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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법사위 간사 부결…곽규택 "사모님 뭐하세요" 파문

시사한매니져 2025. 9. 17. 01:22
 

민주당 "나경원 법사위 간사되면 국민 조롱할 것"
법사위 무기명 투표…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부결

나경원 감싸던 곽규택, 부인과 사별한 박지원에
"사모님 뭐하세요" 막말…여야 의원들 고성 오가

민주 "곽규택 망언 윤리위 제소 포함 책임 묻겠다"
국힘 "대한민국 헌정사 유례없는 폭거가 될 것"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무소속 최혁진 의원 발언에 항의하고 있다. 2025.9.16. 연합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교섭단체 간사 선임이 여당 주도로 부결됐다. 표결을 두고 여야가 다투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부인과 사별한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을 향해 "사모님은 지금 뭐하시냐"고 따져 여당 의원들로부터 "인간이 되라"며 질타를 받았다. 민주당은 곽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한다는 방침이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16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고 나 의원의 야당 간사 선임 안건을 무기명 투표에 부쳤다. 지난 1일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국회법을 위반한 폭력 사태의 당사자가 사건을 심리하는 법사위 간사가 된다는 것은 국민 상식에 반하는 일"이라며 나 의원의 간사 선임 철회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추 위원장이 "간사 선임은 인사 사항인 만큼 무기명 투표로 진행하겠다"고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간사 선임을 표결에 부친 전례가 없다" "관행에 어긋난다"고 항의하며 장내를 소란스럽게 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도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맞서면서 회의장은 고성이 오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결국 추 위원장의 결정에 반발해 회의 시작 1시간 15분 만에 회의장을 이탈하고 투표에 불참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이뤄진 나 의원 선임의 건은 총 투표수 10표 중 부결 10표로 부결됐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무소속 최혁진 의원의 나경원 의원에 대한 발언에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2025.9.16. 연합

 

곽규택, 부인 사별한 박지원에 "사모님 뭐하냐"
여당 "너무 무례하다" 추미애 "윤리위 제소감"

 

이날 여야는 표결에 앞서 나 의원 간사 선임을 놓고 격한 언사를 주고 받았다. 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나 의원 간사 선임에 대해 반대할 수밖에 없다"며 "만약 나 의원이 법사위 (야당) 간사가 된다고 한다면 법사위가 국민들로부터 조롱을 당할 것이고 정상적인 운영이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내란을 옹호하고 내란 수괴의 구치소 접견 기록이 다수 있고 내란의 밤에 윤석열과 통화 기록까지 나오고 있는 현역 의원이 사실상 수사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법사위 간사를 맡는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나경원 간사 선임의 건은 안건 상정 자체도 반대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나 의원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지난 2018년 부인상을 당한 민주당 박지원 의원을 향해 "사모님은 뭐하시냐"고 따져 크게 반발을 샀다.

 

박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에서 나 의원을 향해 "남편이 법원장이니까 아내가 법사위 간사해도 되느냐"며 "남편까지 욕 먹이고 있는 것"이라고 하자, 곽 의원은 중간에 끼어들어 "사모님은 뭐 하세요? 지금?"이라고 했다. 이에 박 의원이 "돌아가셨다"고 하자, 곽 의원은 "그렇죠! 그런 말씀 하시면 안되는 거다"라고 했다. 박 의원의 부인 이선자 씨는 뇌종양으로 투병하다 지난 2018년 10월 별세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곽 의원에게 "그게 고인에게 할 소리냐. 선을 넘은 발언이다" "너무 무례하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추 위원장도 "발언 기회도 아닌데 지나치다. 잘못됐다.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감"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곽 의원은 자제해달라. 이 문제는 위원들과 추후 논의하겠다. 그대로 넘기지는 않겠다"고 했다.

 

곽 의원은 언쟁하는 과정에서 상대 의원에게 "야!"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나 의원을 향해 "어떻게 이런 사람이 국회 법사위에 간사로 추천이 되냐" "이런 인간이,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나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하자, 곽 의원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어디서 '이런 인간'이야! 야! 일어나봐!"라며 했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나 위원이 간사로 선임이 안 되고, 또 숫자가 많다는 이유로 여당이 일방적으로 엉뚱한 생각으로 부결시킨다면 대한민국 헌정사의 유례가 없는 폭거가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삼권분립, 사법부 재판 독립의 원칙이라는 절대적인 헌법 원칙이 여당 지도부에 의해, 심지어 대통령실의 많은 분위기가 그것을 부정한다는 느낌이 들어 온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민주당 박지원 의원에게 무리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자 곽 의원에게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2025.9.16. 연합
 

나 의원은 "간사 선임권을 갖고 면책특권 아래서 (민주당이) 온갖 허위 사실을 이야기하고, 의회가 이렇게 운영되는 것에 대해 자괴감을 금치 못한다"며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국회 패스트트랙 사건에서 제가) 구형을 받았다고 그만두라고 하는데, 그 논리면 대통령도 그 자리에서 내려오셔야 된다. 대통령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대법원에서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유죄 취지로 판결이 환송됐다"고 했다.

 

민주당 "곽규택 먼저 사람이 되라…윤리위 제소"

 

곽 의원은 법사위가 정회했을 때 박 의원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이고 "의원님, 죄송합니다. 미처 몰랐습니다. 정말 몰랐습니다"라고 말하며 손을 내밀었다. 박 의원은 곽 의원의 악수를 받아줬다.

 

다만 개인적인 사과와 별개로 민주당은 곽 의원은 국회 윤리위에 제소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당 대표를 향해 (내란 때) '죽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끔찍한 망언을 내뱉은 지 불과 일주일"이라면서 "그 참담함도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튀어나온 망언 릴레이에 경악을 금치 못할 따름"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곽 의원의 망언에 대해 국회 윤리위 제소를 포함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 아울러 지금도 사과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송언석 원내대표와, 징역 2년을 구형받은 피고인 나경원 의원을 지키기 위해 동료에 대한 예의와 고인에 대한 존중마저 내팽개친 곽 의원에게 한 말씀 드린다"며 "국회의원의 품격까지 바라지 않는다. 먼저 사람이 되라"고 일갈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으로 기소된 나 의원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지도부였던 나 의원은 관련 피고인 중 가장 높은 형량이 구형됐다. 나 의원에 대한 구형이 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되면 의원직이 상실되고 5년 이상 피선거권이 박탈되게 된다. 

 

나 의원은 최후진술에서 패스트트랙 충돌에 대해 "극단적 폭력이 아닌 농성, 구호 제창, 철야 농성 등 일상적이고 통상적인 정치 행위에 불과했다"고 주장하며 무죄를 호소했다.

                                                                                                        < 김민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