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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환수 추진... "이재명 정부 공약사항 .. 미국측과 긴밀협의"
시사한매니져
2025. 7. 13. 00:00
전작권 환수가 좌편향 이슈?…노태우가 시작했다

대통령실은 11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관련 ‘프레스 가이드’(PG·보도시 활용하는 공식 입장)를 내어 “전작권 환수는 과거부터 한·미 간 계속 논의되어 온 장기적 현안으로 새로운 사안이 아니다. 또한 우리 신 정부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측은 미 측과 동 사안을 계속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조선일보가 1면 머리기사로 ‘정부, 미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협의 나섰다’고 보도한 뒤 나온 피지였다.
대통령실 피지와 조선일보 보도는 전작권을 두고 ‘환수’와 ‘전환’이라고 달리 표현했다. 환수와 전환에는 전작권에 대한 다른 생각, 감정이 깔려 있다. 대체로 더불어민주당 쪽이 집권하면 환수, 국민의힘 쪽이 집권하면 전환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노무현 정부, 문재인 정부는 환수와 전환을 모두 사용했고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전환을 사용했다.
보수 정부와 보수언론은 환수 대신 전환(transition)을 쓴다. 환수에는 마치 빼앗기거나 도난당한 것을 되찾아온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보수 쪽은 한국전쟁 기간 한국 정부가 전작권을 스스로 이양해준 것이지 도난당하거나 빼앗긴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심지어 환수를 좌파의 감정적 선동 용어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이런 태도는 사실과 맞지 않다. 환수는 그냥 ‘돌려받는다’는 뜻이다. 영어로는 ‘withdraw’다. 국민의힘 뿌리격인 김영삼 정부도 환수란 표현을 주로 사용했다. 김영삼 정부 때인 1994년 12월1일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있던 한국군의 평시 작전통제권이 한국으로 환수됐다. 1994년 한·미 장성급회의 기록에는 한국이 주어로 등장할 때 미국으로부터 작전권을 환수(withdraw)한다고 나와 있다.
보수 쪽은 전작권 환수가 미국과 거리를 두려는 진보정권이 불을 지핀 좌편향 오류라고 단정한다. 수십년째 이런 주장이 되풀이되고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5년 ‘전시작전통제권 행사를 통해 명실상부한 자주 군대로 거듭날 것’이라고 한 뒤, 전작권 전환은 진보 정권의 숙원처럼 됐다.“(조선일보 7월11일치 4면, 전작권 전환 비용 최소 21조… 군 “우리가 먼저 제안해선 안 된다”)

정작 작전통제권 문제는 보수 정부가 제기한 이슈였다. 작전통제권 환수는 1987년 직선제 대통령 선거 때 노태우 민주정의당 대통령 후보가 본격적으로 제기했다. 당시 노태우 후보는 ‘작전권 재조정’을 공약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우리가 독자적으로 지휘관을 갖지 못한 것은 주권국가로서 창피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노태우 정부는 정권 초기인 1988년부터 전시, 평시의 구분없이 작전통제권 전체를 환수하려고 했다. 북핵 문제 등이 불거지자 1992년 10월 작전통제권을 평시와 전시로 나눠 일단 평시작전통제권만 먼저 환수하고 전작권은 나중에 환수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이 합의에 따라 김영삼 정부 때인 1994년 12월 평시작전통제권이 환수됐다.
이후 30년 넘게 역대 한국 정부는 미국과 협의를 하며 전작권 환수를 추진하고 있다. 대통령실이 전작권 전환에 대해 아무 관심이 없었던 윤석열 정부 때도 합동참모본부에는 현역 장군(소장급)이 단장을 맡은 전작권전환추진단이 꾸려져 활동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