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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미국 안보 제공 대가로 1000억달러 무기 구매 제안

시사한매니져 2025. 8. 19. 13:50

 

트럼프 설득해 미국이 우크라이나 도울만한 군사적 이해관계 만들려는 노력 분석

 

 
 
1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및 유럽 정상들과 회담을 가진 뒤 백악과 맞은편 라파예트 공원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AP연합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안전 보장을 받기 위해 유럽 자금을 바탕으로 1000억 달러(약 139조원) 규모의 미국산 무기를 구매하겠다고 제안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미국 산업적 이익을 중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설득해 미국이 우크라이나 편에 서도록 하기 위한 전략적 시도로 풀이된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우크라이나의 제안서를 입수했다며 이렇게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이 같은 안보 협력안을 유럽 동맹국들과 사전에 공유했고,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에 앞서 협상 의제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해당 문건에는 구체적인 무기 조달 품목이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최소 10기의 패트리엇 방공체계와 주요 미사일 등에 대한 구매 의사를 우크라이나 쪽에서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아에프페(AFP) 통신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안전보장의 일환으로 900억 달러 규모의 군사 지원 패키지를 원한다며 전투기, 방공 시스템 등을 포함하는 미국산 무기 구매를 10일 내로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미국에 제안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제안서에는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공동으로 500억달러 규모 드론(무인기) 생산 협정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신문은 전했다. 드론 생산에는 2022년 2월 말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실전에서 드론을 사용해 온 기술을 축적한 우크라이나의 업체가 참여한다는 내용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드론 공동생산 구체적인 내용은 명확하지 않다.

 

우크라이나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런 제안을 내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산업에 이득이 되는 거래를 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도와주게 할 만한 군사적 이해관계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 지원과 관련한 질문에 “우리는 아무것도 (공짜로) 주지 않는다. 우리는 무기를 팔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건에는 무기 구매 내용 외에도 우크라이나가 영토 양보를 포함하는 어떠한 합의도 수용하지 않으며 평화 합의를 위한 첫 단계로서 휴전을 반드시 요구한다는 내용을 들어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문건에는 “지속 가능한 평화는 푸틴(대통령)에 대한 양보가 아니라 미래 침략을 억지할 강력한 안보 틀에 기초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기도 했다.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알래스카 회담에서 제시한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루한스크 일부 점령지에서 철수하면 현 전선을 동결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도 거부하는 내용도 문건에 담겼다. 그럴 경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중부인) 드니프로시로 빠르고 깊이 진격할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다”며 푸틴 대통령이 “결국 다른 수단(정치·경제적)으로도 침략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우크라이나는 우려했다.          < 윤연정 기자 >

 

트럼프 “푸틴-젤렌스키 양자 회담 추진…4년 전쟁 끝낼 좋은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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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양자회담을 추진 중이며 이 회담 이후 자신도 참여하는 3자 회담도 열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 및 유럽 주요 정상들과 매우 좋은 회담을 가졌다”며 회담 직후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나누고 젤렌스키-푸틴 간 회담 개최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그는 회담 장소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이 회담 이후 자신도 참석하는 3자 회담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약 4년간 지속된 전쟁을 해결하기 위한 매우 좋은 초기 단계”라며 “이번 외교 작업에 제이디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윗코프 특사가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쪽과 함께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디시(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유럽 정상들과의 다자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
 

앞서 백악관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 방안과 평화협상 구조 등이 논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 보장 조치에 대해 “유럽 국가들이 주도하고 미국은 조율자로 관여할 것”이라며 “모두가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가능성에 대해 매우 기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

 

러시아 “우크라에 나토군 배치 단호히 거부”…서방 시도에 재차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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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현지시각)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습. AP 연합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영향권에 포함시키려는 서방의 시도에 재차 반발하고 나섰다. 우크라이나와의 직접 협상은 확대하겠다고 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각)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논평에서 “우크라이나에 나토군을 배치하는 것을 포함한 모든 시나리오를 단호히 거부한다는 우리 입장을 반복한다. 이는 갈등을 격화하며, 예측 불가능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영국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의 발언은 우크라이나에서 그들의 노골적으로 도발적·약탈적인 의도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5일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견할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영국·프랑스를 중심으로 종전 후 안보군 배치를 추진하는 ‘의지의 연합’ 국가들 역시 17일 정상회의를 열어 안전보장군 배치 등을 논의한 바 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영국은 러시아·미국의 (평화 협정) 노력에 부합하지 않는 것은 물론 이를 약화하려는 의도가 분명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고 공격했다. 또 “영국이 무분별한 지정학적 도박을 포기하고 최소한 러시아·미국의 지난한 협상 과정에 개입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 성명은 이날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유럽 정상들의 회담이 이뤄지기 전에 나왔다. 이 회담에서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 보장 방안 등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40여분 간 통화해 우크라이나·유럽 정상과의 논의 내용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기자들에게 “미국 대통령이 방금 백악관에서 종료된 젤렌스키 및 유럽 정상들과의 협상에 대해 (푸틴 대통령에게) 알렸다”며 “(통화가) 솔직하고 매우 건설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협상단에 참여하는 대표들의 급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할 가능성을 논의했다”고도 전했다. 지난 5월 이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이뤄진 3차례의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직접 협상 때보다 대표단 직급을 높이겠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이전 협상에서 두 나라는 포로 교환에 대해서만 합의를 이뤘다. < 천호성 기자 >

 

‘트럼프가 우크라 버릴라’…유럽 정상 7명, 백악관으로 총출동

18일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 참석 젤렌스키 따라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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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17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P 연합
 

18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우크라이나 정상 회담에는 유럽 정상 7명도 대거 따라 나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영토 양보 등을 강요할 것을 우려한 유럽 국가들이 협상의 ‘지원군’을 자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의 동행은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백악관 정상 회담을 하루 앞둔 17일에야 결정됐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프랑스·독일·이탈리아·영국·핀란드 정상 등 7명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다.

 

유럽 정상들이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몰려가는’ 배경엔, 그가 유럽 안보에 직결되는 영토 양보 등을 우크라이나에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5일 미-러 양자 정상회담에서 평화 협정의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등의 포기를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돈바스는 푸틴 대통령이 향후 유럽에 대한 재침공을 시작하는 기점이 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그러면서도 푸틴 대통령은 유럽·우크라이나가 주장해온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는 선을 긋고 있다.

 

옥사나 미트로파노바 프랑스 리옹3대학 교수는 프랑스 리베라시옹에 “유럽은 트럼프가 돈바스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러시아에) 넘기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 가능성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회담 이후 푸틴 대통령의 주장에 더욱 기운 것처럼 보여 유럽의 조바심이 더욱 커졌다고 유럽 언론들은 분석했다. 여기에 지난 2월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때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옷차림까지 조롱받는 등 공개 면박을 받은 경험도 유럽이 협상 지원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영국 가디언은 “이들 정상이 갑작스러운 통보에도 불구하고 일정을 비우고 워싱턴으로 향했다는 사실은 15일 트럼프-푸틴 회담으로 그들이 얼마나 위기를 느꼈는지 보여준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없이) 포괄적 평화 협정으로 넘어가자는 푸틴의 주장을 비판 없이 수용했다”고 풀이했다.                                               < 천호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