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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관저 개 수영장 의혹…“온수 시설 설치” “불법 가능성”
시사한매니져
2025. 6. 8. 13:08
“개털은 여과기 돌려도 감당 어려울 수 있어
물 자주 교체했을 가능성”…2023년 8월부터 사용량 급증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입주한 뒤 개 수영장으로 보이는 시설을 설치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관저 이전 공사 예산이 부족해 행정안전부 예비비까지 끌어다 쓰더니, 관저 예산 감시가 사실상 불가능한 입주 이후에 대통령 부부의 사적 용도 시설을 추가 설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윤석열·김건희 부부는 나랏돈으로 수백만원짜리 캣타워(고양이 놀이시설)를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 횡령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두 사람은 개 6마리, 고양이 5마리를 키운다.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저녁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1·2기 당 지도부 인사들을 대통령 관저로 불러 만찬을 했다. 1기 원내대표였던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만찬이 끝난 뒤 페이스북에 관저 야외에서 이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여럿 올렸다.
이 가운데 풀밭 사이에 설치된 수영장으로 보이는 사진도 있었다. 파란색 타일로 마감된 직사각형 시설물은 단차를 두어 점차 깊어지는 구조로 물이 채워져 있었다. 가장 깊은 곳은 성인 무릎 높이 정도였다. 수조 주변은 대리석 재질로 마감됐다.
2022년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에 참여했던 업체 관계자는 8일 한겨레에 “관저 공사 때는 없던 시설물”이라고 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는 관저 공사가 끝나고 두 달 뒤인 2022년 11월 입주했다.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뒤 관저에서 퇴거하지 않던 기간 수돗물 사용량이 터무니없이 많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윤건영 민주당 의원실은 “관저에 작은 수영장이 하나 있다“는 제보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실은 “관저를 방문하는 외빈을 위해 조경용으로 꾸민 작은 수영장이다. 깊이가 성인 무릎 정도로 얕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후 한겨레 취재로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관저에 입주하고 8개월 뒤인 2023년 6월부터 물 사용량이 급증한 사실이 확인됐다.
윤건영 의원실은 이날 한겨레에 “제보자 말에 따르면 관저를 이전하면서 내부에 수영장을 새로 설치했는데, 대통령 부부가 그 수영장을 사용한 것은 아니고 관상용이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관저 공사에 참여했던 업체와 친분이 있는 한 인사는 한겨레에 “관저 입주 이후에 온수가 가능한 수영장 시설을 설치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람이 사용하려면 불편할 것 같았는데 ‘개가 쓸 것이라 괜찮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개 수영장 설치 경험이 있는 업체 관계자는 “깊이가 10㎝면 유아풀, 90㎝ 이상이면 성인풀이다. 대통령실 설명처럼 조경용이라면 보통 ‘조경용 연못’이라고 하지 ‘조경용 수영장’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단차가 낮은 곳 아래에는 보통 여과 펌프, 온수·급수·배수 시설 등 기계실을 둔다. 만약 저 정도 물 높이에 온수 시설까지 설치됐다면 개 수영장으로 봐야 한다. 개털은 여과기로 돌려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물을 자주 교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해당 시설물이 건축 관련 법령을 어겼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50㎝ 이상 땅을 깎고(절토) 높이거나(성토), 콘크리트 등으로 마감하는 개발 행위는 토지형질변경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관저 이전 공사 당시 준공검사 등을 조작했던 대통령실이, 이후 추가로 설치한 개 수영장 의혹이 제기된 시설물 신고를 관할 구청에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골프 시설로 검토했다는 70㎡ 크기 ‘유령 건물’을 2년 넘게 미등기 상태로 숨겨놓은 사실이 한겨레 취재로 드러난 바 있다. < 김남일 기자 >
윤석열·김건희, 관저 물 2년 전부터 ‘월 800t’ 썼다
고지서 입수…입주 6개월 뒤부터 비정상 증가
전문가 “물 대량 사용하는 특정 시설물 의심”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의 수도 사용량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관저 입주 후 약 반년이 지난 2023년 6월부터 알 수 없는 이유로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지난 4월 파면 이후 민간인 신분으로 관저에 일주일간 머무르며 228톤이 넘는 물을 사용해 논란이 일었는데, 2년 전부터 이미 통상적이지 않은 수준의 수도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겨레는 29일 서울시 상수도 지도와 서울시 ETAX(인터넷 세금납부 시스템) 등을 통해 윤 전 대통령 임기 기간 전체의 관저 상수도 요금 고지서를 입수해 사용량을 확인했다.
윤 전 대통령이 관저에 입주한 2022년 11월부터 2023년 6월7일까지의 물 사용량은 수도 검침 기준인 2개월 평균 약 908톤이었다. 1개월 기준으로 보면 평균 약 454톤의 물을 사용한 것인데, 2023년 기준 우리나라 성인 1명의 한 달 평균 물 사용량이 약 5톤(한국수자원공사 자료)이므로 약 90명분인 셈이다. 대통령실의 실제 상주 인원은 약 40명, 상시 출입 인원까지 포함하면 10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적인 수준이었던 대통령실의 수도 사용량은 2023년 6월8일부터 8월7일 두 달간 1622톤으로 급증했다. 이전 평균 사용량보다 약 700톤가량이 늘어난 것이다.
이렇게 늘어난 물 사용량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퇴거하기 직전까지 유지됐는데, 최소 사용량은 1356톤, 최대 사용량은 2051톤이었다. 지속적으로 물을 많이 사용해야만 하는 어떤 요인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김길복 한국수도경영연구소 소장은 “물을 많이 썼다는 건 반드시 이유가 있다. (이 관저 수도 사용량 증가는) 단순한 누수나 인원 증가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며 “명확한 정보가 없어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 시기에 물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새로운 시설이 생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겨레에 “관저 내에는 수돗물 관련 의혹을 제기할 만한 특별한 시설이 없으며, 감사원에서 관저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한 만큼 결과를 보면 증명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해명했다.
정진임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은 “불법 증축, 21그램의 무자격 공사, 사우나 및 스크린 골프장 등 그동안 대통령 관저를 둘러싼 여러 문제들이 지적됐지만 대통령실은 명확한 해명을 내놓은 적이 없다”며 “이번 수도 사용량 문제 역시 대통령실이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의혹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지난달 11일, 파면된 윤 전 대통령이 민간인 신분으로 관저에 머물면서 사용한 비용 일체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대통령비서실은 ‘정보 부존재’를 이유로 거부했다.
관련 기록은 오는 6월3일 대통령 선거 이후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돼 최소 15년에서 최대 30년간 봉인될 예정이다. < 위준영 조성욱 피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