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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대남 ‘소음 방송’ 멈췄다…이 대통령 확성기 중단에 호응했나
시사한매니져
2025. 6. 12. 13:59
“11일 밤부터 대남방송 안 들려”

지난 11일 오후 한국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하자, 북한이 12일 오전 대남 확성기 방송을 하지 않고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에 호응해 북한이 대남 방송을 중지한다면 ‘강 대 강’으로 대치하던 남북이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합참) 공보실장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이) 청취되고 있는 지역은 없다. 어제 야간, 밤 늦은 시간에 (대남 방송이) 정지가 됐고 오늘 새벽이나 아침에 없는 것은 확실하나, 오후에도 없을지 등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북한이 한국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소음으로 제압하는 용도로 대남 확성기 방송을 운용한 점을 감안하면, 대북 방송이 없는데 북한이 굳이 대남 방송을 지속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남 방송은 지역별로 방송 내용과 운용 시간대가 다른데, 통상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각종 소음을 내보냈다. 북한과 인접한 경기 파주 쪽에서 대남 방송이 지난 11일 밤부터 들리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이 대북 확성기 방송 내용을 뉴스, 음악 등으로 채운 것과 달리 북한 대남 방송은 각종 소음이었다. 북한은 대남 방송 목적이 대북 확성기 방송 내용의 차단이므로 특정한 내용이나 메시지 전달보다는 자체 확성기의 출력을 최대로 높여 기괴한 소음을 틀어 대북 확성기 방송을 무력화하는 맞불 개념으로 운용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과 대남 확성기 방송 소리가 중간 지역에서 뒤섞이면 대북 방송이 북쪽에서는 거의 들리지 않게 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북한은 대남 확성기 출력이 약한 한계를 극복하려고 대북 확성기 방송이 뜸한 심야와 새벽에도 방송을 자주 했다. 이 통에 접경지역 장병들과 주민들이 방음창을 설치하고 귀마개를 하고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 극심한 고통을 겪어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11일 오후 2시부로 우리 군이 전방 지역에서 진행하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하도록 지시했다”며 “북한의 소음 방송으로 오랜 시간 어려움을 겪어온 접경 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조치로 남북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다시 쌓아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 권혁철 기자 >
귀마개 쌓인 접경지, 1년 만에 “푹 잤어요”…대남방송 없는 일상에 활기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하자 북한도 멈춰
주민들 “그동안 잠 못 자 약 타먹어야 했다”
“탈북민 단체도 대북전단 살포는 자제하길”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기분 나쁜 소리가 엄청 크게 들렸는데 오늘은 안 들려서 오랜만에 잠을 푹 잤죠.”
12일 오전 10시 찾은 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마을회관은 작동을 멈춘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활기찬 분위기였다. 이곳에서 만난 유재희(80)씨는 “어제저녁 방송이 마지막이라서 그렇게 세게 틀었나”라고 웃으며 말했고, 옆에 있던 당산리 부녀회장 채강순(69)씨는 “그동안 들리던 대남방송이 안 들리니까 오히려 어색하더라”라며 호응했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밤늦은 시간에 (대남방송이)정지됐고, 오늘 새벽이나 아침에는 없는 것이 확실하다. 오후에도 없을지 등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군이 전날 오후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직후다.
주민들이 별것 아닌 것처럼 말하지만 북한의 대남방송은 당산리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북한은 지난 7월부터 약 1년 동안 대남방송을 통해 한국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응해왔다. 특정 메시지 없이 거대한 기계가 작동하는 듯한 기괴한 소음만을 유발하는 대남방송이 밤 시간대에도 이어지면서 주민들은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채씨는 “여기 주민 대부분은 그동안 대남방송으로 밤에 잠도 못 자서 수면 부족 상태였다. 약을 타 먹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고, 유씨는 “우리 아이들은 집에 오면 귀마개를 하고 생활해야 했어. 집에 귀마개가 엄청 쌓였어”라고 말하며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