전 대통령은 취임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튿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한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늦은 편이다.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한미 정상 간 접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양국 간 현안이 누적된 상태에서 통화를 준비하는 데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외교가에서는 즉흥적인 성격의 트럼프 대통령과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접촉하는 것 자체가 ‘도박’인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가진 뒤 통화를 한 것은 문제될 게 없다고 분석한다. 한 전직 외교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일반적인 외교 관례와 달리 예측 불가능한 안건을 던지는 성향인 만큼 충분한 준비 없이 마주하는 것은 위험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를 무사히 마치면서 이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다른 주변국 정상과의 통화도 가질 전망이다.  < 신형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