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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만에…'법원 폭동 선동' 전광훈 압수수색

시사한매니져 2025. 8. 6. 01:04
 

경찰, 뒤늦은 강제 수사…전광훈 잡을 수 있을까
국민 저항권 운운하며 폭동 선동한 발언 수두룩
특임전도사 등 징역 받았지만…증거 인멸 우려도

 

지난 6월 1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 주변에서 열린 사랑제일교회 전국주일연합예배에서 전광훈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2025.6.1. 연합
 

경찰이 지난 1월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에 연관됐다는 의혹을 받는 사랑제일교회 목사 전광훈(71) 씨 등에 대해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1과는 5일 오전부터 특수건조물침입 교사 등 혐의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전 씨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 씨는 서부지법 폭동 배후로 강하게 의심받고 있다.

 

경찰은 전 씨가 집회 참석자들을 선동해 서부지법 폭동을 유발했다는 내용의 고발 여러 건을 접수하고, 전광훈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를 벌여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월 전 씨를 내란선전 및 소요교사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전광훈이 지난해 12월 수차례에 걸쳐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헌법 위에 국민저항권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을 다시 복귀시켜서 국가 전체를 개조해야 한다' '국민저항권으로 맞장을 떠야 한다' 등 허위성 발언으로 불법 계엄을 옹호했다"고 밝혔다.

 

또 "전광훈은 '서부지방법원 폭동사건' 하루 전인 1월 18일 광화문 탄핵 반대 집회에서 '당장 서부지법으로 모여 대통령 구속영장을 저지하기 위해 국민 저항권을 발동해야 한다'라고 발언했다"며 "이는 집단적인 위력으로 법원 기능을 무력화할 것을 노골적으로 선동한 것이며 형법 제115조에 규정된 '소요교사죄'에 해당한다"고 했다.

 

실제 전 씨는 전직 대통령 윤석열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에 불응했던 지난 1월 2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전광훈TV' 라이브 방송에서 "광화문 광장에 1000만 명이 모여야 한다"면서 "헌법에 있는 국민 저항권으로 가는 길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 저항권'은 서부지법 폭도들이 서울서부지법에서 난동 부리고 방화 등을 시도하면서 외친 단어다.

 

전 씨는 해당 방송에서 "헌법재판소에서 재판하면 1년 다 간다. 대통령이 체포가 안 되더라도 (시간을 끌면 안 되고) 속전속결로 끝내기 위해 광화문 광장에 총동원 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리 논쟁은 의미 없다. 완전히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거듭 윤석열 지지자들의 폭동을 부추기듯 발언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출석한 가운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 담장을 넘으려 시도하고 있다. 2025.1.19. 연합 [공동취재]

 

전 씨는 지난 1월 19일 새벽 서부지법 폭동 직후에도 윤석열 지지자들을 부추기는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폭동이 벌어진 당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전국 주일 연합 예배'를 열고 "국민 저항권은 헌법 위에 있다"며 "국민 저항권이 시작이 됐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도 구치소에서 우리가 데리고 나올 수 도 있다"고 주장했다.

 

전 씨는 그 뒤에도 여러 차례 국민 저항권을 언급했으며, 지난 4월 4일 헌재의 윤석열 탄핵 선고 직후엔 한남동 관저 앞에서 "헌법 위에 권위가 국민 저항권"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가르쳐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광화문 광장으로 모이라"고 선동했다.

 

경찰은 그동안 전 씨의 발언과 서부지법 폭동에 가담한 특임전도사 등 관련자들을 조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로 알려진 윤영보(56) 씨와 이형석(48) 씨는 서부지법 폭동 당시 법원 내부에 침입한 혐의 등으로 최근 1심에서 각각 징역 3년 6개월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전 씨에 대한 강제 수사가 너무 뒤늦게 착수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사태가 벌어진 지 거의 7개월이 돼 가는 만큼 전 씨와 교회 쪽에서 이미 증거 인멸 등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법조계 관측이다. 종교계에서는 전 씨 쪽에서 최근 피시(PC) 등을 교체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사랑제일교회는 입장문을 내고 "사랑제일교회는 서부지법 사태와 무관하다"며 "공권력을 이용해 억지 프레임으로 교회를 끌어들이는 모든 시도에 대해서는 단호히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교회는 "무리하게 압수수색까지 했으니, 이제는 빠르게 결론부터 내기 바란다"며 "결과에 따라, 정치적으로 교회를 이용한 자들에 대해 상응하는 조치를 반드시 취할 것"이라고 했다.                          < 김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