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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윤석열 격노' 인정…회의 참석 7명 중 4명째 '번복'

시사한매니져 2025. 7. 31. 08:13
 

특검팀 "비화폰 통신 기록 분석하고 수사"
2년 전에는 "사건 보고 없었다"고 증언해
조태용 기자 만나 "아는 대로 진술한 것"

 

29일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7.29. 연합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2023년 7월 채상병 순직 사건 당시 윤석열이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했다는 사실을 특검에서 인정했다. 현장에 있었던 7명 중 4번째다. 순직해병 특검팀은 이들의 진술을 보강하기 위해 국방부 및 군 관계자들의 비화폰 통신기록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할 예정이다. 정민영 순직해병 특검 특별검사보는 "채상병 사건 발생 이후 수사 결과에 외압이 있었다고 의심되는 기간 동안 주요 관계자들의 비화폰 통신기록을 분석해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30일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전날 순직해병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2023년 7월 31일 윤석열이 주재한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에 국가안보실장 자격으로 참석한 상황에 대해 밝혔다.

 

당시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 비서관이 윤석열에게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로 적시한 해병대 수사단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하자 윤석열이 돌연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느냐"고 화를 냈다는 것이다. 

 

조 전 원장은 2023년 8월 30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 사건에 대해 보고했나"는 질의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당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의 통화에 대해선 "여러 안보 현안에 대해 (통화를) 했고, 이 사건에 대해서는 안 했다"라고 했다. 조 전 원장은 "언론 브리핑 자료만 입수해서 봤고, 고치거나 고치라고 지시한 적도 없다"라고도 했다. 이 입장이 2년 만에 바뀐 것이다. 

 

특검은 조 원장을 포함한 당시 회의 참가자 7명을 특정해 소환 조사를 벌여 왔다. 이 가운데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이충면 전 외교 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 등은 특검 조사에서 윤석열의 격노를 들었다고 인정했다. 조 원장이 'VIP 격노'를 인정하면서 당시 회의 참석자 7명 중 4명이 'VIP 격노'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조 전 원장은 17시간가량 특검의 조사를 마친 뒤인 이날 새벽 취재진과 만나 '윤석열 격노를 들었는지' 묻는 질문에 "제가 아는 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순직해병 특검팀은 'VIP 격노'를 진술을 통해 확인했으니 통신기록을 분석해 물증을 보강할 예정이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로비 의혹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정민영 특검보가 7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팀 브리핑룸에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7.18. 연합
 

정민영 순직해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 특별검사보는 이날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 정례브리핑을 열고 "지난주 대통령실, 국방부 및 군 관계자들의 비화폰 통신기록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통신기록을 확인하려는 대상은 윤석열과 김건희 씨, 조 전 원장, 이 전 장관, 임 전 사단장 등 총 21명이다. 정 특검보는 "주요 당사자들의 비화폰 통신기록을 국군지휘통신사령부 및 대통령실 경호처로부터 받을 예정"이라며 "비화폰 사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여러 명에 대한 통신기록 압수수색을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정 특검보는 이어 "채상병 사건 발생 이후 수사 결과에 외압이 있었다고 의심되는 기간 동안 주요 관계자들의 비화폰 통신기록을 분석해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 특검보는 '구명로비 의혹도 들여다보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 기간이 (VIP 격노와) 물려 있는 기간"이라며 "저희가 의심할 내용이 있다고 판단되면 (구명로비 의혹도) 조사하는 내용 중 하나니까 확인되면 그것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김민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