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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 ‘군사 개입’ 운 뗀 트럼프…유럽 정상들 ‘동상이몽’
시사한매니져
2025. 6. 18. 08:45
프랑스 “가장 큰 실수…카오스 초래”
독일 “미국 결정 가까운 시일에”
17일(현지시각)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동 정세를 이유로 일정을 단축하고 16일 밤 조기 귀국했다. 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정세를 이유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캐나다를 급히 떠난 가운데, 이곳에 남은 유럽 정상들은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을 놓고 서로 다른 메시지를 내고 있다.
1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회담 장소인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란 정권을 폭력적인 방식으로 무너뜨리는 것에 반대하며 “가장 큰 실수는 군사적 수단을 통해 이란의 정권의 교체를 시도하는 것이다. 이는 카오스(혼란)를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어느 누구도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말할 수 없다”며 “우리는 지역을 불안정하게 하는 어떤 행동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미국이 격화하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에 참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이란은 무조건 항복해야 한다(UNCONDITIONAL SURRENDER)”며 “우리는 소위 ‘최고 지도자(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지칭)’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우리는 적어도 지금은 그를 제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이란과 외교를 재개하는 데 트럼프 대통령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란과 이스라엘을 협상 테이블로 데려올 것을 거듭 요청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스라엘을 두둔하며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캐나다에서 독일 매체들과의 인터뷰에 응한 메르츠 총리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란 정권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준비가 돼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메르츠 총리는 이란이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전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켜봐야 한다”며 “결정은 가까운 시일 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향해 시작한 공세를 두곤 “우리 모두를 위해 이스라엘이 하고 있는 더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 공영방송 아에르데(ARD)·체트데에프(ZDF) 등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과 정부가 (공습을) 실행할 결단을 내린 데 최대한의 존중을 표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공격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이란 정권의 테러를 몇 달, 몇 년 더 봐야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반면 유럽연합(EU)의 카야 칼라스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미국의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 개입을 반대했다. 이날 유럽연합 외교장관 화상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 나선 칼라스 고위대표는 “미국이 개입하면 중동 지역을 더 광범위한 분쟁에 몰아넣을 것”이라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장기적으로 해결하는 최선책은 외교적 해법이며 유럽은 필요한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리기 전, 캐나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분쟁에 개입할 것이라고 시사할 만한 발언을 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의장을 떠나기 전 저녁 만찬에서 옆 자리에 앉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을 완화시키는 데에 진지한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