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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잡음 김병기의 오만한 처신…태도가 일을 더 키운다
시사한매니져
2025. 12. 24. 13:40
잇단 물의·구설수…이번엔 대한항공 관련 의혹
여당 원내대표로서 정무능력과 리더십 의문도
문제 터지면 도리어 거칠고 고압적 태도 반복
또 다른 빌미 만들어 지지층조차 눈살 찌푸려
억울한 면 있어도 절제 못하고 기자들에 흥분
수구보수 정권 언론관 연상시켜 여론 악영향
"숙박 비용 즉각 반환하겠다"…뒷북 해명 부실
당 윤리감찰단, 국회 윤리특위 조사 자청해야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부적절한 처신으로 잇따라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아들의 대학 편입에 개입했다는 의혹, 국정감사를 앞두고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5성급 호텔 식당 룸에서 고가의 식사 자리를 가져 이해충돌 논란을 자초한 행태에 이어, 이번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정무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대한항공 측으로부터 160만 원 상당의 호텔 숙박권을 받아 썼다는 보도까지 나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집권여당의 원내 사령탑으로서 정무적 판단력과 리더십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된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 9월엔 3대 특검의 수사 기간을 추가로 연장하지 않고 인력 증원도 최소화한다는 내용을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합의했다가 당내 의원들 및 지지층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조차 취임 100일 기자회견 중에 "그건 협치도 아니다"라고 비판할 정도였다.
지난달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집단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경찰에 고발하자 "뒷감당은 거기(법사위)서 해야 할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볼멘소리를 해 공개적으로 불협화음을 노출시켰다. 이에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원내지도부에) 충분히 사전에 얘기를 해왔다"면서 "원내가 너무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이것을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정면 반박했다.
이달 들어서는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가 국회 본회의 도중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인사 청탁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잡혀 큰 파문이 일었는데도 당사자를 그대로 유임시켜 분별없는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탄을 초래했다. 이 사건이 이재명 정부에 상당한 부담을 주자 김남국 비서관은 곧 사퇴했지만 문진석 수석부대표는 "지도부에 거취를 위임하겠다"며 무책임한 버티기로 일관했고 김병기 원내대표는 '구두 경고'로 사태를 어물쩍 마무리했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문제가 터질 때마다 차분하게 소명하는 대신 도리어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거나 오만한 태도를 보이는 모습을 되풀이해 일을 더 키운다는 점에서 악성이다. 집권당 '투톱'에 걸맞지 않은 거친 이미지를 누적시켜 지지층조차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다. 이번 대한항공 관련 의혹에서도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의 질문에 "해당 사안에 대해 원내대표가 (호텔 숙박권을) 직접 받은 게 아니어서 잘 몰랐고 신중치 못했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는 정도로 대응했지만 정작 김 원내대표 본인이 흥분을 주체하지 못해 또 다른 빌미를 만들었다.
기자들이 김 원내대표를 만나 직접 사실관계를 묻자 그는 "그걸 왜 물어보나? 관음증인가?"라며 "상처에 소금 뿌리고 싶나? 도대체 왜 그러는 건가?"라고 공격적으로 따져 물었다. 나아가 "적절하지 못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은 건가?"라면서 "맞아요. 됐어요?"라고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옆에서 보좌진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기자들에게 "죄송하다"고 하자 "뭐가 죄송하느냐?"고 타박까지 했다고 한다. 설혹 억울한 측면이 있어도 기자들이 이 사안에 관해 입장을 묻는 건 당연히 국민을 대신한 공익적 취재 행위인 만큼 절제해야 하는데 화를 참지 못하고 마냥 감정적으로 폭발한 것이다.
앞서 국민의힘과의 3대 특검 합의안 발표로 당 안팎이 발칵 뒤집혔을 때도 비슷했다. 김 원내대표는 기자들이 몰려들자 "이렇게 인기 있었으면 좋겠다"고 비아냥거리는가 하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하라"고 '대표' 직함도 붙이지 않은 채 직격탄을 날렸다. 그가 바지 호주머니에 한 손을 집어넣은 채 특유의 거들먹거리는 듯한 표정과 고압적 반말로 기자들을 상대하는 장면을 TV 및 유튜브 영상으로 목도한 많은 국민은 불쾌감과 모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차남의 숭실대학교 편입, 쿠팡 오찬, 전임 보좌진에 대한 갑질 의혹 등을 집중 보도해 온 뉴스타파를 두고 "(지금까지) 13번 보도했다. 그건 보복이다"라며 "나는 뉴스타파를 언론으로 보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뉴스타파가 '입에 담지도 못할 처신으로 면직된 비서관들의 말'을 토대로 '가해자와 피해자를 뒤바꿔 오히려 피해자를 악마화하고 사실관계를 뒤바꾸는 거의 보복에 가까운 보도'를 했다는 김 원내대표의 항변이 일리가 있다고 해도 그간 뉴스타파가 다방면의 탐사보도로 우리 사회에 기여한 성과들을 생각하면 그렇게 극단적인 표현은 불필요하다 못해 자해적이고 해당(害黨) 행위에 가까웠다. 수구보수 정권의 부당한 적대적 언론관을 시민들에게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는 당장 현안인 대한항공 서귀포 칼(KAL) 호텔 로얄스위트룸 무상 이용 의혹부터 겸허하고도 충실하게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민주당 윤리감찰단 조사 또는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회부를 자청해야 한다. 그는 이날 오후 늦게서야 공보국 공지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이유 불문 적절하지 못했다"면서 "숙박 비용은 즉각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숙박료는 상당히 편차가 크다. 확인 결과 2025년 현재 판매가는 조식 2인 포함해 1일 30만 원대 초중반"이라며 "앞으로 처신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뒷북 해명인 데다 내용도 부실하고 윤리감찰단이나 윤리특위 조사에 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
참여연대는 <김병기 원내대표, 금품수수 의혹 스스로 밝혀야>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김 원내대표는 (언론 취재에) 호텔 숙박권이 '다른 의원실'처럼 '보좌직원에게 전달되어 보좌진과 함께 사용'했고, 구체적인 취득 경위는 모른다고 밝혔다. 어불성설"이라며 "직무관련자에게 받은 금품으로 청탁금지법 위반 가능성이 크고 정치적·윤리적 책임도 피할 수 없다. 김 원내대표는 의혹이 제기된 당사자로서 관련 사실을 명명백백히 밝혀라"라고 촉구했다.
또한 "국회는 즉각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김 원내대표가 밝힌 '다른 의원실'이 누구인지, 국회 교통위원회와 정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의 청탁금지법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면서 "김 원내대표의 해명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 무상 호텔 숙박권의 구체적인 취득 경위조차 몰랐다면 국회의원의 신분으로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라고 여겼다는 것인가. 진상을 스스로 공개하고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경 기자>
김병기 가족 베트남 방문, 대한항공과 ‘의전’ 논의 정황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가족의 2023년 베트남 방문을 앞두고, 김 원내대표 쪽 보좌진과 대한항공 관계자가 공항 편의 제공 등을 논의한 대화 내용이 포착됐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지난해 11월 대한항공이 제공한 초대권을 이용해 160만원 상당의 제주 서귀포 칼호텔 최고급 객실과 서비스를 이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겨레가 22일 확보한 김 원내대표 보좌진과 대한항공 관계자의 메신저 대화를 보면, 김 원내대표 며느리와 손자는 2023년 8월16일 대한항공 KE455 항공기를 이용해 베트남 하노이로 출국했다. 출국 약 한달 전인 7월18일, 당시 김병기 의원실 비서관 ㄱ씨는 “며느리와 아기 항공권 관련 이미지 송부 드린다”며 대한항공 관계자에게 두 사람의 항공권 사진을 보냈다. 출국을 하루 앞둔 8월15일에는 대한항공 관계자가 “하노이 지점장에게 의전 서비스 요청해놨다”고 안내한다. 당시 김 원내대표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이었다.

김 원내대표의 부인이 대한항공을 이용해 베트남 하노이로 향할 때도 비슷한 취지의 대화가 오갔다. 출국 하루 전인 2023년 11월13일 대한항공 관계자는 인천공항 ‘A 수속 카운터’와 ‘프레스티지 클래스 라운지’ 위치 사진과 이용 방법을 전했다. 빠른 수하물 처리와 수속,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이들 서비스는 대한항공 일등석이나 프레스티지(비즈니스석) 이용 고객에게 제공된다. 당시 김 원내대표 부인의 항공권은 ‘일반석’이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A 카운터 입장 전에 거기 안내 직원이 제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면 ○○○그룹장님께서 입장 조치해두었다고 직원에게 말씀하시면 된다”고 안내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겨레에 “며느리와 손자가 하노이에 입국할 당시 하노이 지점장으로부터 편의를 받지 않았다”며 “손자가 생후 6개월이라 비즈니스석을 이용했고, 사설 패스트트랙인 ‘클룩’을 이용해 입국했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며느리와 손자 출국을 알게 된 보좌 직원이 대한항공에 편의를 요청하겠다고 했는데, 상황을 왜곡한 것”이라며 “아들도 (편의 요청을) 절대 반대했다”고 했다. 또 “안사람은 프레스티지 카운터와 라운지를 이용하지 않았다. 면세점에 있다가 출국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당시 비서관 ㄱ씨는 “(김 원내대표의 지시가 없었다면 내가) 가족들 티켓을 어디에서 구해서 (대한항공 쪽에) 보냈겠느냐”고 반박했다. 김 원내대표 부인의 출국 편의 제공과 관련해서도 “김 원내대표의 부인이 수속 카운터는 사용했다. 면세점 쇼핑 때문에 라운지를 쓸 시간은 없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 박찬희 기자 >
시민단체,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김병기 뇌물수수 혐의 고발

시민단체가 지난해 11월 대한항공에서 제공 받은 숙박 초대권을 이용해 제주 서귀포 칼(KAL)호텔에 가족과 머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오는 26일 뇌물수수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김병기 원내대표를 서울경찰청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사세행은 “청렴이 기본인 국회의원 자리에서 합병이라는 중요 현안이 있던 대한항공으로부터 160만원 상당의 숙박권을 제공받았다”며 고발에 나서는 배경을 밝혔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지난해 11월22일~24일 대한항공에서 받은 숙박 초대권을 이용해 대한항공 계열 제주 서귀포 칼호텔 최고급 객실인 로얄스위트룸에 머문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칼 호텔 예약센터 안내에 따르면 해당 객실은 1박에 ‘72만5천원부터’로, 당시 김 원내대표가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2인 조식과 엑스트라 베드 추가 서비스까지 더하면 현재 기준 164만8천원 상당이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다른 의원님과 함께 확인한 결과, 대한항공이 칼호텔에서 약 34만 원(조식 포함)에 구입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일반인 대상 가격이 아닌 대한항공의 구매 비용을 기준으로 설명한 것이다.
한편 사세행은 박대준 쿠팡 대표와 지난 9월 식사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김 원내대표를 업무방해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지난 18일 경찰에 고발했다.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대장 조광현)는 오는 31일 고발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 박찬희 기자 >
김병기 “1박 80과 34는 감정이 달라…칼호텔 숙박권은 34만원”
‘1박 72만원’ 보도 반박하며 내부거래 가격 제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