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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시장에 ‘사회주의자 무슬림’ 34살 맘다니 민주후보 당선

시사한매니져 2025. 11. 5. 13:57

민주당 맘다니, 3선 쿠오모 꺾고 돌풍

트럼프 강력 견제에도 승리, 정계변수로  

 
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 자치구에 위치한 클린턴힐 공립학교에서 조란 맘다니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가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조란 맘다니(34)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가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에이피(AP) 통신은 4일 밤 9시 38분 “맘다니가 뉴욕 시장 후보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엔비시(NBC) 뉴스는 이보다 6분 앞서 맘다니 후보 당선을 발표했다. 시엔엔(CNN), 뉴욕타임스 등도 비슷한 시각에 ‘맘다니 당선’ 속보를 내보냈다. 투표는 이날 밤 9시 종료됐다.

 

맘다니 후보가 뉴욕주지사를 지낸 무소속 앤드루 쿠오모(67) 후보와 커티스 슬리워(71)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최종 당선되면 ‘자본주의의 심장’ 뉴욕에서 ‘사회주의자’ 시장이 탄생하게 된다. 첫 무슬림·남아시아계·밀레니얼(1980~90년대 출생) 시장이라는 기록도 갖게 된다.

 

무명에 가까웠던 정치 신인 맘다니 후보는 지난 6월 뉴욕시장 예비선거에서 거물 정치인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꺾고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맘다니 후보는 고물가에 시달리는 뉴욕 서민층의 생활 형편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 공약을 내걸어 돌풍을 일으켰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뉴욕시장 선거를 하루 앞둔 3일 민주당 조란 맘다니 후보를 겨냥해 “맘다니가 당선된다면 뉴욕시는 경제·사회적으로 완전한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해 뉴욕시에서의 신예돌풍을 경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 트루스소셜에 “공산주의자 후보 맘다니가 뉴욕시장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정말 최소한으로 요구되는 수준 외에는 내가 사랑하는 첫 번째 고향(뉴욕)에 연방정부 기금을 지원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공산주의자가 이끄는 한 한때 위대했던 도시는 성공은커녕 생존조차 불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으로서 나는 잘못된 곳에 좋은 돈을 쏟아붓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경험도 없고 완전한 실패 기록만 있는 공산주의자보다는 차라리 성공한 기록이 있는 민주당 후보가 이기는 게 낫다”며 민주당 경선 탈락 후 무소속으로 뉴욕시장 선거에 출마한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에게 한 표를 행사하라고 독려했다. 그는 “여러분이 개인적으로 쿠오모를 좋아하든 아니든 선택지는 없다”며 “그에게 투표해야 하고, 그가 훌륭하게 일해 주길 바랄 수밖에 없다”고 했었다.

인도계 무슬림인 맘다니 후보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뉴욕시가 임대료 관리 권한을 가진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의 임대료 동결, 최저임금 인상, 무상버스·무상교육 확대 등 공약을 내세우며 진보 성향을 드러내 왔다. 맘다니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쿠오모 전 주지사를 큰 폭으로 앞서 뉴욕시장 당선이 유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시뿐 아니라, 주지사 선거가 치러지는 버지니아주와 뉴저지주 유권자들을 향해서도 “공화당에 행사하는 한 표는 에너지 비용이 크게 내려간다는 것을 뜻한다”며 공화당 후보들에 대한 투표를 독려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뉴욕시장을 비롯해 뉴저지·버지니아주 주지사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1년 앞두고 반 트럼프 정서 확산을 나타내는 등 공화·민주당의 현주소와 민심을 평가하는 지표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뉴욕/김원철 특파원, 김희진 기자 >

 

미국 민주당, 뉴저지·버지니아 주지사 선거도 승리

버지니아선 4년 만에 주지사 탈환

 

 
미국 버지니아주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 윈섬 시어스 후보를 꺾고 승리한 민주당 애비게일 스팬버거 당선인이 4일 가족과 함께 무대에 올라 승리 연설을 하기 전 모습이다. 로이터 연합
 

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집권 이후 치러진 첫 주요 지방선거에서 뉴저지와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모두 석권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5일 아에프페(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의 마이키 셰릴 후보와 애비게일 스팬버거 후보가 각각 뉴저지와 버지니아에서 공화당 후보를 여유 있게 제치고 당선됐다. 미 연방기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속에서 치러진 이번 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정부 구조조정 및 대규모 예산 삭감 정책에 대한 ‘중간 심판’ 성격이 짙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뉴저지 주지사로 선출된 마이키 셰릴 당선인은 전 해군 조종사 출신으로, 공화당의 기업인 출신 후보 잭 치타렐리와 접전을 벌인 끝에 결국 승기를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뉴저지와 뉴욕을 잇는 허드슨 터널 사업 자금 집행을 동결한 조치가 쉐릴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공화당 소속 글렌 영킨 주지사가 있는 버지니아주에서도 민주당이 재탈환에 성공했다. 버지니아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주였으나, 지난 대선에서 공화당이 격차를 좁히며 추격해오는 등 접전지로 평가됐다. 버지니아주지사 선거에서 이긴 스팬버거 당선인은 중앙정보국(CIA) 재직 경험이 있는 3선 하원의원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우군으로 알려진 윈섬 시어스 부지사를 물리치고 버지니아 최초의 여성 주지사가 됐다. 하원의원 시절 당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정책 일부를 반대하는 등, 민주당 내에서도 중도 성향으로 평가받는다.

 

스팬버거 당선인은 승리 연설에서 “모든 버지니아 주민들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 비용을 낮추고 지역사회의 안전을 지키며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공공기관을 해체하고 수십만 명을 해고한 정책에 맞서 “연방 공무원을 지킬 주지사”가 되겠다고 강조해 왔다.                                            < 정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