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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간 · 쓸개 내주고 오해받아도 국민 삶 보탬 될 일 할 것”

시사한매니져 2025. 10. 8. 00:29

 “국민 세심히 살피는 것이 대통령 가장 큰 책무임을 명절 맞아 다시금 새겨”

 

이재명 대통령 엑스(X)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이 “때로는 간과 쓸개를 다 내어주고, 손가락질과 오해를 감수하더라도 국민의 삶에 한 줌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7일 오전 인스타그램과 엑스(X) 계정에 글을 올려 이렇게 언급한 뒤 “국민 여러분의 오늘과 민생의 내일을 더 낮은 마음으로, 더 세밀히 챙길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추석 인사 때 찍은 것으로 보이는 한복 입은 대통령 내외의 사진 여러장도 함께 올렸다.

 

최근 국가전산망 마비 사태 중에 예능 프로그램인 ‘냉장고를 부탁해’ 녹화를 한 일로 야권의 비난이 거센 가운데, 이번 방송 출연이 ‘추석 명절을 맞은 케이(K)푸드 홍보 취지’였음을 강조하며 ‘비판도 감내하겠다’는 입장을 에둘러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이어 이 대통령은 “각자의 자리에서 각기 다른 환경과 상황을 마주하며 살아가는 국민 여러분을 세심히 살피는 것이 대통령의 가장 큰 책무임을 명절을 맞아 다시금 새겨본다”며 “이번 추석 인사에서도 말씀드렸듯 명절의 즐거움을 온전히 누리기에는 민생의 현실이 결코 녹록지 않다. ‘그럼에도’ 사랑하는 이들과 서로를 응원하고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그럼에도’ 웃으며 함께 용기를 나누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썼다.       < 최예린 기자 >

 

‘식사 번개’ ‘즉석 간담’→‘공식 만남’…이 대통령 달라진 소통

 

이재명 대통령이 6월1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 1층 구내매점에서 출입기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오늘 이 대통령이 어디에 나타날까?”

이재명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6~7월,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은 이 대통령의 ‘위치’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이 대통령이 종종 예고 없이 대통령실 커피숍과 식당을 찾아 기자들과 차담을 나누거나 ‘점심 번개’를 하며 현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의견을 들었기 때문이다. 새내기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이 뉴스거리가 되는 상황이라, 대통령의 위치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기자들 용어로 ‘물을 먹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렇게 비공식적으로 기자들을 만나는 파격 행보를 즐겼다. 기자들 사이에 알려진 이 대통령과 기자들의 비공식 만남은 6월10일, 11일, 26일, 7월8일 등 총 네 차례에 이른다. 이외에 알려지지 않은 비공식 만남이 더 있을 수 있다. 이전 대통령 때는 쉽게 보기 힘든 행보였다. 기자들 사이에 이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격의 없는’ 소통을 한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이런 비공식적 만남은 기자들에게 대통령의 고민과 속내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됐고, 이재명 정부의 정책과 비전에 대한 보도를 더욱 내실 있게 할 수 있게 만드는 자양분이 됐다.

 

특히 지난 7월8일 이 대통령은 김민석 신임 국무총리와 함께 대통령실 구내매점에서 출입 기자 10여명을 만나 커피를 마시며 현안에 대해 문답을 주고받는 즉석 간담회를 가졌다. 이 대통령은 ‘비보도’를 전제로 공개 석상에서 하기 힘든 국정의 뒷이야기들을 쏟아냈고 기자들이 취재하면서 어려운 점이 없는지 묻기도 했다. 이날 모임은 사전 약속이 아닌 그야말로 우연한 만남이었고, 10여명의 기자들은 운 좋게 이 대통령과 장시간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보도가 가능한 즉석 간담회도 종종 있었다. 완전한 ‘조우’는 아니고 공식-비공식 만남의 중간쯤 되는 만남이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1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20분간 즉석 기자간담회를 했고, 7월23일 일본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는 50분간 기자 질문을 받았다. 이날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 어떤 자세로 임하는지 솔직한 심정을 보도 가능한 수준에서 충분히 설명했다.

 

취임 두 달을 넘긴 8월부터 이 대통령은 이런 비공식 만남을 급격히 줄였다. 이 대통령이 구내매점 등에서 기자들과 ‘번개 만남’을 갖는 경우는 사라졌고, 국정 뒷얘기를 들을 기회도 거의 없어졌다. 대신 이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빠르게 100일 만에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여는 등 공식적인 소통을 확대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의 소통 스타일이 바뀐 이유로 ‘대통령실 체제 완비’를 먼저 꼽았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초기에는 홍보수석도 없었고, 대통령실 체제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지금은 대통령실 진용이 완전히 갖춰지니 안보는 안보실장이, 정책은 정책실장이, 전체적인 것은 홍보수석이 설명하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설명하는 자리가 줄어든 면이 있다”고 말했다.

 

‘외부일정 확대’도 취재진과의 비공식 접촉이 줄어든 이유 중 하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비공식 접촉을 일부러 줄인 것은 아니다”라며 “대통령의 일정을 보면 알겠지만, 워낙 일정이 많고 바쁘다. 이전에 기자들과 구내식당에서 식사할 때 조우하면서 소통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그런 일정이 없다 보니 비공식 접촉도 줄어든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8월부터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본격화하는 등 비공식 간담회에서 풀어내기 어려운 민감한 주제가 많아진 것도 이 대통령이 비공식 접촉을 줄인 이유 중 하나이다. 국익을 위해 보도되어서는 안 되는 사안이 늘면서 이 대통령이 기자들과의 격의 없는 만남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 신형철 기자 >

 

‘냉부해’ 김풍 요리에 이 대통령 “보기와 다르네…문화자산 핵심은 음식”

‘세계 알릴 K푸드·식재료 시래기’ 요리 요청

 

 
 
이재명 대통령(오른쪽)과 김혜경 여사가 6일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모습. 유튜브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가 추석을 맞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문화자산의 핵심은 음식”이라며 ‘케이(K) 푸드’를 세계에 알릴 식재료 ‘시래기’로 요리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제이티비시(JTBC)는 이날 밤 10시, 이 대통령 부부가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특집 방송을 방영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예능 프로그램에 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은 앞서 ‘케이 푸드를 홍보하자’는 취지 아래 지난달 28일 사전 녹화를 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본격적 요리 대결에 앞서 “추석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풍성함”이라며 “우리 국민 여러분 모두 즐거운 추석이 되셨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문화가 (중요한) 자산이다. 그중 케이팝이나 드라마도 중요하지만 가장 큰 문화의 핵심은 음식”이라며 “음식은 (입맛이) 고정되면 잘 바뀌지 않는 만큼 지속성이 있어 산업적으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식을 세계에 알리고 나아가 케이푸드 수출에 도움이 되고자 프로그램에 나왔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자원이 많지 않지만 문화는 세계가 주목할 자산”이라며 “케이푸드를 차세대 핵심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셰프들에게 부탁한 요리 주제 역시 ‘전 세계에 알리고 싶은 케이푸드’와 ‘전 세계에 알리고 싶은 케이식재료, 시래기’로 정했다. 이 대통령은 “시래기는 (저에게 있어) 추억의 음식이자, 맛도 좋고 비타민도 풍부한 건강식”이라며 “원산지 ‘한국’을 표시해 얼마든지 수출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시래기를 ‘전 세계에 알리고 싶은 식재료’로 꼽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김 여사의 요리 중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시래기 고등어조림’을 꼽기도 했다.

 

정지선 셰프는 멥쌀가루를 섞은 시래기 반죽으로 만든 송편 ‘시래기 떡상’을 내놨고, 김풍 작가는 누룽지로 만든 도우에 들기름과 버터를 섞어 볶은 시래기, 비트로 물들여 페퍼로니처럼 만든 연근을 올린 ‘이재명 피자’를 선보였다. 다소 낯선 조합으로 이뤄진 김 작가의 음식을 먼저 시식한 김 여사가 “이게 왜 맛있냐”며 웃자, 이 대통령 등 출연진도 함께 웃었다. 이 대통령도 이후 피자를 한입 먹고는 “보기와는 다르다”며 “독자적인 상품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감탄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승리는 김 작가에게로 돌아갔다.

 

‘전 세계에 알리고 싶은 케이푸드’를 주제로 한 대결에선 손종원 셰프가 잣을 활용한 타락죽과 보리새우강정, 더덕 섭산삼, 콩가루 다식을 선보였고, 최현석 셰프는 외국인들의 입에 더 잘 맞도록 튀긴 닭을 이용한 삼계탕을 내놨다. 두 사람의 대결에 이 대통령과 김 여사가 각각 한 표씩을 던졌지만, 이 대통령 부부는 상의 끝에 손 셰프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프로그램에서 김 여사는 “(이 대통령이) 부부싸움을 하면 장문의 편지를 써서 주는 습관이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잘못해서 싸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냉장고를 부탁해는 추석 특집으로 특별 편성됐다. 애초 지난 5일 방영 예정이었지만, 최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국가전산망 장애를 수습하던 행정안전부 공무원이 사망해 전 부처가 추모의 시간임을 들어 지난 4일 대통령실 쪽에서 방영일을 연기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방송이 하루 연기됐다.                          < 이정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