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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비위 폭로에 김병기, ‘적반하장’ 맞대응…당내 “원내대표 영이 서겠나”
시사한매니져
2025. 12. 26. 02:13
‘보복성 의혹 제기’ 주장 “쏟아지는 빗줄기 감내하겠다” 버텨
박지원, “의원들 반성계기, 보좌진 탓 말고 본인 처신 돌아봐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자신의 비위 사실을 폭로한 옛 보좌진의 텔레그램 내용을 공개하며 정면 대응에 나선 것을 두고, 당 안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뇌물로 볼 수도 있는 선물을 받고, 특혜성 의전을 받았다는 본질은 뒤로 제쳐두고, 제보자들의 신뢰도를 흔드는 방식으로 사안에 대처해서는 문제를 풀 수 없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25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최근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제보자들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며 더는 침묵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직권 면직을 통보받은 전직 보좌직원들이 터무니없는 ‘보복성 의혹 제기’를 하고 있는 만큼 정면 대응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복수의 민주당 의원들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는 전날 민주당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에서도 “쏟아지는 빗줄기는 감내하겠다. 든든한 우산인 의원님들을 믿고 견디겠다”고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김 원내대표와 제보자들의 주장이 강하게 엇갈리고 있는 만큼, 의원들은 일단 좀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도리어 전날 대화방에선 김 원내대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남긴 의원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가 옛 보좌진의 단체 텔레그램 대화방 내용까지 공개하며, 제보자들을 ‘문제적 인물’로 몰아가는 방식의 대응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우려를 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권에선 보좌진과의 갈등이 문제가 되곤 한다. 그것을 탓하기 전에 의원 본인이 어떤 처신을 했는가 하는 반성의 계기를 우리 국회의원 전체가 갖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체 의원’을 향한 말이었지만, 김 원내대표의 대응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읽혔다.
당 물밑에선 추가 제보가 이어지게 되면 ‘결국 김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말들이 나온다. 특히 김 원내대표 뿐만 아니라 최근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대통령실에 인사 청탁을 했던 게 드러나 논란이 됐던 점은 이런 가능성을 부채질한다. 당 안에선 ‘쿠팡 청문회’를 비롯해 2차 종합특검법 및 통일교 특검법 처리 등 여야 간 치열한 협상이 이어지는 국면인데 이래서야 ‘여당 원내대표의 영이 서겠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김 원내대표 말처럼 보좌진들이 앙심을 품고 폭로를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제보 내용 자체가 전혀 사실이 아닌 것은 아니지 않으냐”며 “의원들이 어렵게 결단해야 하기 전에 (스스로) 적절하게 상황을 마무리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도권 초선 의원도 “국민들 눈에 납득이 되겠냐”며 “(김 원내대표가 자리를 유지하는 게) 어렵지 않겠냐”고 했다. < 최하얀 기자 >
김병기, ‘보라매병원 진료 특혜’ 정황까지 나와도 반성커녕 제보자 역공

대한항공에서 ‘160만원 상당’의 호텔 숙박권을 받아 쓴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번엔 ‘병원 진료 특혜’ 의혹에 휘말렸다. 전날 의원 대화방에 사과 메시지를 올렸던 김 원내대표는 25일 관련 의혹을 언론에 제보한 자신의 옛 보좌 직원들을 겨냥해 “저와 가족을 난도질”했던 이들이 “교묘한 언술로 ‘공익제보자’ 행세를 하고 있다”며 이들이 나눈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역공에 나섰다.
25일 한겨레가 확보한 김 원내대표 보좌진과 보라매병원 부원장이 2023년 4월25일 주고받은 문자 대화를 보면, 보좌진이 “(사모님의 안과 진료에 대해) 의원님께서 신경을 많이 쓰고 계신다. 잘 부탁드리고자 연락 올렸다. 보라매병원 발전을 위해서 의원실 차원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하자, 부원장은 “(담당 의사에게) 다시 한번 부탁드려 불편함이 없으시도록 하겠다”고 답한다. 김 의원의 장남 역시 지난해 11월 의-정 갈등이 진행되던 시기에 보라매병원에서 대기 없이 진료를 받으려고 했던 정황이 문자 대화를 통해 드러난다. 보라매병원은 김 원내대표의 지역구(서울 동작구갑)인 신대방동에 있는 공공의료기관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어 “(단순한)‘예약 부탁’이 ‘특혜 의전 지시’로 둔갑했다. 아들은 우크라이나 작전에 투입됐다가 부상을 입고 귀국해 응급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다. 제 배우자, 아들 일로 보라매병원 측에 특혜나 의전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고심 끝에 결심했다”며 자신의 옛 보좌진 6명이 만든 텔레그램 대화방 화면을 갈무리한 사진 12장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계엄 다음날인 지난해 12월4일) 6명의 보좌 직원들이 만든 비밀 대화방을 알게 됐다”며 “가식적인 겉웃음 뒤에서 내란을 희화화하고, 여성 구의원을 도촬해 성희롱하고,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말로 저와 가족을 난도질하고 있었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확인하고 닷새가 지난 12월9일 대화방에 있던 보좌진 6명을 직권면직했다고 한다.
김 원내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지난 6월 원내대표 경선 뒤 잇따라 불거진 아들의 국정원 채용 청탁 의혹과 숭실대 특혜 편입 의혹, 쿠팡 대표를 만나 전 보좌 직원에 대한 인사 불이익 조치를 요구했다는 의혹 등이 모두 옛 보좌 직원들의 ‘악의적 제보’에서 시작됐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김 원내대표는 “지금 그들은 교묘한 언술로 ‘공익제보자’ 행세를 하고 있다. 점점 더 흑화되는 모습을 보고 더는 침묵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수치심을 감수하고 90여장의 대화 중 극히 일부만 공개하겠다. 직접 보고 판단해달라”고 했다. 제기된 의혹의 사실 관계를 반박하는 대신, 제보자의 흠결을 부각해 의혹의 신뢰도를 떨어뜨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의 ‘메신저 때리기’에 옛 보좌 직원들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김 원내대표가 공개한 문자 대화가 불법 취득된 정보임을 강조하며 “이미 김 원내대표 등에 대해서 고소 조치를 완료했고, 공익제보자 보호 조치도 요청한 상황”이라고 했다. < 기민도 박찬희 기자 >
김병기 옛 보좌진 “김 원내대표 부인이 텔레그램 계정 도용…중대 범죄”
“통신비밀보호법·명예훼손 혐의로 김 원내대표 고소”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공개한 옛 보좌직원들의 텔레그램 대화방 문자 대화에 대해 옛 보좌직원 쪽은 김 원내대표의 부인이 보좌진 한명의 텔레그램 계정을 도용해 확보한 불법 자료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어 “(김 원내대표가 페이스북에 공개한) 해당 텔레그램 대화는 김 원내대표 부인이 막내 보좌진의 (텔레그램) 계정을 당사자 동의 없이 몰래 자신의 폰에 설치해 취득한 것”으로 “통신비밀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중대 범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화 내용은 보좌직원끼리 나눈 사적 대화로 일부 욕설이나 농담이 포함돼 있지만 불법적인 내용이 전혀 없었다”며 “대부분 업무, 그리고 김 원내대표와 부인의 비리와 권한남용에 대한 규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개된 대화는) 김 원내대표가 그중 일부 내용을 맥락을 알 수 없게 발췌하여 왜곡한 것으로, 이미 김 원내대표 등에 대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한겨레와 통화한 전 보좌진은 “텔레그램 대화방은 (지난해) 12월9일 폐쇄된 뒤 지난 1년간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고, 될 수도 없는 비밀(대화)방”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9일은 김 원내대표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시 근무하던 보좌직원 6명에게 직권 면직을 통보했다고 밝힌 날이다. 그는 “지난 1년간 김 원내대표의 협박과 직권남용 등의 가해 행위가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단체 대화방 캡처 사진에 대해 “적법하게 취득한 자료”라며 “오늘은 90여장의 대화 중 극히 일부만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원내대표 쪽 관계자는 “(대화방에 참여하고 있었던 이들 중) 누군가의 도움이 없었다면 애초 김 원내대표가 그 대화방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지 알 수 있었겠느냐”며 김 원내대표 부인이 계정을 불법 도용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 최하얀 기자 >
김병기 “전직 보좌관들, 대화방에서 가족 난도질·내란 희화화”…진흙탕 싸움
옛 보좌진 대화방 ‘여의도 맛도리’ 공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고심 끝에 결심했다. ‘여의도 맛도리’의 실체를 공개한다”며 자신의 대한항공 숙박권 수령 의혹 등을 제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신의 과거 보좌진들의 텔레그램 대화를 공개했다. 시민단체가 김 원내대표 고발을 예고한 가운데, 사안의 본질을 비켜난 진흙탕 싸움으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먼저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언론에서 제기되는 여러 사안에 대해 사실과 다른 부분은 분명히 바로잡되, 책임을 피하려는 말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 언론사로부터 또 다른 제보가 있다며 해명을 요구받고 있다. 제보자는 동일 인물, 과거 함께 일했던 전직 보좌직원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마음은 무겁고 착잡하지만, 이제는 그들과 있었던 일들을 밝힐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는 “(계엄 다음날인 12월4일) 6명의 보좌직원들이 만든 ‘여의도 맛도리’라는 비밀 대화방을 알게 됐다”며 “가식적인 겉웃음 뒤에서 내란을 희화화하고, 여성 구의원을 도촬하여 성희롱하고,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말로 저와 가족을 난도질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12월9일) 저는 이들 6명에게 ‘텔레그램 대화방 여의도 맛도리를 봤다. 사유는 잘 알 것이다. 각자의 길을 가자. 다시는 인연을 맺지 말자’는 말로 직권면직을 통보했다”고 했다.
그는 “그렇게 인연이 끝났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지난 6월 원내대표 선거를 기점으로 상황은 악연으로 바뀌었고, 최근에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성은커녕 피해자 행세로 자신을 포장하며 점점 더 흑화되는 모습을 보고 더는 침묵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수치심을 감수하고, 오늘은 일단 ‘여의도 맛도리’ 90여장의 대화 중 극히 일부만 공개하겠다”며 갈무리한 사진 12장을 올렸다. 그러면서 “부디 직접 보시고 판단해 주십시오”라고 덧붙였다. < 기민도 기자 >
박지원, 김병기 겨냥 “보좌진 탓 말고 본인 처신 돌아봐야”
김병기 전날 의원 단톡방에 “심려 끼쳐 송구”
“악감정 의한 보좌직원 사적 복수”라고 해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