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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합동연설회, 주인공은 전한길? 고성에 당원 몸싸움까지 '아수라장'

시사한매니져 2025. 8. 8. 23:23
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최고위원, 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조정훈
 


오는 22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합동연설회에서 '찬탄'과 '반탄'으로 나뉜 당원들이 고성은 물론 몸싸움까지 벌이는 등 더욱 깊어진 갈등의 골을 드러냈다.

이날 합동연설회에는 전 한국사 강사이자 극우 유튜버인 전한길씨가 기자석에 앉아 찬탄파 후보들의 연설이 진행되면 의자에 오르거나 당원들을 향해 주먹을 날리며 "배신자"라는 구호를 이끌었다.

"배신자" 구호가 나오기 시작한 건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청년최고위원 후보자 우재준 의원이 연설을 시작하면서였다. 우 후보가 "우리가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서 명확히 짚고 책임 있는 자세로 국민 앞에 서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고 말하자 장동혁 후보 지지자들과 김문수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 "배신자"라는 구호가 터져 나왔다.

대구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찾은 전한길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의 소개 영상에서 전한길씨를 비판하는 내용이 나오자 다시 "배신자"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전씨는 김 후보의 연설 도중 "김근식이 나를 비난한다"며 격분해 당원석 쪽으로 달려가 "배신자"라고 외쳤다. 그러자 조경태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지지자들이 전씨를 향해 물병을 던지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전한길 지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 어게인(AGAIN) 전한길과 함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당원들 사이를 돌아다니다 저지를 당하기도 했다.

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조경태 당대표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 조정훈


찬탄파인 조경태 후보는 "대표가 되면 반헌법적인 행위를 한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세력은 확실하게 정리하겠다"라고 말했고 안철수 후보는 "자신과 의견이 달라도 경청해야 하는데 당원들을 선동하고 다른 후보들을 방해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반탄파인 김문수는 "정견발표이니만큼 상대방이 발표할 때는 경청하면 좋겠다"고 말했고 장동혁 후보는 "우리 당의 전당대회를 통해 최대한 컨벤션효과를 내고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는 대여 투쟁과 단일대오를 강조하고 조경태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단절과 인적쇄신을 강조하는 등 반탄파와 찬탄파의 메시지는 극명하게 차이가 났다.

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장동혁 당대표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 조정훈


먼저 무대에 오른 장동혁 후보는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 차가운 눈보라를 맞으며 탄핵만은 막아야 된다고 부르짖었지만 부족한 저희가 결국 탄핵을 막지 못했다"며 "더 부끄러운 것은 스스로 탄핵의 문을 열어줬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탄핵 반대를 외쳤던 당원들을 향해 극우다, 혁신의 대상이다라고 큰소리를 치고 있다는 것"이라고 찬탄파를 겨냥했다.

장 후보는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라고 41%의 지지를 모아주셨지만 여전히 윤석열 대통령 탓만 하고 있다"며 "더 이상의 분열을 막고 거짓 선동과 프레임 앞에 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싸우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조경태 후보는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12.3 비상계엄으로 인해 우리 국민의힘은 거의 해체 수준의 참혹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아직 우리 당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고 반탄파와 부정선거론자들을 겨냥했다.

조 후보는 "국민에 외면당하는 정당으로서는 절대 집권할 수 없고 정당으로서의 존재가치가 없다"며 "해당행위를 일삼는 훼방꾼을 몰아내지 않고서는 국민의 미래가 없다"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강조했다.

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김문수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 조정훈


김문수 후보는 "민주당 당대표로 뽑힌 정청래는 미국 대사관저의 담을 넘고 침입해 폭발물을 던지고 불을 지른 극좌 테러리스트 아니냐"며 "이런 민주당이 우리 국민의힘을 해산시키겠다고 하니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해산시켜야 될 것인지 국민의힘을 해산해야 될 것인지 이재명 대통령에게 끝장토론을 제안할 것"이라며 "우리가 싸워야 할 것은 반미, 친북, 극좌, 반기업 부패세력"이라고 민주당을 겨냥했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선 안철수 후보는 "많은 인사말을 준비했지만 막상 대구경북 시민 앞에 서니 죄송한 마음이 너무 커서 사과부터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안 후보는 "지역민들께서 하나둘 모아주신 자산을 탕진하고 파산시킨 분들이 내가 이재명 민주당과 더 잘 싸울 거라며 소리치고 있다"며 "계엄에 찬성하고 윤어게인을 신봉하는 분들이 우리 당을 접수해서 당을 움직이면 된다는 거짓 나팔수들에 빌붙어 있다"고 비판했다.

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안철수 당대표 후보, ⓒ 조정훈


이어 그는 "제가 대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당원 말씀은 '국민의힘 당원이라 말하기 부끄럽다'는 것"이라며 "반헌법적인 비상계엄을 계몽령이라고 하고 대통령직을 차버린 사람, 헌재의 만장일치 탄핵 심판에도 보수의 핵심 가치인 법치주의를 내팽개친 사람들이 여전히 윤어게인을 신봉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극단세력의 대변자가 대구경북에 표를 맡긴 듯이 손을 벌리고 있다"며 "극단세력과 선동자들에게 흔들리지 않고 당원들만 보고 가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전국에서 모인 당원들은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들이 연설을 할 때마다 구호를 외치기도 했지만 김문수 후보가 연설을 끝내고 떠나자 김 후보를 지지했던 당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합동연설회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 조정훈 기자 >

 

송언석 “분열 조장한 전한길, 모든 전대 일정 출입금지” 긴급 지시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씨가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의 연설 도중 당원들 앞에서 “배신자”를 연호하고 있다. 영상 캡처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8일 한국사 강사 출신 보수 유튜버 전한길씨의 8·22 전당대회 출입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전씨는 이날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전당대회 첫 합동연설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파(찬탄) 후보를 향해 ‘배신자’라고 외치며 소란을 일으켰다.

송 위원장은 오후 10시쯤 언론에 배포한 ‘긴급 지시사항’에서 “혼란을 초래한 전한길씨를 포함해 대의원 자격이 없는 인사는 앞으로 열리는 모든 전당대회 일정에 출입을 금지하라”고 밝혔다. 그는 “축제의 장이 돼야 할 전당대회를 분열과 갈등의 장으로 만든 데 대해 엄중히 경고한다”며 “선관위와 중앙당, 시·도당은 전당대회가 원만히 진행되도록 각별히 유의하라”고 말했다.

앞서 전씨는 이날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전한길뉴스’ 발행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전씨는 찬탄파인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 소개 영상에 자신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기자 방청석 연단에 올라 “배신자”를 연호하기 시작했고, 전씨를 지지하는 당원들이 이에 가세했다. 이에 또 다른 찬탄파 후보인 조경태·안철수 후보 지지자들이 전씨를 향해 물병을 던지며 항의하면서 장내에 소란이 벌어졌다.                                         < 심윤지  박광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