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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 트럼프, 길 좀 터줘” 미 대통령 이동에 갇힌 프랑스 대통령
시사한매니져
2025. 9. 24. 12:23
마크롱, 길 건너 지나가게 해달라고 부탁했으나, 뉴욕 경찰 정중히 거절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량 행렬 때문에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발이 묶인 모습이 화제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22일 밤 유엔 총회장을 떠나던 마크롱 대통령은 맨해튼 거리에서 교통이 통제되면서 오도가도 못할 처지에 놓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길을 건너 지나가게 해달라고 부탁했으나, 뉴욕 경찰에 의해 정중히 거절당했다. 뉴욕타임스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교차로에 선 마크롱 대통령은 “저와 10명이 있는데, 프랑스 대사관(주뉴욕 프랑스 영사관을 말함)으로 가려고 한다”고 행선지를 밝혔다. 경찰관은 “대통령님”이라고 부르며 공손한 태도를 취했지만 “정말 죄송하다. 지금 모든 게 멈춰 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 행렬이 오고 있다”라며 이동을 허락해 주지 않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차량이 안 보이는 즉시 내가 길을 건너도 되겠냐. 지금 당신이랑 협상하는 거다”라고 농담을 건넸고, 경찰들, 함께 있던 사람들도 다 같이 웃음을 머금었다.
잠시 뒤 마크롱 대통령은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잘 지냈느냐. 그거 알고 계시냐. 지금 당신 때문에 모든 게 멈춰버린 길거리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에게 뭐라고 대답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마크롱 대통령은 웃음을 터뜨리며 대화를 나눴다. “가자 지구 상황에 대해 당신(트럼프 대통령)과 카타르 관계자들과 함께 논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모습은 마크롱 대통령과 동행한 여러 기자들이 찍은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마크롱 대통령이 이번 기회를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으며, 두 사람이 국제 문제에 대해 “매우 따뜻하고 우호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도로 통제가 풀린 뒤 결국 길을 건너는 데 성공했다. 프랑스 언론사인 브뤼(Brut)가 공개한 영상에선 마크롱 대통령이 대사관까지 도보로 걸어가며 사람들과 인사하고 기념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이 담겼다. 마크롱 대통령은 제80차 유엔 총회 공동 의장을 맡아 뉴욕에 방문했다. < 정유경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