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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한국서도 미국서도 "트럼프 반대" 분노의 물결

시사한매니져 2025. 10. 19. 12:20

 

서울선 '동맹 수탈', 뉴욕선 '독재·폭정' 반대

서울선 'NO 트럼프', 뉴욕선 'NO 킹스'
'동맹 수탈' 트럼프 규탄…"날강도 수준"
3500억 달러 투자 약속 전면 철회 촉구

APEC 전 '무리한 협상 타결' 위험 경고
21일부터 '국민농성', 25일 시민 대행진

뉴욕·워싱턴·시카고 2600개 도시·마을서
"우리의 민주주의, 끝날까 봐 두렵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동맹 수탈' 정책에 맞서 주권과 국익을 수호하고자 발족한 시민사회 연대조직인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 주최로 18일 광화문에서 'NO트럼프 범시민대행진'이 열렸다. 참석자들이 주한미대사관 앞에서 'NO 트럼프'를 외치고 있다. 2025. 10. 18 민중의소리 영상 갈무리
 

토요일인 18일 서울과 뉴욕을 포함한 한국과 미국 주요 도시가 분노하는 양국 국민들의 "트럼프 반대" 물결로 뒤덮였다. 한국에선 '3500억 달러 강탈 시도' 등 제국주의 행태가, 미국에선 날로 독재화하는 트럼프의 폭정이 초점이었다.

 

서울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동맹 수탈' 정책에 맞서 주권과 국익을 수호하고자 발족한 시민사회 연대조직인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 주최로 'NO트럼프 범시민대행진'이 열렸다. 집회는 오후 3시 "윤석열 탄핵"을 외쳤던 광화문광장 서십자각터에서 시작해 미국대사관-종로-시청으로 도심 행진을하고, 미국대사관 앞 차로에서 트럼프를 규탄하고 집회를 마무리했다.

 

한국서도 미국서도 "트럼프 반대" 물결
서울에선 'NO트럼프', 뉴욕선 'NO 킹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서십자각터 집회에서 "한미동맹은 미국 스스로, 트럼프가 이미 걷어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열흘 후 방문하는 트럼프에게 우리 민중들의 목소리를, 우리 국민이 민주주의를 지켜낸 그 힘을 다시 한번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우리 경제와 경제주권을 지키기 위해 단호하게 트럼프에게 NO라고 얘기하고 협상장을 걷어차고 우리의 자주권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가 시민들은 "대미 투자 전면 철회" "NO 트럼프"라고 쓰인 손피켓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으며, '이런 게 동맹이냐! 대미 투자 강요 규탄!' 등의 구호를 외치기고 했다.

 

미대사관 앞에서 진행된 정리 집회에서 시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 관세를 무기로 대미 투자 3,500억 달러(약 480조 원)를 선불이라며 전액 현금으로 낼 것을 압박하는 것에 대해 "날강도"라고 성토하며 이재명 정부에 대미 투자 협상을 중단하고 투자 약속을 전면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정부 협상팀이 오는 3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앞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을 의식해 무리하게 타결을 서두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경찰이 '트럼프 방한 반대, 약탈적 투자 강요 규탄' 등을 주장하며 연좌시위를 벌이던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을 해산 및 이동조치 하고 있다. 2025.10.11 연합
 

'동맹 수탈' 트럼프 규탄…"날강도 수준"
"3500억 달러 투자 약속 전면 철회 촉구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미 대사관 앞 집회에서 "한미 정상회담 전 타결을 목표로 한미 협상 대표들이 3500억 달러 대미 투자를 두고 현찰 선불, 10년 또는 3년 분할 등 말들이 많다"면서 "APEC 이전에 합의는 다 하고 정상회담은 요식 절차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동맹수탈에 굴복하면 대한민국 경제는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고 고꾸라질 만큼 위기의 수준이 다르다.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자칫 방심하면 국민들도 모르는 사이에 관료들이 나라를 통으로 팔아먹을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도 "3500억 달러 투자금액을 3년 안에 내라는 미국의 요구를 10년에 나눠 내겠다거나, 통화스와프를 전제로 우리에게 조금 덜 위험하게 하겠다는 접근방식으로 수용해서는 안 된다. 또 APEC 정상회의까지 어떻게든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속도전에 매우 큰 우려를 보낸다. 이미 이 대미 투자의 기만성을 깨달은 국민들은 신중하게, 당당하게 협상해야 한다. 우리 정부 믿을테니 국민을 믿고 당당하게 하라. 국민이 우선이고 국익이 우선이다. 위험하다"고 가세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 및 세계은행(IMF/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워싱턴 특파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5.10.17 [기획재정부 제공] 연합
 

APEC 이전 '무리한 타결' 추진 위험 경고
21일엔 '국민농성', 25일 2차 시민 대행진

 

앞서 일부 언론은 한미가 3500억 달러의 투자 시기를 최대 10년으로 분할하고 원화로 투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방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처음 듣는 얘기"라면서 이를 부인했다.

 

트럼프의 '제국주의적 행태'에 대한 규탄 행사는 이번 주에도 이어진다. 21일 오전 10시엔 광화문에서 각계 시국선언 기자회견과 '국민농성'이 예정돼 있고, 25일 오후 3시에는 숭례문에서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 주최로 2차 'NO트럼프 범시민대행진'이 진행된다.

 

앞서 각계 원로들은 16일 전국시국회의 주관으로 서울 향린교회에서 발표한 시국 선언문을 통해 △ 한국 경제와 한국민의 삶 파탄 낼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반대한다 △ 트럼프 정권은 약탈적 통상 압박을 즉각 중단하라 △ 이재명 정부는 시민의 힘을 믿고 당당하게 맞서라 등의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시청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 중, 트럼프 마스크를 쓴 시위자가 "나는 역겨운 성도착자"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있다. 2025. 10. 18 [로이터=연합]
 

뉴욕·워싱턴·시카고 2600개 도시·마을서
트럼프 폭정 반대 'NO 킹스' 시위 물결

 

이날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도 트럼프의 폭정과 독재화 시도를 성토하는 'NO 킹스'(왕은 없다) 집회가 수도 워싱턴D.C.와 뉴욕, 보스턴,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애틀랜타, 휴스턴을 포함해 50개 주 2600개 도시와 마을에서 열렸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는 이제 그만! 대통령 규탄 시위대 전국서 단결'이란 기사에서 "전국 도시들에서 수많은 항의 군중이 모여 왕처럼 행동한다고 보는 대통령을 규탄하고,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 하루 내내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번 행사는 전국 및 지역 단체들과 진보 단체인 인디비저블, 무브온 등이 주최했으며, 배우 로버트 드 니로 등 여러 유명인이 공개 지지를 보냈다.

 

뉴욕타임스와 로이터,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오가 되자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는 축제 같은 분위기에서 수만 명의 인파로 넘쳐났고, '나는 어떤 왕에도 충성 맹세를 안 한다'란 문구 등이 적힌 다채로운 손피켓들로 가득 찼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시작된 '개구리 복장'을 시민도 있었다. 시위대는 성조기를 흔들며 "트럼프는 이제 그만!"이라고 외쳤고 7번 애비뉴를 따라 남쪽으로 행진했다. 'NO 킹스' 구호는 미국 식민지를 지배했던 영국 왕 조지 3세를 가리키는 것으로 트럼프의 '제왕적' 국정 운영을 겨냥한 말이다.

 

수만 명의 뉴욕 시민들이 18일 맨해튼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트럼프 폭정에 반대하는 'NO 킹스'(왕은 없다) 시위에 참석했다. 2025. 10. 18 [AFP=연합]

 

수만 명, 맨해튼 타임스퀘어 꽉 채워
"우리의 민주주의, 끝날까 봐 두렵다"

 

주최 측은 시민들이 최근 몇 달 트럼프의 '독재적' 행동에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대학 공격, 이민자 추방, 도시 내 연방군 배치, 정적 기소, 언론 탄압, 선거구 재편, 법원 판결 무시 등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수도 워싱턴D.C.에서도 오전부터 미 의회 의사당 앞으로 인파가 몰려들기 시작해 백악관과 의사당을 잇는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를 가득 메웠다. 시위 참가 이유에 대해 에드 클리멕(62)은 "우리의 민주주의가 끝날까 봐 두렵다..우리 목소리를 내기 위해 왔다"고 말했고, 페피 그레코(69·여)는 "지금 일어나는 일들에 내가 너무 무력하다고 느껴서 나왔다고 말했다.

 

주방위군 투입 지시를 놓고 트럼프와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간 법정 소송이 진행 중인 시카고에선 규탄 집회가 그랜트 파크에서 열렸다. 지역 출신인 할리우드 배우 존 쿠삭은 발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곳을 파시즘의 거점으로 만들 거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당신은 우리 거리에 군대를 투입할 수 없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반란 진압법을 발동할 만큼 혼란을 일으킬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18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NO 킹스(왕은 없다)" 시위가 열렸다. 2025. 10. 18 [AFP=연합]

 

공화당 "모두 친하마스, 안티파 사람"
'축제 같은' 집회…"비폭력·평화 시위"

 

인디비저블 공동 창립자인 리아 그린버그는 이날 언론에 "우리는 왕을 두지 않았고 평화적으로 시위할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고, 워싱턴D.C.의 집회 주최자 리즈 카타네오도 CNN 인터뷰에서 "우리 운동은 항상 비폭력과 평화적 시위에 대한 약속을 지켜왔다"고 말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비폭력과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노란색 옷과 두건 등을 착용했으며, 트럼프 행정부를 풍자하는 각종 인형과 함께 특이한 복장이나 분장을 하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날 시위와 관련해 트럼프는 17일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그들은 나를 왕으로 지칭하고 있지만, 나는 왕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공화당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회견을 통해 '미국 혐오 집회'(hate America rally)라면서 "알다시피, 모두 친하마스 세력이고 안티파(Antifa) 사람들이다. 그들이 모두 커밍아웃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미 민주당의 주요 정치인들은 시위에 직접 참가하거나 sns를 통해 지지 메시지를 보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X를 통해 "오늘의 'NO 킹스' 시위는 미국의 본질에 대한 확증이다.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다"라고 썼다. 한편 유럽의 런던과 파리, 베를린, 로마, 마드리드, 바로셀로나 등의 미국대사관과 영사관, 도심에서 'NO 킹스' 연대 집회들이 진행됐다.                                                    < 이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