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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매국적 논평 “베네수엘라 침공, 한국에 보내는 경고” 황당

시사한매니져 2026. 1. 5. 12:15

“어느 나라 정당인가... 매국정당 내란정당 국민힘의 해체뿐”  각당 논평

 
3일(현지시각) 미군이 기습적인 군사 작전으로 체포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오른쪽)과 국민의힘 당사(왼쪽). 연합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침공을 ‘주권 침탈’이라며 규탄하는 목소리가 국내외에서 쏟아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베네수엘라와 같은 길로 접어들 수 있다”며 이재명 정부를 비판하자 정치권에선 “어느 나라 정당이냐”는 비판이 나왔다.

 

3일(현지시각) 미국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침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생포한 뒤 미국으로 압송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의힘에선 미국 정부가 아닌 이재명 정부를 비판하는 취지의 입장이 연이어 나왔다.

 

국민의힘은 4일 조용술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베네수엘라의 몰락은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며 “과도한 돈 풀기와 권력의 독주, 야권 탄압과 언론 압박이 일상화된다면 대한민국 역시 같은 길로 접어들 수 있다. 지금이라도 우리는 이 경고를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권력에 불리한 판결과 발언을 봉쇄하고, 야권을 말살하려는 노골적 만행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베네수엘라가 걸었던 길을 빼닮았다”고 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영토와 주권을 침탈한 데 대한 평가보다 한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와 같은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주장을 앞세운 모양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백승아 원내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국민의힘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을) ‘대한민국에 대한 경고’라는 황당한 프레임으로 포장하며, 대한민국이 베네수엘라가 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는 식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의 복합적인 정치·경제적 위기 상황을 현 정부에 대한 공포 조장과 흠집 내기로 연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덧붙였다.

 

극우 세력의 목소리를 국민의힘이 대변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진보당은 이날 홍성규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국민의힘이) ‘지금이라도 이 경고를 직시해야 한다'고 했는데, 대체 무슨 경고입니까”라며 “미국과 트럼프에 납작 엎드려 꼬리를 흔들지 않으면 언제든, 주권자 우리 국민의 의사를 짓밟으면서까지 미국의 침공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고입니까. ‘윤어게인'을 외치며 아직도 거리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탈출'을 도와달라고 트럼프에 애걸복걸하고 있는 무도한 자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이라도 하겠다는 것입니까”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소식이 전해진 뒤,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 대통령도 마두로 대통령처럼 곧 잡혀갈 거라는 식의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진보당은 “도대체 어느 나라 정당인지, 미국의 정당인지 한국의 정당인지 그 정체부터가 의심스러운 내란본당 국민의힘의 작태를 거듭 강력히 규탄한다”며 “‘대한민국이 베네수엘라가 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고 했습니까? 그러기 위하여 취해야 할 단 하나의 조치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매국정당 내란정당 국민의힘의 해체뿐임을 거듭 강력히 못 박아둔다”고 덧붙였다.                       < 심우삼 기자 >

 

미국언론보다 더 친미적인 한국언론

베네수엘라 침공, 마치 승전보 전하듯이 보도
미국 발표 그대로 받아쓰며 '성공적 작전' 평가
미 언론도 자국의 폭력 ·약탈 비판하는 것과 대조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침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했다. 주권국가의 수도는 군홧발 아래 놓였고 포성과 시민들의 비명이 터졌다. 그러나 환호성이 터진 곳도 있다. 다름 아닌 한국의 언론에서다. 5일 아침 이 소식을 전하는 한국의 신문들의 1면 머릿기사 제목은 마치 승전보를 전하는 듯, 주권국가를 침략한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게 축전이라도 보내는 듯하다.

 

<13년 독재를 3시간 만에 무너뜨렸다>(동아일보).

<“까불면 다쳐” 경고 날린 백악관…세계 경찰, 서반구 지배자 됐다>(중앙일보)

<트럼프 힘의 정치 과시>(조선일보)

 

중앙일보의 5일 아침 인터넷 지면의 머릿기사 제목과 사진.

 

주권국가에 대한 무력 침공을 ‘전격적 독재자 제거’로, ‘경찰’이 법질서를 바로잡으려 범죄자를 제압한 것으로 표현한다. 명백한 국제법 위반은 ‘경고 메시지’로, 제국주의적 폭력은 ‘힘의 정치’로 포장되고 있다. 이 같은 미국의 무력 앞에 함부로 맞서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다. 조선일보의 제목처럼 트럼프의 ‘힘의 과시’는 최소한 한국 언론에는 제대로 통한 듯하다.

 

이들 언론은 미국의 군사작전 명칭인 ‘확고한 결의(Absolute Resolve)’를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의 침략을 지도자의 확고한 결단인 듯 그대로 전하고 있다. 주권국가에 대한 제국주의적 폭력이자 주권국가의 영토보전과 정치적 독립을 보장한 국제법을 위반한 전쟁범죄적 행위지만 한국의 유력 언론들은 그 불법성과 제국주의적 성격을 따지지 않는다. 단지 미국의 언어를 받아 적는 데 그치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공격은 불법이고 현명하지 못하다”라고 비판했다. NYT는 베네수엘라가 현대적 제국주의의 첫 번째 희생양이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제적 정당성이나 합법적 권한, 국내적 지지 없이 일방적으로 (공습을) 추진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러시아 그리고 옆나라를 지배하고자 하는 권위주의자들에게 침략의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석유를 노린 노골적인 약탈"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한국의 주류 언론에서는 이런 비판과 규탄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미국 언론보다 더 트럼프의 침공에 우호적인 한국 유력 신문들의 보도는 미국 언론보다 더 친미적인 한국언론의 한 실상을 보여준다.

 

한국 언론의 보도는 마치 자국 군대의 군사작전을 전하는 듯하다. 조선일보는 트럼프와 미 합참의장의 발언을 중심으로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미국 정부의 주장을 그대로 전달하며, 군사작전의 신속성과 기민함을 평가한다. 유엔의 긴급회의 소집 움직임이나 미국 의회의 승인을 거치지 않은 불법 논란은 한동안 적법성 공방이 벌어지는 정도로 말미에 짧게 덧붙여지는 정도다. 침공의 불법성은 부수적 문제에 불과하다.

 

용어에서도 미국 정부의 발표를 그대로 받아 쓰고 있다. 마두로에 대해 ‘체포’라는 말부터가 타당한지 의문이다. 주권국가의 대통령을 외국 군대가 강제로 데려간 행위에 ‘납치’ 혹은 ‘강제 연행’이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닌가 검토한 흔적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침공’이나 ‘침략’이라고 표현해야 할 상황이지만 한겨레 경향 외에는 이런 용어는 보이지 않는다. 단지 ‘급습’이며 ‘작전’이며 ‘압송’일 뿐이다.

 

트럼프는 기자회견에서 “미국 국민을 약탈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석유 매장량 1위 국가에 대한 약탈 의도에 대한 규탄과 지적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국제 질서 지배한 힘의 논리 보여줘> <더 거칠어진 ‘힘과 국익’의 시대> <‘힘으로 국익’ 적나라하게 드러내다>는 ‘현실’에 대한 설명만 있다. 게다가 그 설명조차 한 면만을 보는 것일 뿐이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더 거칠어지는 힘과 국익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사설 “안보와 통상 등 모든 면에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 강 건너 불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한국 언론의 ‘현실 논리’야말로 힘의 논리를 더욱 노골화하고 힘의 과시를 더욱 거칠어지게 하는 것이며, 힘으로 국익을 밀어붙이는 것을 더욱 적나라하게 하는 것이다. 힘의 논리를 현실로 받아쓰면서 그 폭력적 힘을 비판하는 대신 정당화한다. ‘제국’의 언어의 전달자가 되는 것이며, 전달자 이상의 확성기 역할을 자처한다.

 

이같은 언론의 보도는 국민의힘 대변인이 논평에서 “베네수엘라의 몰락은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과도한 돈 풀기와 권력의 독주, 야권 탄압과 언론 압박이 일상화된다면 대한민국 역시 같은 길로 접어들 수 있다”고 주장한 것과도 겹친다. 국힘 대변인은 “마두로는 부정선거 논란 속에 재집권하며 국제사회의 고립을 자초했고, 누적된 국민적 분노와 내부 붕괴는 결국 오늘의 사태로 이어졌다”라고 베네수엘라가 자초한 결과라고 비난했다. 현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한국을 베네수엘라에 빗댄 이 논평과도 흡사한 논리다. 

 

아마존에 인수된 뒤 친권력적 성향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는 워싱턴포스트(WP)는 <베네수엘라의 정의>(Justice in Venezuela)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전 세계, 특히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독재자 마두로의 몰락을 축하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체포하기로 한 결정은 수년간 대통령들이 취한 가장 대담한 조치 중 하나였으며, 작전 자체는 의심의 여지없는 전술적 성공”이라고 했다.

 

이같은 트럼프에 대한 노골적 찬사에 WP 독자들은 “백악관이 쓴 선전 문구인 줄 알았다”는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WP 독자들은 한국에도 그 같은 ‘백악관 선전 언론’들이 있는 줄은 미처 몰랐을 것이다.

 

미국의 유력 언론조차 자국의 폭력을 문제 삼지만 한국의 주류 언론은 오히려 그 폭력을 정당화하는 역설적인 풍경, 미국의 언론보다 더 친미적인 한국언론의 한 현실이다.

                                                                                       < 이명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