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t 뉴스

김여정 “리재명은 역사 흐름 바꿀 위인 아냐, 방랑 시인 같은 말만 해”

시사한매니져 2025. 8. 20. 12:05

 

“남북관계 개선은 실현 불가능” 한미 훈련 비판
19일 협의회서 김정은 ‘대외정책 구상’ 전달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조선중앙통신 연합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리재명은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한국의 대결야망이라는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놓을 위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20일 조선중앙통신(중통)이 보도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19일 ‘외무성 주요 국장들과 협의회’를 열어 “한국 정부의 ‘유화공세’의 본질과 이중적 성격을 실랄히 비판”하며 “국가수반(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외정책 구상을 전달포치(지도)”했다고 중통이 전했다.

 

김 부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대남 정책 기조를 외무성 국장들과 협의회에서 전달했다는 중통 보도는, 북한이 한국을 ‘외국’으로 간주한다는 뜻이다. 협의회에서 김 부부장이 전한 김 위원장의 ‘대외정책 구상’은 일반 인민이 접할 수 있는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김 부부장은 “한국의 대통령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작은 실천들이 조약돌처럼 쌓이면 상호간의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고 하면서 ‘조약돌’이요, ‘신뢰’요, ‘인내심’이요 하는 방랑시인 같은 말을 늘어놓는가 하면 정동영이라는 장관은 그 무슨 5대 핵심과제라는 것을 표방했다고 말했다”라고 말했다. 그러곤 “서울에서는 제멋대로 ‘희망’과 ‘구상’을 내뱉는 것이 풍토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마디마디 조항조항이 망상이고 개꿈”이라고 폄훼했다.

 

김 부부장은 “리재명 정권이 들어앉은 이후 조한관계의 ‘개선’을 위해 무엇인가 달라진다는 것을 생색내려고 안깐힘을 쓰는 ‘진지한 노력’을 대뜸 알 수 있다”면서도 “악취 풍기는 대결 본심을 평화의 꽃보자기로 감싼다고 해도 자루 속의 송곳은 감출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18일 시작된 한-미 연합군사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를 “미한의 침략전쟁연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현과 안규백이 (장관) 후보자로 지목되였을 때부터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서슴없이 말한데 대해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곤 “겉과 속이 다른 서울 당국자들의 이중인격을 투영해주는 대목”이라 주장했다.

 

그는 “‘보수’의 간판을 달든, ‘민주’의 감투를 쓰든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한국의 대결 야망은 추호도 변함이 없이 대물림하여 왔다”며 “한국의 누구라 할지라도 미국의 특등충견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문재인으로부터 윤석열에로의 정권교체 과정은 물론 수십년간 한국의 더러운 정치체제를 신물이 나도록 목격하고 체험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이재명 정부가 기대하는 남북관계 개선은 “실현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정하고는 “뻔히 알면서도 평화 시늉과 관계개선에 대한 횡설수설을 계속하고 있는데는 궁극적으로 조한관계가 되돌려지지 않는 책임을 우리에게 넘겨씌우자는 고약한 속심이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외무성은 가장 적대적인 국가와 그의 선동에 귀를 기울이는 국가들과의 관계에 대한 대응방안을 잘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는 책임은 북한이 아니라 한국에 있다고 주변국에 알리라는 얘기다.

 

그는 “한국은 우리의 외교 상대가 될 수 없다”며 “한국에는 우리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지역외교 무대에서 잡역조차 차례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한국이 낀 3자 이상 다자외교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김 부부장은 왜 이런 주장을 하는지 그 구체적인 배경은 설명하지 않았다.

 

김 부부장의 대남 공개 발언은 지난 6월4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두차례 담화(7월28일, 8월14일)를 포함해 세번째다. 23일 사이에 세 차례 공개 발언은 이례적인 빈도다. 김 부부장의 발언 내용이 무엇이든, ‘관심 있다’는 방증이다. 김 부부장의 대남 공개 발언은 세번 모두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 이제훈 기자 >

 

대통령실, 김여정 ‘대통령 실명 거론’ 비난에 “우리 노력 왜곡 유감”'

 

 

 
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는 모습을 30일 SNS에 공개했다. 연합
 

대통령실은 20일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한국은 우리 국가의 외교 상대가 될 수 없다”고 비난한 데 대해 “북 당국자가 우리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왜곡해 표현하는 것은 유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대통령실은 “이재명 정부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들은 일방의 이익이나 누구를 의식한 행보가 아니라 남과 북 모두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과정”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뒤로하고 한반도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반드시 열어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리재명은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한국의 대결야망이라는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놓을 위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조선중앙통신 연합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부부장이 이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하며 비난한 것을 두고 “(우리 정부가) ‘비핵화 문제를 직접 거론할 정도면 우리하고는 외교 안 하겠다는 거 아니냐’ 이런 식의 불편함을 드러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김 부부장의 이런 발언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북한의 관심 끌기 전략으로 봐야 된다”고도 했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약간 노이즈를 일으켜서 북한이 아직 존재감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 북한 문제에 대해서 화제로 올려달라’ 이런 요구를 (한 게) 아니냐 저는 이렇게 들린다”고 덧붙였다.         < 고경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