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이 중재 중인 종전 협상과 관련해 영토 문제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8일 밝혔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최근 진행한 종전 협장에서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다며 기대감을 키웠으나, 여전히 ‘핵심 쟁점’을 두고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각자의 구상이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돈바스에 대해 통일된 견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돈바스는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와 도네츠크주를 아우르는 지역이다. 러시아는 루한스크주 대부분과 도네츠크주 4분의 3을 점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는 현재까지 차지하지 못한 돈바스 지역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영토를 받아내야 종전 합의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이같은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과 동부 지역 통제권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을 포함한 서방 동맹국들로부터 안보를 보장받기 위한 별도의 합의를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나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몇시간 전까지도 제안을 읽지 않았다는 것에 조금 실망스럽다”고 발언한 이후 나왔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지난 4~6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종전 협상을 진행한 뒤 새 종전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협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AFP 통신에 “미국 측이 ‘더 빨리, 더 빨리’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회동할 예정이라고 AFP는 전했다. < 조문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