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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기소... 헌정사상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기소

시사한매니져 2025. 8. 30. 12:56

김건희 "가장 어두운 밤 달빛이 밝게 빛나듯, 저 역시…"

윤석열은 궐석 재판…김건희는 특검서 묵비권

재판 제대로 될까?…김건희 "묵묵히 임할 것"
뒤끝 작렬 김건희 "새로운 의혹 피하지 않을 것"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2025.8.12 [사진공동취재단] 연합
 

지난 3년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른 윤석열 정권의 '실세'이자 '브이 제로'(V0)라 불린 김건희가 29일 특검에 의해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지게 됐다. 김건희는 헌정사상 최초로 구속기소된 전직 대통령 부인이라는 기록을 역사에 남기게 됐다. 아울러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이미 구속기소된 남편 윤석열과 함께 역대 대통령 부부 최초로 구속 상태에서 나란히 재판을 받는 신세가 됐다. 다만 권력의 정점이었던 김건희가 법정에 서게 됐지만, 아직 그의 혐의들은 극히 일부만 밝혀졌을 뿐이다.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특검은 오늘 오전 김건희씨를 자본시장법 위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정치자금법 위반(정치브로커 명태균 공천개입 등),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통일교 연루 고가 목걸이 수수 및 부정청탁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김건희 특검팀이 지난달 2일 현판식을 열고 수사를 정식 개시한 지 59일 만이다.

 

특검팀은 오는 31일까지였던 김건희의 구속 만기를 이틀 앞두고 재판에 넘겼다. 김건희에 대해 수사할 혐의가 광범위해 이미 한 차례 구속 기한 연장에도 수사가 끝나지 않은 만큼, 그동안 집중해 온 사건들을 먼저 재판에 넘기고 다른 혐의는 수사를 해 추가로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김건희가 재판에 서게 됐지만, 제대로 재판에 응할지는 의문이다. 남편인 윤석열은 내란특검에 구속된 뒤 특검팀 수사와 내란 재판 등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윤석열은 특검이 구치소에서 강제 구인하려고 하자 속옷 차림 상태로 바닥에 누워 난동을 부려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윤석열과 김건희가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나와 서초동 사저로 향하고 있다. 2025.4.11 [공동취재] 연합
 

김건희의 경우, 윤석열과 달리 6차례 특검 조사에 출석했지만, 대부분의 진술을 거부해왔다. 김건희는 구속 전 한 차례 조사에서만 언론 앞에 서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 외엔 사실상 입을 다물고 있다. 이에 김건희가 재판에서도 자신의 혐의를 적극 부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건희는 그동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주식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며 주가조작에 가담한 바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해왔다.

 

1심에서 피의자의 최장 구속기간은 6개월이다. 선고가 내년 2월 말까지 이뤄지지 않으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게 된다. 특검팀은 김건희 관련 의혹이 극히 일부만 밝혀진 만큼 구속 만료 전 추가 기소를 통해 새 구속영장으로 붙들어둘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는 이날 변호인단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앞으로도 그 어떤 혐의에 관해서든 특검 조사에 성실하게 출석할 것"이라며 "제게 주어진 길을 외면하지 않고 묵묵히 재판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이 상황이 참으로 송구하고 매일이 괴로울 따름"이라며 "하지만 저는 어떠한 경우에도 변명하지 않겠다"라고 했다.

 

김건희는 "가장 어두운 밤에 달빛이 밝게 빛나듯이 저 역시 저의 진실과 마음을 바라보며 이 시간을 견디겠다"며 "지금의 저는 스스로 아무것도 바꿀 수 없고 마치 확정적인 사실처럼 매일 새로운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 또한 피하지 않고 잘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보도되는 자신에 대한 각종 의혹을 부인하는 것으로, 회피하지 않고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4.1.9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
 

영장 기각 난 한덕수,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한편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이날 '내란 2인자'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위증, 허위공문서 작성, 공용서류손상,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허위공문서 행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 했다고 밝혔다. 

 

박지영 특검보는 "피고인은 대통령의 위헌·위법한 계엄을 막을 수 있었던 최고의 헌법기관이었다"며 "대통령이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고 헌법 질서를 유린할 것을 알면서도 오히려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위한 행위를 하며 동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12·3 비상계엄도 기존의 친위쿠데타같이 성공할 것이란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사료된다"며 "다시는 이러한 역사적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현명한 판단이 (법원에서)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27일 한 전 총리에 대해 내란 우두머리 범죄의 방조범인 만큼 혐의가 중대하고 증거 인멸과 재범의 우려도 있다며, 내란 방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중요한 사실관계 및 피의자의 일련의 행적에 대한 법적 평가와 관련해 다툴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도 크지 않다고 봤다.

 

이에 박 특검보는 "법의 엄중함을 통해 다시는 이런 역사적 비극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관점에서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다른 혐의를 적용해 영장을 청구할 것인지에 대해선 "영장 기각 사유를 보면 죄명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사료된다. 범죄사실로 기재한 행위 자체는 다 인정이 됐고, 이에 대한 평가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검팀이 이날 구속영장 재청구 없이 불구속 기소하기로 결정한 것은 '혐의'나 '입증' 문제가 아닌 법원 차원의 '해석' 문제로 본 것으로 풀이된다. 법원에 영장을 재청구해도 실익이 전혀 없는 만큼 재판에서 다투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김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