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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불안해할 텐데…" 계엄출동 반대 대대장 왕따
시사한매니져
2025. 7. 25. 23:52
12.4 계엄 당시 국회에 출동했던 수방사 후유증
군사경찰단장이 병력동원에 이견 낸 대대장 왕따
후배들이 보는 앞에서 모욕 주고 직무배제시켜
단장 '명예훼손' 고소했지만 '증거없어 무혐의' 처분
"단장이 같이 근무하는데 제대로 증언할 수 있겠나"

12·3 비상계엄이 끝난 지 벌써 7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비상계엄에 동원됐던 군부대는 아직도 '정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비상계엄 당시 윗선의 출동 명령을 충실히 따른 지휘관과 그렇지 않은 중견간부가 한 부대에서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방위사령부도 마찬가지다. "비상계엄으로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 할 것 같다"며 군사경찰단 단장의 지휘에 이견을 냈던 한 대대장은 그 말 한마디로 지금껏 지휘관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
<시민언론 민들레>가 부승찬 의원실에 요청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단 전투군사경찰대대 대대장 김대환 중령은 지난해 12월 3일(12·3 비상계엄) 밤 이후 지휘관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거부당하고 있다.
자료에 근거해 사안의 전말을 재구성해 보면, 김 중령은 12월 3일 퇴근해 영내 숙소에 머물던 중 오후 10시 33분 경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인지하고 부대로 복귀했다.
김 중령이 도착해 보니 통합지휘통제실의 지시에 따라 특수임무대대가 국회로 출동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군사경찰단 단장 김창학 대령으로부터 전투대대의 가용병력을 확인해 보고하라는 전화 지시를 받은 김 중령은 이를 보고하는 한편으로 '국회에 가면 국민들과 충돌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 10시 55분 경 김 단장의 지휘관 소집에 따라 정작과장실에 출두했다. 그곳에는 지휘관급 3명이 모여 있었다. 이 회의에서 김 중령은 김 단장에게 "비상계엄으로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그러자 김 단장은 인상을 찌푸리고 김 중령에게 손가락질하며 "야! 야! 이 ✕✕야, 네 머리로만 생각해! 아무 말 하지마!"라며 말문을 막았다. 이어 김 단장은 "나랑 단둘이 있어도 얘기하지 마, 말하지 마! 입 다물어, 알았어!"라고 반복적으로 폭언을 했다.
잠시 후 김 중령의 후배 3명이 들어왔다. 김 단장은 김 중령에게 "야, 대대장 너! 네 머릿속으로만 생각해! 입 밖으로 꺼내지 마라!"라고 또다시 소리쳤다. 이 자리에서 김 중령을 제외한 나머지 지휘관들은 총기와 탄약 휴대를 논의했고, 김 중령의 말에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비상계엄이 해제된 다음 날 새벽 국회에 출동했던 단장과 특임대대가 부대로 복귀했다. 김 단장 등 주요 지휘관들은 통합지휘통제실에 모여 병력 이상 유무를 확인했다. 김 단장은 "이 상황 관련해서 생각하고 있는 게 있을 건데 생각만 하고 (말을) 꺼내지 마라"며 "가짜뉴스도 많고, 정치적인 발언하지 말고. 단장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있는데,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했다.
김 단장은 출동장병을 격려한 다음 지휘관회의를 재소집했다. 그는 김 중령을 지목해 "전투대대장 표정이 안 좋다. 할 말 있으면 해 봐라"고 말했다. 이에 김 중령은 "혹시 여기 계신 분들이 오해할 것 같아 말씀드린다"며 "단장이 출동하기 전 '비상계엄으로 국민들이 많이 불안해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고, 이 말을 한 이유는 특임대대가 국회로 출동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시민들이 국회로 모이는 모습을 봤는데, 왜 출동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과 충돌하는 상황이 우려돼 보디캠 준비와 임무 수행 관련 교육과 주의해야 할 사항 등을 조언드리고자 말을 시작한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