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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불손' 검사 민낯 보여준 검찰개혁 청문회

시사한매니져 2025. 9. 23. 11:59
 

"제가 답변드리고 있습니다!" 고압 태도 논란
질의 중에 마이크 올리고 "내 맘대로 못하냐"
관봉권 띠지 분실에도 "내가 하지 않았다"
'지문 감식'도 안했으면서 '책임 미루기'만  

'연어술파티' 당사자 박상용, 관련 의혹 부인
"일요일 출정은 이화영 부지사가 원한 것"
'부처님오신날' 출정 물어보자 '대답' 회피
"누가 부처님 오신날에 3명 불러 대질하냐"
 법사위원이 지적하는데 실소하듯 웃기도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 당시 서울남부지검 수사팀장이였던 최재현 검사가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9.22. 국회TV갈무리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검찰개혁 입법 청문회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검사들의 고압적인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 증인으로 출석한 당시 담당 검사는 법사위원의 질의에 "제가 지금 답변드리고 있습니다!"라고 언성을 높이는가 하면, 답변하지 않겠다는 듯 마이크를 천장 방향으로 올려버리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 질타에도 아랑곳 않는 모습이었다. 오만불손한 태도를 가진 일부 검사들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는 현장이었다.

 

"제가 지금 답변드리고 있습니다!"
"마이크도 원하는 데 못 놓습니까!" 

 

관봉권 띠지 분실 당시 서울남부지검 수사팀장이자 담당 검사였던 최재현 검사(현 서울중앙지검 검사)는 이날 "관봉권 비닐을 누가 벗겼냐, 다 조사했을 것 아니냐"는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 질문에 "내가 없애지 않았다"면서 "검찰이 고의로 (증거물을) 은폐했다고 하는데 그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이어 최 검사는 "지난번 청문회를 보니까 저희 압수계 수사관들을 데려다놓고 (여당 의원들이) '너네가 그러니까 증거를 인멸했니, 말았니, 구속이 돼야 된다, 말아야 된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시는데"라고 말하다가 서 의원으로부터 발언을 제지 당하자, "지금은 제가 답변드리고 있습니다!"라며 고압적인 태도로 언성을 높였다. 피감기관의 증인으로 출석한 게 아니라 조사실 검사를 연상케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이 "그것(답변)도 허락을 받아서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항의하자, 최 검사는 보란듯이 오른손을 번쩍 들고 추미애 법사위원장에게 "답변 드려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추 위원장은 "의견은 위원장의 허락을 받아서 따로 말하면 된다. 지금 의견부터 얘기하는데, 묻지도 않은 것에 의견을 말씀하시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줬다.

 

최 검사는 이후에도 "말씀드리고 있지 않습니까" "좀 들어주십쇼"라며 고압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 당시 서울남부지검 수사팀장이였던 최재현 검사가 추미애 위원장에게 발언 기회를 요청하고 있다. 2025.9.22. 국회TV 갈무리

 

최 검사는 서 의원이 질의하던 중 답변을 거부하겠다는 듯 자신의 앞에 있던 마이크를 천장 방향으로 올려 버리기도 했다. 이에 서 의원은 "검사가 세상에서 무서운 게 없느냐"고 질타했고, 최 검사는 지적을 받고도 거듭 마이크를 천장 방향으로 올렸다. 서 의원이 다시 "마이크를 왜 올리느냐"고 하자, 최 검사는 "(마이크를) 제가 원하는 위치에 못 놓습니까. 이게 그런 자리입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최 검사는 "띠지 훼손을 알고도 왜 부장검사에게 보고하지 않았느냐"는 민주당 장경태 의원 질문엔 "당시 여러 사건이 진행되고 있었다"며 "사건 압수물이 훼손된 점에 대해서는 수사가 마무리 될 쯤에 보고해도 충분할 거라 생각했다"고 항변했다.

 

장 의원은 "권력형 게이트 주요 수사 대상인 '건진법사'(전성배)로부터 압수된 관봉권 압수물이 훼손됐는데 (상부에) 보고도 안하고, (후임 검사에게) 인수인계도 안했으면 (최 검사) 본인이 범죄 혐의에 가담한 거 아니냐"고 따졌고, 최 검사는 "이 사건이 범죄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에 장 의원이 "(범죄가 아니라) 그러면  뇌물도 아니고, 건진법사 소유물이니 1억 6500만 원을 다 돌려줘야하느냐"고 질타했다.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 당시 서울남부지검 수사팀장이였던 최재현 검사가 자신의 앞에 있던 마이크를 천장 방향으로 올려 버렸다. 2025.9.22. 국회TV 갈무리

 

띠지 분실 당시 남부지검장이었던 신응석 전 검사장은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의 "관봉권 띠지 지문 감식을 했냐"는 질문에 "감식을 하지 못 했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핵심 증거물을 잃어버렸는데 검찰은 아무런 책임도, 조사도, 감찰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담당 주임 검사가 관봉권 띠지가 분실된 사실을 지난 4월에 알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수사관들 사이에선 남부지검이 일을 잘 못하고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는 실정"이라고 했다. 

 

신 전 검사장은 "결과적으로 일이 이렇게까지 된 것에 대해서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관련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신응석 전 서울남부지검장이 박은정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9.22. 국회TV 갈무리

 

지난 5일 검찰개혁 입법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던 김정민 수사관은 이날도 다시 출석했지만, 관봉권이 띠지에 묶여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을 반복했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관봉권을 세기 위해 띠지를 제거한 것이라고 자연스러운 추정이 가능한데 그렇냐"고 묻자, 김 수사관은 거듭 "그 당시 기억은 구체적으로 없다"고 했다.

 

"부처님오신날 출정하는 게 말이 되냐"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의혹' 당사자인 박상용 검사(당시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현 법무연수원 교수)도 청문회에 출석했지만, 관련 의혹들을 부인했다.

 

서 의원이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를 일요일에 검찰로 불러내는 게 맞느냐"고 따지자, 박 검사는 "주말에 조사한 적이 있다"며 "피고인(이화영)이 그것을 요구해서 그렇게 불렀다"고 답했다. 박 검사는 '진술 세미나를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없다"고 답했다. '연어 파티를 한 적 있느냐' '회초밥 파티를 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도 거듭 "없다"고 부인했다.

 

다만 박 검사는 이 전 부지사를 법정 공휴일인 '부처님오신날'에 불렀는지에 대해선 "확인해 봐야 안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에 서 의원은 "회 초밥을 17인분, 25인분, 68인분을 (수원지검에) 가지고 갔다는 진술들이 나왔고, 부처님오신날 결제된 것"이라며 "해당 날짜에 이 전 부지사,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 방용철 전 부회장을 같이 불렀다. 이런 형태의 수사를 하는게 맞냐"고 질타했다.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박상용 검사(당시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현 법무연수원 교수)가 대북송금 수사 '연어 술파티'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2025.9.22. 국회TV 갈무리

 

서 의원은 "(이화영, 김성태, 방용철) 3명이 동시에 부처님오신날 소환해 달라고 요구하느냐, 어디서 거짓말을 하는 것이냐"고 꾸짖었고, 박 전 검사는 "이 전 부지사의 경우 주중에 접견이 굉장히 많아서 주말 조사를 선호하는 면도 있었다"며 "저 (대북송금) 사건 같은 경우는 김성태, 방용철, 이화영의 3명의 대질조사가 중요했기 때문에 이 전 부지사의 스케줄에 맞춰서 조사를 하는 편이었다"고 항변했다.

 

박 검사의 태도 역시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서 의원이 거듭 "누가 부처님오신날에 3명을 대질신문 하느냐"고 지적하면서 "국민 여러분, 뻔뻔스러운 검사의 얼굴이에요!"라고 하자, 박 검사는 비웃듯 안면에 웃음기를 띠었다. 박 검사는 서 의원이 "윤석열은 왜 대통령을 그만뒀느냐"고 묻자, 뜸을 들이며 답변을 하지 못하기도 했다. 이에 박 의원이 "내란을 저질렀잖아요"라며 질책성 발언을 하자, 또다시 실소하듯 웃었다.               < 김민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