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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외교장관 “동맹과 좋은 협력했던 과거의 미국 아냐”

시사한매니져 2025. 9. 17. 01:38

 

 “미국 요구대로 관세협상 문서화했다면 경제에 큰 주름살”

조현 외교부 장관이 16일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이 진행된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의 ''조지아주 구금 사태''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조현 외교부 장관이 16일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구금 사태와 관련해 “과거 많은 동맹·우방과 상당히 좋은 협력을 해오던 그런 미국이 아니라는 것을 요즘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미국의 동맹국을 상대로 한 불법 체류자 단속으로 우리 국민들의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오래 묵혀둔 비자 문제를 미 측이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나섰고, 우리도 강하게 이를 압박해왔기 때문에 앞으로 비자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사태가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장관은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자진 출국한 구금자들의 재입국 시 불이익이 없도록 합의했지만 추방 기록은 아니더라도 불법 체류 기록이 남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전혀 기록을 안 남기기로 상호 합의를 봤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사태 중 일어난 인권침해 파악을 위해 전수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우리 국민의 인권침해 전수조사와 관련해 외교부, 법무부, 기업 합동 전수조사를 바로 시작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우선 외교부가 해당 기업 대표들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당직자는 “구체적인 조사 방법 등은 기업 대표와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준비되는 대로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수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피해 사례가 확인되는 대로 외교채널을 통해 미국 쪽에 항의할 방침이다.     < 서영지 기자 >

 

우리 형편에 맞는 수준으로 조정하기 위한 줄다리기 하고 있어

 

우원식 국회의장이 16일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국회 본회의에 출석하며 조현 외교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
 

정부가 미국과 후속 관세협상이 교착상태인 것은 3500억달러의 구체적 투자 방식 등에 있어 “일본과 같은 방식을 (미국이)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상호관세 협상 교착의 가장 큰 쟁점이 뭐냐’는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3500억불 (대미) 투자 내용에 있어 미국은 투자하는 방식, 수익 배분 구조 등을 기본적으로 일본과 같은 방식 형태 이런 것들을 원한다”며 “하지만 그렇게 됐을 때 우리 경제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여러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형편에 맞는 수준으로 조정하기 위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은 미국이 투자처를 선정하면 일본이 45일 이내에 현금을 보내고, 투자금 회수 뒤에는 미국이 투자 수익의 90%를 가져간다는 협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지난 7월30일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내리기로 했지만, 3500억달러(약 486조원)의 투자 방식 등 구체적 이행 방안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일본과 협상을 근거로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런 압박이 협상용 성격도 있다고 보고 있다. 김 총리는 “미국도 (일본과 같이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지만, 꼭 그대로 될 것이라고 본다기보다는 협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얘기하는 면도 있지 않겠냐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조선업 부흥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서 한국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이를 지렛대로 협상에 임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정부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각)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세협상을 문서화하지 않은 것은 ‘국익’을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정상회담) 당시에 (미국 요구를) 그대로 문서화했다면, 우리 경제에 상당히 큰 주름살이 될 수 있는 걱정스러운 내용이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재정 부담이 크면 헌법에 따라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한다’는 지적에 “동의한다. 미국 쪽에도 분명하게 밝혔다”고 전했다.

 

또한 정부가 대미 투자 관련 협상 과정에서 무제한 한-미 통화 스와프 협정 체결을 미국에 요구한 사실도 공개했다. 조 장관은 ‘우리가 미국에 무제한 통화 스와프를 요청했다는데 사실이냐’는 김건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그것도 (미국에) 제안한 여러 가지 내용 중의 하나라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한편, 한-미 간 무역협상을 위해 이날 미국에 도착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최종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16일부터 자동차 품목관세가 15%로 낮아진 점에 대해 “우리도 최대한 빨리 (15%로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서영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