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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당 필버 남발에... 우원식 239시간 사회, 주호영은 고작 33시간

시사한매니져 2025. 12. 24. 13:37
 

우원식·이학영이 200시간씩 사회 땜빵


우원식 "과로로 무제한 토론 운영에 영향"
"정치적 입장과 사회 거부는 별개의 문제"

민주당, 주 부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 제출
"본회의 사회 보든지 아니면 즉각 사퇴하라"

" 국힘, 우 의장 화장실 가는 것도 항의해"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왼쪽)과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재선의원 공부 모임인 '대안과 책임'이 개최한 '지방선거 D-6개월 어떻게 해야 승리할 수 있나?' 토론회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25.12.16. 연합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 부의장이 또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사회를 내팽개쳤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주 부의장이 22대 국회 들어 진행된 필리버스터 509시간 중 33시간만 사회를 진행한 것을 두고 "이날 밤부터 사회를 맡아 달라"고 했다. 우 의장과 이학영 부의장이 필리버스터 사회를 각각 200시간 이상씩 맡으면서 심각한 과로 상태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주 부의장은 사회를 보든지 아니면 즉각 사퇴하라"고 했다.

 

우 의장은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이 의결된 뒤, 주 부의장에게 "금일 오후 11시부터 내일(24일) 오전 6시까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사회를 맡아달라"고 요구했다.

 

우 의장에 따르면 22대 국회 개원 이후 총 10회에 걸친 필리버스터가 약 509시간 진행됐지만, 주 부의장이 사회를 거부하면서 우 의장이 239시간, 이학영 국회부의장이 238시간 사회를 봤다. 이날도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안에 이어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임시국회 2회차 필리버스터가 진행 중이다.

 

우 의장은 "이번 2박 3일 필리버스터는 이 부의장과 하루 12시간씩 맞교대 사회를 보고 있고, 2박 3일 필리버스터에서 각 25시간씩 사회를 본다"면서 "주호영 부의장은 (22대 국회 들어) 10회 필리버스터 중 7회 사회를 거부했고 33시간의 사회만 맡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장과 부의장도 사람이기에 체력적 부담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고, 이런 상황에 필리버스터의 정상적 운영에 중대한 영향을 준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국회법 해설'에는 필리버스터 실시에 있어 회의 진행 중 정전 등 불가피한 사유로 무제한 토론을 실시할 수 없는 경우 정회할 수 있다고 해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사회를 보는 의장단은 과로한 피로에 의해 필리버스터를 정상적으로 실시할 수 없다"며 "주 부의장이 본인의 정치적 입장을 취하는 것과 사회 교대를 거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주호영 국회부의장에게 필리버스터 사회를 요청하고 있다. 2025.12.23. 연합
 

본회의 사회는 국회의장과 부의장 등 3명만 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필리버스터 사회를 거부하면서 사실상 우 의장과 이 부의장이 번갈아 필리버스터 사회를 보고 있는 셈이다. 거기에 국민의힘이 비쟁점 법안을 포함한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에 나서면서 우 의장과 이 부의장의 과로가 가중되고 있다.

 

주 부의장은 그동안 국민의힘의 요청을 명분으로 필리버스터 사회를 거부해왔다. 지난해 7월 25일 당시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주 부의장에게 "민주당 출신 우 의장의 편파적이고 일방적인 의사진행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주 부의장께서 사회를 거부해 달라"고 요구했다. 

 

주 부의장은 지난해 7월 방송통신 4법의 필리버스터 사회 거부를 시작으로, 내란전담재판부 법안(이날), 민생법안과 하급심 판결문 공개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지난 12일),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지난 9월), 노란봉투법·방송3법(지난 8월) 등의 필리버스터 사회를 거부했다.

 

필리버스터 사회 거부에 관해 주 부의장은 지난 9월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파괴의 현장에서 사회를 보지 않겠다"고 핑계를 댔다. 핵심 이유는 민주당이 검찰청 폐지, 조희대 대법원장 비판 등이었다. 국회 운영을 위해 정치 중립적 위치를 지켜야 하는 국회부의장이 정치적 이유로 필리버스터 사회를 거부한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16일 사실상 부의장 역할을 하지 않은 주 부의장에 대해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다음에 주 부의장은 한 차례도 보지 않았다. 인격 살인 수준"이라면서 "이것에 대해서는 국회부의장이자 동료 의원 차원에서도 더는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26일 정부조직법 수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위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가 진행된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본회의 사회를 거부함에 따라 장시간 사회를 보던 중 일어서서 발언을 듣고 있다. 주호영 부의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정부조직법 처리에 반대하며 "사법 파괴의 현장에서 사회를 보지 않겠다"고 전날 밝혔다. 2025.9.26. 연합
 

민주당 허영 원내정책수석부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주 부의장이 국회부의장의 역할과 책무를 방기해 왔다"면서, 사퇴를 촉구했다.

 

허 수석부대표는 "주 부의장은 2024년 7월 본회의 사회를 거부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12월 임시회까지 본회의 사회를 상습적으로 거부했다"며 "급기야 지금도 진행되는 필리버스터 중 우 의장이 화장실 문제로 잠시 이석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강하게 항의했다"고 알렸다.

 

허 수석부대표는 "국회 운영을 책임지는 의장단 중 한 명으로 국회 진행을 원활히 수행되도록 의사를 진행할 역할과 책무를 해태하는 것에 대한 사과와 반성도 모자란 상황에서 우 의장이 불가피한 이석마저 항의하는 것은 국회 운영과 의사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 부의장의 무제한 토론 일방적 사회거부는 불법 파업"이라며 "동료 의장단에 대한 인간적 도의도 국민을 섬겨야 할 의원이자 국회를 대표하는 국회부의장으로서 신의마저 내팽개친 주 부의장은 사회를 보든지 아니면 즉각 사퇴하길 바란다"고 했다.    < 김민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