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REA

김정은 광복절 첫 연설…“북 · 러, 역사에 전무한 동맹관계”

시사한매니져 2025. 8. 15. 14:04

 

양쪽 밀착 강조 반면 한 · 미 언급 안 해

 

 
 
14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광복절 80주년 기념 공연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장과 악수하는 모습이 스크린에 비치고 있다. 러시아 하원 공보실 제공, 연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국해방의 날’로 부르는 광복 80주년 경축행사 연설에서 “북-러 단결의 힘은 무궁하다”면서 러시아와의 밀착을 강조했다.

 

15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날 평양 개선문광장에서 열린 ‘조국해방 80돌 경축대회’에서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조로(북-러) 친선관계는 력사에 전무한 동맹관계로 발전되고 있으며 신나치즘의 부활을 저지시키고 주권과 안전, 국제적 정의를 수호하기 위한 공동의 투쟁 속에서 공고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두 나라는 언제 어느 때나 력사(역사)의 옳은 편에 서 있었으며 오늘도 패권을 반대하고 공평과 정의를 요구하는 인류의 지향과 요구를 견결한 투쟁으로써 대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조선과 로씨야는 지금 나라의 존엄과 주권,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투쟁의 한 전호(진영)에서 또다시 정의의 력사(역사)를 창조하고 있다”며 “숭고한 리념(이념)과 진정한 우의로 맺어지고 혁명을 피로써 지원하는 력사와 전통을 주추(중심)로 하고 있는 조로 단결의 힘은 무궁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지난해 6월 북-러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맺은데 이어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하면서 혈맹 관계가 된 것을 강조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오늘 국제 무대에서는 주권국가들의 권리와 리익(이익)을 침탈하는 제국주의자들의 극단적인 만용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해지고 있다”며 미국 등 서방을 에둘러 비판했지만, 미국을 직접적으로 비난하지는 않았으며, 한국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김 위원장이 광복절 계기로 공개 연설을 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경축행사에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초청으로 방북한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장 대표단과 안드레이 말리쉐프 러시아 문화성 차관 등이 자리했다. 볼로딘 의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축전을 북한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독했다. 이어진 경축 공연의 마지막에는 러시아 국가가 연주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광복절 80주년을 맞아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축전도 교환했다. 15일 북한 관영라디오 조선중앙방송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축전에서 80년 전 북-러가 함께 일본의 식민통치를 끝냈다며 “중요한 것은 오래전 전화의 나날에 굳건해진 전투적 우의와 친선 호상(상호) 원조의 유대가 오늘도 공고하고 믿음직한 것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라면서, “조선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강점자들로부터 쿠르스크주 영토를 해방하는 데 영웅적으로 참전한 것이 이를 충분히 확증해주었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북-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언급하면서 “조약의 철저한 이행이 모든 영역에서의 호혜적인 로조(러-북) 협조 강화를 계속 추동하리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위원장은 답전에서 “훌륭한 역사와 전통, 혈연의 유대는 오늘날 조로 친선협조관계를 가장 공고한 전후관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승화시킨 근본 초석으로, 두 나라의 강국건설과 다극화된 새 세계 창설을 추동하는 무진한(무한한) 원동력으로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조국해방 80주년을 기념해 이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또 독립운동가들이 묻힌 대성산 혁명열사릉을 찾아 오진우, 오백룡, 김일, 최춘국, 강건, 김책, 안길, 류경수, 최현, 림춘추의 반신상에 헌화했다.

                                                                 < 박민희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