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특검, 1일 현충원 참배 · 2일 임성근 소환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권도현 기자
‘내란·김건희·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 등을 수사할 3대 특별검사 수사팀이 진용을 갖추고 본격 수사에 돌입한다. 내란 특검팀은 이미 공식 수사를 시작했고, 김건희 특검팀과 채상병 특검팀은 2일 현판식을 하고 공식적인 수사에 착수한다.
김건희 특검팀은 1일 오후 임시사무실에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 빌딩에 있는 정식 사무실로 이사했다.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기자단과 만나 “이제 본격적으로 수사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다루게 되는 김 여사 관련 사건은 수사대상만 16개로, 3대 특검 중 다뤄야 할 사안이 가장 많다. 이에 4명의 특검보가 각각 2~3개씩 팀을 운영해 사건을 분담하기로 했다. 명태균 게이트, 건진법사 청탁의혹,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등 주가조작, 양평고속도로 및 관저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 일정도 조율 중이다. 김형근 특검보는 “사건이 많기 때문에 1~2개 사건에 집중해 수사한다기보다는 팀별로 균형 있게 여러 사건을 동시에 진행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연루된 주가조작 의혹 등 3대 특검 중에서도 유일하게 경제범죄를 다루는 만큼 김건희 특검팀에는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위한 전문가를 대거 투입했다. 금융감독원 3명, 국세청 1명, 한국거래소 2명, 예금보험공사 3명 등이 합류했다. 금감원 파견자 중에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조사한 인력도 포함됐다. 금융·증권범죄 수사 전문가로 알려진 윤재남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수사과장도 합류했다. 기존 검찰 내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 건진법사 사건 수사 인력들도 가세했다. 준비기간 20일을 다 채워 각 사건 내용과 법리·판례 등을 검토한 특검팀은 앞으로 최대 150일간 본수사를 진행한다.
채상병 특검팀은 본수사 개시를 하루 앞둔 1일 채 상병이 안장된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았다. 오는 2일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첫 조사를 진행한다. 채 상병 사망 당시 상황과 임 전 사단장이 당시 현장에 내린 지시 등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가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순직사건 초동조사기록을 회수해 재이첩하는 과정에서 임 전 사단장이 혐의자에서 제외된 배경과 임 전 사단장 로비 의혹 등도 함께 물을 전망이다.
특검팀은 채 상병 순직사건이 군에서 발생한 사건이고, 사건 관계인 상당수가 군 관계자라는 점을 고려해 군 수사 인력을 우선으로 팀을 꾸렸다. 군 검사·수사관 파견 인력이 20명으로 가장 비중이 크다. 경찰 15명, 검찰 12명,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6명도 파견받았다.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수사 외압 의혹으로 사건이 이어지는 만큼 다른 특검팀과는 달리 사안별로 수사팀을 나누지는 않았다고 한다. 세부적인 수사 내용은 검찰과 경찰, 공수처, 국방부 등 각급 수사팀장들이 모여 사안을 공유하는 등 유기적인 구조로 수사팀을 이끌어 갈 계획이다.
3대 특검 중에선 내란 특검팀의 수사 속도가 가장 빠르다. 조은석 특검이 임명된 지 6일만인 지난달 18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추가 기소하면서 수사를 개시했다. 지난달 28일에는 불법계엄 사태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는 5일 다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지했다.
특검팀은 그간 불법계엄 수사를 진행한 검찰·경찰·공수처 인력을 대거 끌어왔다. 김종우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를 필두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검사 전원이 참여했다. 경찰에서도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 혐의 등을 수사하던 박창환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장이, 공수처에서는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 체포 당시 직접 대면 조사에 나섰던 차정현 수사4부장검사가 합류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외환 관련 의혹,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 당시 상황,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 등 크게 세 갈래로 나눠 초기 수사를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 유선희 강연주 이창준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