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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해산에 다가간 국힘, 결선투표일랑 집어치워라”

시사한매니져 2025. 8. 24. 15:19

 

‘전한길 영향력’ 확인된 국힘 전당대회

 

 
 
국민의힘 당대표 결선 투에 진출한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23일 서울 채널A 광화문 스튜디오에서 열린 방송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문수 대 장동혁.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후보들이 나란히 당대표 결선 투표에 진출한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극우 성향의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의 영향력이 통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22일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6차 전당대회 결과 반탄 후보인 김문수, 장동혁 후보가 당대표 결선 투표에 오르자, 정치권은 전씨의 영향력에 주목했다.

 

특히 전씨가 높게 평가하며 밀착해 온 장 후보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장 후보는 전당대회 기간 내내 김 후보에 견줘 한층 더 노골적으로 ‘윤 어게인’을 주장해 왔고, 전 씨는 이런 장 후보를 호평했다. 김 후보와 장 후보 모두 이른바 ‘전한길 면접’으로 불린 보수 유튜버 토론회에 참석했으나, 전씨는 김 후보에 대해선 “(답변이) 두루뭉술하다”고 평가한 반면 장 후보에 대해선 “깔끔하게 답변했다”고 평가하며 온도차를 보였다.

 

전씨는 전당대회를 코앞에 두고 장 후보 지지를 한층 노골화했다. 전씨는 본경선 투표가 시작된 지난 2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진행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에 대한 자체 적합도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고 이를 근거로 장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해당 설문에서 장 후보의 지지율은 70%가 넘었다. 전씨의 지지 선언이 있기 하루 전인 19일, 장 후보는 당대표 선거 3차 티브이(TV) 토론에서 내년 재보궐 선거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대신 전씨를 공천하겠다고 답했다.

 

이처럼 전씨가 전당대회 판세를 쥐고 흔드는 모양새가 되자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의 실질적 당대표는 전한길”(진보당 홍석규 수석대변인)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진보당은 이날 홍석규 수석대변인 명의 서면 브리핑에서 “여전히 내란수괴 윤석열의 당, 그의 충직한 신봉자 전한길의 당, 내란본당임을 최종 인증한 국민의힘에 다른 길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아무 의미 없는 결선투표일랑 집어치우고, 즉각 자진 해산할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지적했다.

 

‘눈앞의 당심’을 잡기 위한 전씨와의 밀착이 장기적으로 국민의힘에 악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의 극우화를 앞당기며 윤 전 대통령과 절연을 주장하는 민심과 멀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페이스북 글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현대판 ‘피리 부는 사나이’”에 빗대며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전한길이 부는 피리를 따라 내란의 강에 뛰어드는 쥐들과 같다”고 꼬집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국혁신당도 22일 박병언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두 후보 중에 누가 최종적인 당 대표로 선출되든 국민의힘은 ‘내란옹호’를 당론으로 하는 정당으로 접어들게 됐다. 최고위원들의 면면도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법과 과거 헌법재판소가 정당해산의 요건으로 명시한 내용으로 한 발 한 발 다가가고 있다. 마지막 남은 결선투표 과정에서 ‘내가 더 윤석열 편’이라는 충성 경쟁이 벌어진다면, 헌법 내의 정당으로서 국민의힘이 남을 수는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심우삼 기자 >

 

‘윤 어게인’ 당대표 확정된 날, 홍준표 “국힘 해체…신당 만들어야”

 

 
 
지난 4월 서울 강서구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경선 토론회에서 홍준표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당대표 결선 투표에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후보들이 나란히 진출한 당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해체’와 ‘신당 창당 필요성’을 언급했다.

 

홍 전 시장은 22일 개인 소통 채널 ‘청년의꿈’에서 “자생력을 상실한 정당은 해체하고 일부 사람들과 새로운 사람들이 뭉쳐 정통보수주의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을 살려놓는 게 좌파 장기집권의 기회다”, “국민의힘이 윤석열을 품어준다고 국민들이 지방선거, 총선 때 국민의힘을 품어줄까”라는 이용자의 글에 댓글로 호응한 것이다.

 

이날 열린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제6차 전당대회에선 반탄 후보인 김문수, 장동혁 후보가 나란히 결선에 올라, 누가 당대표가 되든 당의 극우화가 빨라질 것이란 비판이 잇따랐다.

 

앞서 지난 4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당을 탈당한 홍 전 시장은 국민의힘 해체를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그는 지난 6월11일 페이스북 글에선 “이재명 정권이 곧 (국민의힘) 정당 해산 절차에 들어갈 테니, 각자도생할 준비들이나 해라”고 했다. “이념도 없고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 “노년층과 틀딱 유튜브에만 의존하는 미래가 없는 이익집단”, “병든 숲이니 불태워 없애야 한다” 등 국민의힘 해체를 암시한 비판도 여러 번 했다.

 

한편, 홍 전 시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칼춤도 추기 전에, 칼집에서 칼도 안 뽑은 것 같은데 여기저기서 곡소리 나는 게 꼴사납다’는 글에는 “본격적인 칼춤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답했다. 검찰 해체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글에는 “자업자득”이라고 했다. < 심우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