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t 뉴스

한·미 ‘관세 담판’ 31일 유력…EU도 15%로 낮추면 한국 더 큰 압박

시사한매니져 2025. 7. 27. 13:58

구윤철-베선트 이번주 중후반 만날 듯
8월1일 상호관세 부과 앞 ‘운명의 5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로이터, 연합
 

다음달 1일로 예고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일이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이 유럽연합(EU), 중국 등과 잇따라 협상에 나선다. 27일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과, 28~29일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무역 협상 주요 장관들이 중국과 회담에 나서면서 한미 고위급 협상은 상호관세 발효를 목전에 둔 이번주 중후반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27일(현지시각) 스코틀랜드에서 무역 협상을 위한 회동을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 여행 일정 중 이뤄지는 이번 만남은 수개월에 걸친 셔틀 외교 끝에 이뤄지는 사실상의 최종 협상이다.

 

현재 양쪽은 합의안을 세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가 확보한 자료를 보면, 미국과 유럽연합은 자동차 포함 대부분의 교역 품목에 15%의 관세를 부과하는 데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항공기, 일부 의료기기, 복제약, 특정 주류, 미국 산업에 필수적인 일부 제조장비는 예외 품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은 별도 쿼터제를 통해 일정 물량까지는 낮은 세율이 적용되며, 이를 초과하는 수입분에는 50%의 고율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일본에 이어 유럽연합까지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는 데 성공할 경우 한국 협상팀은 더 큰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코틀랜드 남서부 해안에 있는 턴베리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고 있다. 사우스 에어셔/AFP 연합

 

유럽연합은 미국산 에너지 및 반도체 제품 구매 확대, 유럽 기업의 미국 투자 확대 등으로 미국을 설득하고 있다. 자동차 관세 인하도 카드 중 하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양보를 요구할 경우 협상이 좌초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유럽연합과 협정을 맺을 가능성은 50대 50, 어쩌면 그보다 낮을 수도 있다”며 “협정이 성사되려면 유럽이 스스로 관세를 낮추는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과도 중요한 협상을 앞두고 있다. 28~29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협상팀은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팀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만난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5월 관세 문제를 논의한 1차 무역협상에서 상호 보복성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다음달 12일 관세 유예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은 중국의 지나친 수출의존형 경제 체제 자체를 문제 삼을 예정이다. 앞서 베선트 장관은 “중국은 현재 전 세계 제조업 수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지속 불가능하며 세계 역사상 가장 불균형한 경제”라며 “소비 중심 경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며,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출국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이) 무역 합의의 윤곽을 갖췄다”고 밝힌 데 비춰보면 미·중 회담에서도 진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디시(D.C.)에서 더그 버검 미국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과 면담을 갖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상호관세 유예 마감일을 앞두고 미국 협상팀 일정이 바쁘게 돌아가면서 한국 협상팀에게 주어진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베선트 장관과 협상을 위해 이번 주 미국을 찾는다. 오는 31일 회동이 유력하다. 상호관세가 부과되는 8월 1일을 하루 앞둔 날이다.

 

현재 미국에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협상을 이끌고 있다. 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지난 24일 워싱턴디시(D.C.) 상무부 청사에서 만난 데 이어 25일 뉴욕 러트닉 장관 자택에서도 협상을 진행했다. 밤늦게까지 협상을 이어갔지만 타결 소식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

 

대통령실 “미, 조선분야 높은 관심…구윤철-베선트 내주 대면 협상”

김정관-러트닉 회담서 조선업 높은 관심 확인
조현-루비오 회동도 예정…“8월1일까지 총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더그 버검 미국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다음 주 단독으로 만나 막판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내주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과 따로 만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26일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안보실장이 오늘 오후 통상현안 긴급회의를 개최해 대미 통상협상 현황을 점검하고 대응계획을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구 부총리와 조 장관을 포함해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등이 참석했으며 대통령실의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 등 주요 참모들도 동석했다. 또 미국에 체류하며 통상협상을 진행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화상으로 참석했다.

 

대통령실은 회의 후 낸 보도자료에서 "다음 주 중 구 부총리와 조 장관이 각각 베선트 재무장관과 루비오 국무장관을 만나기로 예정된 만큼, 정부는 8월1일 전까지 미국과의 통상협상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쪽은 구 부총리와 베선트 장관 회동 날짜를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미국 현지에서 25일(현지시각) 늦은 밤 종료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의 회담 결과에 대해 보고했다.

 

대통령실은 “우리 쪽은 조선 분야에 대한 미국 쪽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며 “양국 간 조선 협력을 포함한 상호 합의 가능한 방안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김지은 기자 >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산업장관 귀국 늦추고 관세협상 계속…미 “생산적 진행 중”

8월1일 전 협상 타결될까 주목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이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디시(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1일까지 주요국과 무역 협상을 마무리할 것이라며 상대국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도 유리한 타결을 위해 막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도 한국과의 협상 상황을 “생산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히며 계속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양국이 합의점에 도달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백악관 당국자는 25일 한미 무역 협상과 관련해 “우리는 불공정한 무역 장벽을 낮추고 미국 기업의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과 지속해서 건설적인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국과 진행해 온 무역 협상을 “생산적”이라고 평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정부는 1일 이전에 협상을 타결한다는 목표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5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정부 주요 인사들과 고위급 협의를 이어 나가고 있다. 특히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는 두 차례 만나 협상을 진행했으며 두번째는 러트닉 장관의 자택에서 협상을 진행해 관심을 끌었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당초 25일 귀국 예정이었지만 추가 협상을 위해 일정을 변경했다. 전날에도 상무부 청사에서 80여분간 만나 통상 협상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합의한 나라는 영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일본 등 5개국이다. 이 외에 한국과 유럽연합, 캐나다, 인도 등 나머지 주요 무역 대상국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일 전까지 한미 무역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그가 지난 7일 정한 대로 다음 달 1일부터 한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이다.                                                                     < 신소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