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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서 '베네수엘라 침공' 격론…대다수 트럼프 성토

시사한매니져 2026. 1. 7. 02:28
제프리 삭스 "유엔 헌장 포기 여부 결정해야"


중국 "주권, 안보, 정당한 권익 짓밟아"
러시아 "미국 두려워 침략 정당화 말라"
브라질 멕시코 쿠바 콜롬비아 규탄 대열

아르헨 파나마 라트비아, 트럼프지지
미국 "마약 테러 수배자들 체포 작전"

베네수엘라 "불법적 무력 공격 당해"

 

"오늘 문제가 되는 이슈는 베네수엘라의 성격이 아니다. 문제는 어떤 유엔 회원국이 무력, 강압 또는 경제적 옥죄기를 통해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미래를 결정하거나 베네수엘라의 내정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는지다."

 

제프리 삭스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 의장이자 컬럼비아대 지속가능발전센터 소장은 5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미국의 베네수엘라 불법 침공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 현황 보고자 자격으로 나와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안보리는 어떤 국가의 영토 완전성이나 정치적 독립에 맞서 무력의 위협이나 사용을 금지하는 유엔 헌장 제2조 제4항을 수호할지 아니면 포기할지를 결정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5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사무엘 몬카다 유엔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가 발언하는 동안 사람들이 경청하고 있다. 2026. 01. 05 [AP=연합]

 

이날 회의는 침략 피해 당사국인 베네수엘라가 소집 요청 서한을 콜롬비아가 안보리에 전달함으로써 개최됐다. 이러한 삭스의 '정상적'주장에도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일부는 불법 침공과 주권국가 정상 부부를 납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국제법과 유엔 헌장 위반을 비판하지 않고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독재’에 초점을 맞춰 충격을 안겼다.

 

유엔 공보국 발표에 따르면, 미국은 일단 자국의 불법 침공을 합리화했다. 마이클 왈츠 주유엔 대사는 발언을 통해 "미국은 "마약 테러리스트 니콜라스 마두로와 실리아 플로레스"로 기소된 두 명의 수배자를 체포하고자 "정밀한 법 집행 작전"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베네수엘라나 그 국민에 대한 전쟁은 없다"면서 이번 작전을 1989년 마누엘 노리에가 체포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마두로를 수배자이자 "악질 외국 테러 조직"의 리더로 묘사하며, "불법 마약을 무기"로 사용하는 마약 밀매 네트워크와의 연계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광범위한 인권 문제를 언급하며 초법적 살인, 고문, 자의적 임의 구금 의혹을 주장했다.

 

3일(현지시간)베네수엘라의 체포된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가 미국 마약단속국(DEA) 국장 테리 콜과 나란히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두로는 미국 연방 항공기에서 구금된 채 내려 뉴욕주 뉴버그에 위치한 스튜어트 공군 방위군 기지로 이송됐다. 2026.1.3. 로이터 연합
 

파나마의 엘로이 알파로 데 알바 대사는 이중적 스탠스를 취했다. 그는 한편으론 다자주의, 주권 및 유엔 헌장에 대한 자국의 약속을 재확인했으나, 다른 한편으론 베네수엘라의 위기가 지속적인 민주주의 침식에서 기인했다면서 "불법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정권"에 대한 인정을 거부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정치범들의 즉각적 석방을 요구한 뒤, 2024년 베네수엘라 선거에서 표현된 의사를 반영하는 평화롭고 민주적인 전환을 촉구했다.

 

올해 최초로 이사국인 된 동유럽의 라트비아는 한술 더 떴다. 사니타 파블루타-데슬란데스 대사는 마두로 정권이 "대규모 탄압, 부패, 마약 밀매를 포함한 조직범죄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지역과 세계의 안보에 중대한 위협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마두로 정권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 지지해 유엔 헌장을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국제법을 약화시켰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면서 "라트비아는 베네수엘라의 평화롭고 민주적이며 정의로운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도 이중적 스탠스를 보였다. 제임스 카리우키 대사대리는 "마두로의 행동이 극심한 수준의 빈곤, 폭력적 탄압, 기초 서비스의 실패를 초래했으며 지역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이주 위기를 촉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두로의 권력 장악은 사기였다"면서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합법적 정부로의 안전하고 평화로운 전환을 희망했다. 그러면서 국제법과 헌장에 명시된 원칙들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했다.

 

마이클 왈츠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5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사태와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 01. 05 [AP=연합]

 

극우 정권이 잡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역시나'였다. 프란시스코 파비안 트로페피 대사는 트럼프 불법 침공을 "결단력 있는 조치"라고 환영한 뒤 "수백만 명의 베네수엘라인을 빈곤으로 몰아넣고 약 800만 명을 탈출하게 만든 탄압을 종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불법 침공 규탄은 콜롬비아가 선도했다. 레오노르 잘라바타 토레스 대사는 "유엔 헌장은 자위권과 같은 예외적 상황에서만 무력 사용을 허용할 뿐 다른 국가의 정치적 통제권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성토했다.

 

러시아가 뒤를 이었다. 바실리 네벤자 대사는 미국이 국제법을 위반하면서 베네수엘라를 무력 침공했다고 규탄한 뒤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과 그 배우자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안보리 이사국들을 향해 이중잣대를 버리고 "미국이라는 세계 경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토록 지독한 침략 행위"를 정당화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천연자원에 대한 통제권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행동이 "신식민주의와 제국주의에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경고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그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가 변호인 배리 폴락, 마크 도넬리와 함께 미국 연방 법정에 출석해 있다. 이들은 마약 테러, 공모, 마약 밀매, 돈 세탁 등을 포함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 장면은 2026년 1월 5일 미국 뉴욕시 맨해튼의 대니얼 패트릭 모이니한 연방 법원에서 작성된 법정 스케치에 담겼다. 2026. 01. 05 [로이터=연합]

 

중국의 겅솽 차석 대사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이고 불법적이며 위협적 행위"에 "깊은 충격을 받았으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다자주의보다 힘을, 외교보다 군사 행동을 우위에 두며 "베네수엘라의 주권, 안보, 정당한 권익을 함부로 짓밟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남미와 그 너머의 평화에 대한 중대한 위협을 경고한 뒤 미국이 국제사회의 "압도적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대화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중남미의 브라질, 멕시코, 쿠바, 칠레도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브라질의 세르지오 프란사 다네지 대사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무력 개입을 단호히 거부하며, 이를 유엔 헌장과 국제법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남미는 평화 지대"라면서 베네수엘라 영토에 대한 폭격과 대통령 체포는 "용납할 수 없는 선을 넘은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국제 규범이 이익이나 이념에 근거한 어떠한 예외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멕시코 대표는 "미국의 행동은 유엔 헌장 위반이자 다자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용납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안보리가 "단호하게, 이중잣대 없이 행동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인권을 완전히 존중하는 가운데 "주권적인 국민이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 체포 압송에 분노해 반미시위를 벌이는 수도 카라카스 시민들.  일본경제신문 1월 4일

 

쿠바 대표는 미국의 "패권적이고 범죄적 계획"이 지역 안정에 심각하고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일방적 강압 조치, "경제적 질식", 심지어 해상 테러까지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이러한 행위들이 유엔 헌장과 국제법을 무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마두로 부부 납치가 "베네수엘라의 영토와 천연자원에 대한 통제권"을 차지하려는 탐욕에 의해 추진되었다면서 "제국주의적이고 파시스트적인 침략"이라고 비난했다.

 

피해 당사국인 베네수엘라의 사무엘 몬카다 대사는 자국의 주권뿐만 아니라 "국제법의 신뢰성"과 유엔의 권위가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베네수엘라가 지난 3일 미국에 의해 어떠한 법적 정당성도 없고 유엔 헌장, 제네바 협약 및 주권 평등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불법적인 무력 공격"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원수의 납치"와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묵인하는 것은 "법이 선택 사항"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번 침략이 베네수엘라의 천연자원과 지정학적 위치에 의해 추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 이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