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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국 노동자 구금, 조선일보의 양비론 물타기

시사한매니져 2025. 9. 11. 13:24

 

미국에 쏠릴 비난의 시선 돌리고 싶은가

 

한미, 한 근로자 체포 재발 방지책 시급히 마련해야’ 9월 8일 방가조선일보 사설 제목이다. 미국이 자신들의 요구에 따라 공장을 짓는 대한민국 기술자를 군사 작전하듯 폭력적인 방법으로 체포, 구금한 사건에 대한 사설로는 참으로 태평하다. 케이블 타이에 묶인 채, 쇠고랑을 차고 끌려가는 자국민의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대한국민들은 참담함과 함께 폭력과 내란이라는 트라우마를 떠올렸을 것이다.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윤석열 일당의 굴욕 외교의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져 있다.

 

방가조선일보 사설은 ‘한미’로 시작하여 미국에 쏠릴 비난의 시선을 돌리려는 술책을 쓰고 있다. 한국이 당사국이기에 책임이 없다고야 할 수 없지만 이번에 벌어진 무도한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의 안하무인격인 정치쇼라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주권 국가로서 미국에 이와 같은 사태의 재발을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야 함에도 양비론으로 물타기를 시도하려는 방가조선일보다. 제국주의자들에게 아첨을 일삼던 방가조선일보엔 당연한 처신이지만 내란을 이겨낸 주권 국가 대한민국의 언론이 가져야 할 태도가 아님은 말할 것도 없다.  

 

 

방가조선일보는 기회 있을 때마다 동맹 현대화를 옹호해 왔다. 현대화란 허울은 그럴 듯하지만 대한민국의 생존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중대 사안이다. 특히 주한미군은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미명으로 우리에게 중국과 군사적인 대결을 요구할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주권 국가 대한민국이 국익을 앞세운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더불어 이번 미국의 난동을 촉발시켰던 원인(遠因)이 성조기를 흔들며 마치 대한민국의 국익보다 미국의 이익이 우선인 듯 외쳐대는 아스팔트 우파 세력은 아닌지 살펴볼 일이다. 방가조선일보도 이들과 멀리 있지 않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방가조선일보의 한가한 불구경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조지아 한국 기업에서 벌어진 미국의 난동으로 시끄러운 9월 7일에 김태훈 논설위원이 ‘미군 '특수작전' 실패’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2019년 김정은국무위원장에 대한 도청 작전을 위해 북한 영해로 침투했다가 작전에 실패했다는 뉴욕타임스 기사를 다루고 있다. 무고한 동포만 잔인하게 사살하고 도주한 사건이다. 대북 방송중단조차 북에 대한 비인도적 조치라던 방가조선일보는 우리 동포의 처참한 죽음을 맞이한 사태를 담담하게 전하고 있다. 위선적인 잣대로 입을 놀리기보다 침묵을 택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같은 날 세종연구소 이사장이라는 이용준 씨는 ‘북·중·러 결속 이후 한국의 외교 전략’이라는 글을 썼다. 본질과는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 내용으로 지면을 때워나간다. 시대감각을 잃어버린 이른바 전문가들이 가진 고질적인 문제다. 세상이 그렇게 변했는데도 아직도 자신의 성에 갇혀 있으니 말이다. 그에 따르면 한국의 국익에 반하는 미·북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단다. 둘다 주권국가이므로 당연한 일이다. 다만 우리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이어지는 말이 그야말로 가관이다. ‘동맹국 한국의 가치와 유용성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미국에 입증함으로써 미국이 스스로 한국의 입장을 존중하고 배려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최선의 외교 전략이 될 것이다.’로 글을 맺고 있다. 행동으로 입증하지 못해 우리 국민들은 지금 이런 수모를 당하고 있다는 말일까? 그가 한때 국민의 혈세로 살아가던 공무원인 북핵 대사였다는 말이 믿기지 않는다.

 

앞서 9월 4일에는 방가조선일보 논설주간 김창균 씨가 "숙청이나 혁명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라는 따옴표 칼럼을 썼다. 미국과 일본의 극우세력과 한패가 된 국내 극우세력이 ‘숙청’ ‘혁명’ 등의 과격한 망언을 조작하여 트럼프에 전한 것으로 의심된다. 귀 얇은 트럼프는 해로운 것 없다고 생각하여 일회용으로 쓰고 버린 개념이다. 하지만 방가조선일보에서 열심히 사그라진 불길을 되살리려는 작태를 벌이고 있다. 그러다가 결국 조지아에서 ‘숙청’과 ‘혁명’을 모방한 난동이 벌어지지는 않았을까 하는데 생각이 미친다. 이런 황당한 의식의 흐름은  방가조선일보가 외세를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집단임을 보여준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예의상 한마디는 해주어야겠다. 내란 옹호 세력의 지지로 선출된 장동혁 대표는 ‘우리가 미군기지 압수 수색한 것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유감 표시와 이번 사태와 관련이 있는지 직접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불난 집에 부채질도 유분수다. 이 발언 역시 앞서 언급한 ‘숙청’ ‘혁명’과 같은 맥락이다. 이들 역시 ‘청산과 혁명’이라는 가짜뉴스를 트럼프에게 전한 세력은 아닌지 의심이 간다. 만일 그렇다면 그의 정신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내란 세력에 대한 철저한 청산이 대한민국의 국내 문제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관계에서도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그래도 방가조선일보에게 하나는 묻고 넘어가야겠다. 이번 사태의 주범이 중국이었어도 이처럼 한가하게 사설이나 써대면서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을까? 혹시 온갖 험악한 말로 중국을 비난하며 혐중 분위기 조성에 광분하지는 않았을까? 물론 이번과 같은 엽기적인 사태에 대해 반미 몰이를 하자고 주장하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안에 따라 균형 있는 자세로 문제의 핵심을 짚어가는 언론 본연의 기능을 하라는 원론을 말하려 한다. 문제 해결보다 자신들의 한풀이를 위해 선동질을 일삼는 방가조선일보를 90년 이상 보아 온  우려의 결과다.    

그리하여 다시 방가조선일보는 폐간만이 답이다          < 이득우 언소주 정책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