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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물 건너 가나…정부안 중수청, 이대론 '제2의 검찰청'

시사한매니져 2026. 1. 13. 06:26

검찰은 늘 적응해왔고, 패배한 적 없다
대통령의 침묵, 우연 아닌 정치적 선택
촛불 혁명의 약속은 어디로 갔는가

 

정성호 법무부 장관(왼쪽)과 봉욱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5.7.22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
 

1. 촛불이 요구한 것은 정권 교체가 아니라 국가의 체질 변화였다

 

2016년 겨울 광장을 밝힌 촛불은 단순한 항의의 빛이 아니었다. 그것은 한국 사회가 오랫동안 쌓아온 분노와 좌절, 그리고 변화에 대한 집단적 의지를 응축한 역사적 사건이었다. 시민들은 한 대통령의 퇴진만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보다 훨씬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 나라는 과연 누구의 나라이며, 권력은 어떻게 통제되는가라는 질문이었다.

 

촛불 시민들이 문제 삼은 것은 특정 개인의 국정농단이 아니라, 그러한 사태를 가능하게 만든 국가 권력의 구조였다. 권력은 견제받지 않았고, 제도는 특정 집단에 유리하게 작동했으며, 법은 평등하지 않았다. 그 구조의 핵심에 검찰이 있었다. 검찰은 권력의 시녀이자 때로는 권력 자체로 기능하며, 민주적 통제의 바깥에 서 있었다.

 

그래서 촛불 이후의 과제는 분명했다. 검찰개혁은 선택 가능한 정책 중 하나가 아니라, 촛불 혁명의 핵심 의제였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쥔 권력, 정치적 판단과 법 집행이 뒤섞인 조직, 스스로를 견제하지 않는 엘리트 집단을 해체하지 않고서는 민주주의의 복원은 불가능했다. 시민들은 이 점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다.

 

2. 검찰은 늘 적응해 왔고, 그래서 패배한 적이 없었다

 

국 현대 정치사에서 검찰은 한 번도 완전히 패배한 적이 없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찰은 스스로를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개혁의 파트너로 재정의하며 살아남았다. 개혁이 거론되면 “법치 수호”를 외쳤고, 권한 축소가 논의되면 “범죄 대응 공백”을 경고했다. 그렇게 검찰은 언제나 변화의 속도를 늦추고 방향을 비틀었다.

 

문제는 검찰개혁이 반복적으로 절반에서 멈췄다는 점이다. 검찰 조직 자체는 유지한 채 권한을 일부 조정하는 방식은 언제나 되돌릴 수 있었다. 실제로 우리는 이를 똑똑히 보았다. 어렵게 쌓아 올린 개혁의 성과는 정권 교체와 함께 손쉽게 무너졌다. 이는 개혁의 실패라기보다, 애초에 불완전한 개혁이었음을 보여준다.

 

검찰은 제도 변화에 누구보다 민감했고, 누구보다 빠르게 적응했다. 수사권이 제한되면 수사 해석을 넓혔고, 지휘권이 사라지면 관행으로 영향력을 유지했다. 결국 문제는 사람이 아니라 구조였다. 구조를 건드리지 않는 한, 검찰 권력은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었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논란을 바라보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장인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12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별관에서 열린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법안 입법예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12 [국무총리실 제공] 연합
 

3. 중수청 논란은 ‘제2의 검찰청’이라는 역사적 경고다

 

중수청은 원래 검찰개혁의 마지막 퍼즐로 제시되었다. 검찰로부터 중대범죄 수사권을 떼어내 독립된 기관에 맡기고, 검찰은 기소에만 집중하게 하겠다는 구상은 원칙적으로 옳았다. 문제는 어떤 중수청인가였다.

 

최근 제기된 비판에 따르면, 중수청 내부에 ‘수사사법관’이라는 직위를 두고 이들을 검사와 동급으로 대우하며, 기관장과 핵심 수사 부서를 사실상 독점하도록 설계하려는 움직임이 거론된다. 일반 수사관은 보조 인력으로 고착되고, 승진과 의사결정은 소수 엘리트에게 집중되는 구조다.

 

이 구조는 낯설지 않다. 바로 우리가 해체하려 했던 검찰의 모습이다. 상명하복, 엘리트 독점, 폐쇄적 인사 구조. 이것이 그대로 재현된다면, 중수청은 검찰개혁의 완성이 아니라 검찰 권력의 재배치에 불과하다.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중수청과 공소청의 관계다. 형식적으로는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었다고 하지만, 인적 구성과 조직 문화, 사고 방식이 동일하다면 두 기관은 견제 관계가 아니라 카르텔로 묶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검찰 권력은 해체되는 것이 아니라 이중화되어 더욱 안전한 형태로 존속한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12일 제기한 “제2의 검찰청”이라는 경고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이는 한국 민주주의가 이미 여러 차례 경험한 역사적 패턴에 대한 경고다. 이름을 바꾼다고 권력이 달라지지 않는다.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개혁은 존재하지 않는다.

 

4. 이재명 대통령의 침묵, 우연이 아니라 정치적 선택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질문에 도달한다.

 

왜 이재명 대통령은 이 중대한 논란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가.

이 대통령은 검찰 권력의 정치화를 가장 직접적으로 경험한 인물이다. 검찰 수사의 칼날이 어떻게 정치에 동원되는지, 그것이 민주주의에 어떤 상처를 남기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런 대통령이 중수청을 둘러싼 ‘제2의 검찰청’ 논란 앞에서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면, 그것은 단순한 우연이나 실무적 지연으로 설명될 수 없다.

 

대통령에게 보고가 되지 않았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없다. 이 사안은 국정의 핵심이며, 검찰개혁은 대통령의 대표적 국정 과제였다. 그렇다면 남는 가능성은 두 가지다. 판단을 유보하고 있거나, 현 상황을 사실상 용인하고 있거나.

 

어느 쪽이든 문제는 심각하다. 개혁의 결정적 순간에 대통령이 침묵하면, 관료 조직은 가장 보수적인 선택을 한다. 그리고 그 선택은 언제나 기존 권력의 연장이다. 검찰은 바로 그 틈에서 수십 년간 살아남아 왔다.

 

촛불 이후 시민들이 대통령에게 위임한 것은 관리자 역할이 아니었다. 그것은 결단자의 역할이었다. 검찰개혁은 기술적 조정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의지의 문제다. 대통령이 분명한 선을 긋지 않는 순간, 개혁은 관성에 밀려 후퇴한다.

 

맺으며: 촛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검찰개혁이 물 건너가는 순간은 법안이 폐기될 때가 아니다. 바로 지금처럼, 원칙이 흐려지고 책임자가 침묵하며 개혁의 언어가 행정 기술로 대체될 때다.

 

그러나 아직 늦지는 않았다.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시민들은 기억하고 있고, 질문하고 있으며, 지켜보고 있다. 중수청은 제2의 검찰청이 되어서는 안 된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형식이 아니라 실질이어야 한다. 검찰 권력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해체의 대상이다.

 

이 질문은 결국 아래 질문으로 이어진다.

촛불 이후의 국가는 약속을 지키고 있는가.

검찰개혁은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다시 같은 후회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  < 박철 기자 >

 

 "봉욱, 대통령 눈 가리나…공소청·중수청 악법"

검찰개혁 자문위 서보학 교수 "뒤통수 맞았다"
"자문위, 중수청 이원화 안된다 했는데 이원화"
"중수청법, 검사들이 중요 범죄 독점하는 구조"

"자문위 4대 범죄 의견 냈지만 9대 범죄로 늘려"
"수사·기소 분리인데…검사가 장악하도록 설계"
"고검, 필요도 없는데 자리 뺏길까 그대로 유지"

"보완수사권도 존치 결론내놓고 논의할 가능성"
"봉욱 민정수석 · 검찰이 주도해서 법안 마련해"
"이대로면 대통령도 정권 바뀐 뒤에 '타깃' 돼"

 

14일 국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등 사법부의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가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5.14. 연합
 

12일 정부가 공개한 공소청법안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안을 두고 '제2의 검찰청' '특수부 시즌2'라는 비판이 여권에서도 제기되는 가운데,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추진단)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자문위원회 논의와 전혀 상관없는 법안 내용이 만들어졌다"며, 공소청·중수청 법안에 대해 "검찰을 되살리는 악법"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서 교수는 중수청 법안에 대해 "일종의 수사하는 검찰청(공소청)을 만들어 검사들이 중요 범죄를 독점하는 구조"라고 했고, 기존 검찰청 구조를 이어받은 공소청에 대해선 "특권 의식을 전혀 버리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법안이 나온 배경에 대해 "(검찰개혁 반대 전력이 있는) 봉욱 민정수석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검찰개혁을 사실상 좌초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중수청 이원화 안 된다 했는데 이원화 추진"
"중수청 수사사법관 용어 검토한 적도 없다"

 

서 교수는 이날 시민언론 민들레와 전화 인터뷰에서 중수청법안에 대해 "검찰개혁 자문위 논의와 전혀 상관없이 법안 내용이 만들어졌다. 자문위가 완전히 뒤통수 맞은 격이 됐다"면서, 중수청 인력을 변호사 자격을 가진 '수사사법관'과 비법률가 출신의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하는 법안 내용에 대해 "(자문위에서) 일부 소수를 빼고 다수는 그렇게 해서 안 된다고 했는데, 추진단은 이원화로 간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행정안전부가 입법예고한 중수청법안에 따르면, 중수청 조직은 검사들이 주로 맡게 되는 수사사법관과 일반 전문수사관으로 나누는 '이원화 체계'로 운영된다. 수사사법관은 '변호사 자격을 가진 자'로 한정되며 전문수사관은 1∼9급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현행 검찰 조직과 유사하게 내부 직급 체계를 검사와 수사관으로 나누는 구조가 되면서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의 우수 인력을 중수청으로 유치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검찰청. 연합 자료사진

 

서 교수는 "수사사법관이라는 용어 자체를 자문위가 검토한 바도 없고, 수사 공무원에게 사법관이라는 용어를 붙이는 전례가 없다"면서 "변호사 자격을 가진 자로 한정한다고 돼 있는데, 사실상 검사나 검사 출신 변호사를 데려오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이 (중수청의) 주요 부서를 차지하면서 일반 수사관들은 그 지휘를 받도록 법안을 만들어 놨는데, 지금 검찰청에서 검사들이 수사관들을 지휘하면서 모든 결정을 독점하는 것과 똑같은 구조"라며 "그렇게 하면 검사들의 특권은 보장이 되겠지만, 우수한 수사관들이 중수청에 가서 일을 할 의미가 없어진다. (수사관들은) 보조적인 역할만 하게 된다"고 했다.

 

서 교수는 중수청 이원화 의도에 대해 "사실상 검사들이 가서 중수청을 접수를 하고, 장악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공소청에 남아있는 검사들과 유착·밀월 관계가 형성되면 수사·기소를 분리하는 의미가 전혀 없어지는 것"이라고 짚었다.

 

"4대 범죄 한정하라 했는데 9대 범죄로 늘려"
"검사가 장악한 중수청이 수사 독점하는 것"

 

서 교수는 중수청의 직접 수사 범위를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범죄, 마약범죄, 내란·외환 등 국가보호범죄, 사이버범죄 등 9대 범죄로 규정한 데 대해서도 "자문위에서는 부패·경제·내란·외환 4대 범죄만 수사하라고 했는데, 9대 범죄로 늘려놨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수청과 다른 수사기관 사이에 수사 경합이 발생하면 중수청이 타 수사기관에 이첩을 요청하거나, 이첩할 수 있도록 규정한 데 대해 "(9대 범죄로 늘려놔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광범위한 영역에서 수사 경합이 발생하는데, 그렇게 된 상황에서 중수청에 '우선권'을 준 것"이라며 "검사가 중수청을 장악한 다음에 중수청이 중요한 범죄 수사를 사실상 독점하는 결과가 된다. 경찰은 비리비리한 사건만 하고, 중요한 사건은 중수청이 다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장인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12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별관에서 열린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법안 입법예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12. 연합
 

그러면서 "명칭만 중수청이고, 일종의 수사하는 검찰청(공소청)을 따로 만든 것"이라며 "수사·기소 분리라고 해놓고는 사실상 검사들이 수사를 장악하고 중대 범죄 수사를 다 장악할 수 있도록 이렇게 설계를 해 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중수청 법안에서 2027년 4월 30일까지 종전 검찰청 소속 공무원과 공소청 소속 공무원을 중대범죄수사청 소속 공무원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특례를 규정한 데 대해서도 "아주 나쁜 규정 중 하나"라며 "검사들이 중수청에 가서 사실상 중수청을 다 장악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검 필요 없는데 유지…여전한 특권 의식"
"보완수사 존치로 결론 내리고 진행할 수도" 

 

서 교수는 공소청을 현재 검찰청처럼 대공소청-고등공소청-지방공소청의 3단 구조로 만든 데 대해서도 "자문위는 3단 구조를 없애고 공소청-지방공소청 2단 구조로 가야한다고 했는데, 고등검찰청에 해당하는 고등공소청을 살려뒀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검찰청이 자신들이 법원의 위상에 버금가는 조직이라면서 대법원-고등법원-지방법원에 맞춰서 3단 구조로 만들어놨는데, 예전부터 고등검찰청은 하는 역할이 없기 때문에 없애야 한다고 지적받았지만 여전히 살려놨다"며 "(고등공소청을 없애면) 고위직 자리가 날아가기 때문에 여전히 특권 의식을 못 버리고 남겨둔 것이다. 공소청-지방공소청 2단 구조로 가아 한다"고 했다.

 

그는 검찰개혁의 최대 쟁점인 '검찰 보완수사권' 문제에 대해선 "(정부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만들 때 현재처럼 보완수사권을 검찰에 존치할지 아니면 보완 수사를 뺄지 결정하겠다는 건데, 이미 (보완수사권 존치 방향으로) 결론을 내려놓고 진행을 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현행 형사소송법 196조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해당 사건의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검사가 수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사가 직접 수사 개시한 사건이 아니더라도 송치 사건과의 관련성이 인정되는 범죄 혐의에 대해 수사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통상 '보완수사'라고 불린다. 현행대로 보완수사를 그대로 인정한다면 검찰개혁의 핵심인 수사·기소 분리와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은 무의미해진다. 검사가 보완수사권을 통해 그대로 수사를 하는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14일 국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등 사법부의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가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증인 및 참고인으로 출석한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왼쪽부터), 이준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석호 변호사, 이성민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장 등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5.14. 연합
 

서 교수는 "자문위에서 보완수사권은 의견이 팽팽하게 갈린다. 총 16명의 자문위를 엄격하게 분석하면, 위원장까지 포함해서 10명은 보완수사권을 인정해야 된다는 친검찰 쪽 입장이고, 나머지 6명은 절대 안 된다는 반대 의견"이라며 "(추진단에서) 자문위 다수 의견이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고 했다는 식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일부러 그렇게 (친검 위주로) 자문위 구성을 해놓고 다수 의견을 들어 보완 수사권을 줘야 한다고 핑계를 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봉욱 민정수석, 검찰이 주도해서 법안 마련해"
"이대로면 대통령도 정권 바뀐 뒤에 '타깃' 돼"

 

서 교수는 애초 검찰개혁 취지와 어긋난 공소청법안과 중수청법안이 나온 데 대해 "추진단에 파견된 검사들과 민정수석이 사실상 법안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추진단 회의도 일주일에 한 번씩 봉욱 민정수석 본인이 직접 회의를 주재한 것으로 안다"면서, 봉욱 민정수석과 검사들이 그 배경에 있다고 짚었다. 봉 수석은 문재인 정부에서 검수완박을 반대하는 등 검찰개혁에 반대한 전력이 있다. 이에 민정수석 임명 당시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관련 기사 : 봉욱·이진수가 검찰개혁 망치지 않을까 불안한 이유)

 

서 교수는 "검찰개혁이 국민주권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이고 열망이다. 대통령도 거기에 대해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봉욱 민정수석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검찰개혁을 사실상 좌초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의심된다)"고 말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왼쪽)과 봉욱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5.7.22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
 

그는 "검찰개혁 추진단이 내놓은 법안은 수사·기소 분리하는 의미가 전혀 없을 뿐더러, (법안대로면) 이 정부와 대통령실에 있는 주요 인사들이 나중에 중수청의 수사 타깃(목표)이 되고 기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이렇게 가면 검찰의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서 교수는 학계와 법조계 전문가 16명으로 구성된 총리실 산하 검찰개혁 추진단 자문위원회에서 지난 10월부터 자문위원으로 활동해왔다. 서 교수를 비롯해 일부 자문위원들은 추진단이 자문위원들을 사실상 '들러리'로 세우고 검찰에 유리한 법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 조만간 거취를 표명할 예정이다.                              < 김성진 기자 >

 

정성호 "이재명 정부 검찰은 다르다"…김용민 "장관님!!"

중수청·공소청법 두고 법사위서 거센 공방

김용민 "검사들 입김이 너무 많이 작용해"
"국민 목소리 듣고 정부도 법안 수정하라"

정성호 "이재명 정부 검찰은 다르다" 반발
"검사들도 기득권 유지 안 하려고 해" 두둔

대장동·대북송금 변호인들도 정성호 비판
"검찰 절대 고쳐 쓸 수 있는 존재 아니다"
"이재명 검찰 다르다? 누구 새로 채용했나"

여권 내에서도 "검찰 특수부 시즌2" 반발
당청은 "이견 없다" 엇박자·혼선 수습 주력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박지원 의원의 공소청, 중수청 보완수사권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12. 연합
 

정부가 공개한 공소청 법안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법안을 두고 검찰의 권한을 오히려 키우는 법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검찰 구성원 모두가 범죄자라는 시각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검사들도 기득권을 유지하지 않으려 한다"면서 검찰을 두둔했다. 이에 여당 법사위원은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법안을 수정하라"며 반발했다.

 

김용민 "법안 수정하라" vs 정성호 "이재명 검찰 다르다"

 

12일 국회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 추진단이 발표한 공소청법안과 중수청법안을 두고 정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간에 공방이 벌어졌다.

 

앞서 검찰개혁 추진단은 이날 오전 공소청법안과 중수청법안을 법무부와 행정안전부가 각각 입법 예고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수청을 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해 꾸리는 방안과 관련, 현행 검찰 조직과 유사하게 검사와 수사관으로 나누는 구조가 된다며 '제2의 검찰청'법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또 정부안대로면 변호사 자격을 필요로 하는 중수청 수사사법관을 검사 출신들이 독식하게 될 공산이 크므로 검찰의 직접 수사를 완전히 배제하기 위해 신설하는 중수청의 설립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개혁의 핵심인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서는 결정을 유보한 데 대해서도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완수사권 존치 방향으로 개혁이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김 의원은 정 장관에게 "지금 보니까 개혁안을 만드는 데 검사들이 다 들어가 있다. 검사들 입김이 너무 많이 작용했다. 개혁을 방해하는 세력들이 검찰 개혁안을 만들 건 아니냐라는 국민들의 우려가 크다"며 "이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수청의 이원 조직 등 검찰청을 새로 이식해서 오히려 (검사의 권한을) 증폭시키는 이런 법에 대해서는 정부도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수정해야 된다"고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질의하는 모습. 2026.1.12. 김용민 의원 페이스북

 

이어 "검찰개혁은 바람직한 형사 사법 시스템을 만드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며 "검찰이 독재하고 함부로 반란을 일으켜서 대한민국 국민 주권을 좌지우지했고, 그 정점에 있던 사람이 비상계엄 선포하고 내란을 저질렀다. 검찰개혁은 단순히 형사 사법 시스템 개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관은) 왜 그것을 직시하지 않고, 왜 그 관점으로 접근을 못 하는가"라고 따졌다.

 

이에 정 장관은 "이재명 정부의 검찰은 그렇게 운영되지는 않는다"며 "검찰 제도 자체가 다 나쁘거나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맞섰다. 이어 "검찰총장 출신의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불법적인 비상계엄 내란을 일으키고 그 과정에서 검찰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뼈아프게 반성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이 제도를 만듦에 있어서는 지금 있는 검찰의 구성원 모두가 범죄자라는 시각은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검찰개혁 추진단에) 나가 있는 검사들도 절대로 그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려 하지 않는다"며 "(검사들이) 의견을 내는 그런 과정에서 역할을 하는 것뿐이지 (검찰개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항변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도 검찰개혁 추진단 자문위원인 김필성 변호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쓴 글을 인용해 중수청법안에 대해 제기되는 문제점을 짚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중수청법안에 대해 "지금 나온 안은 '전문가'나 '개혁추진단 자문위'와는 아무 상관 없다"며 "자문위에 비교적 검찰에 우호적인 분들이 상당수 계신 건 맞지만 그분들의 의견과도 아무 상관 없이 일방적으로 만들어진 안이고, 이 안에 대해 자문위는 아무런 정보도 받지 못한 채 지난 금요일(9일) 저녁 갑자기 내용 통보만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나온 (중수청)안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시려면, 원래 검찰이 주장했던 '중수청을 법무부에 두는 것'을 전제로 보면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이 안은 그냥 검찰청 특수부를 별도 청으로 분리해 특수수사청으로 만드는 내용이 된다. 다시 말하면 지금 이 안은 처음 검찰이 '중수청을 법무부에 둬야 한다'라는 주장과 연계된 것이고, 결국 추진단이나 자문위가 만들어지기 훨씬 전부터 검찰이 계획했던 것에 불과하다"며 "추진단이나 자문위는 말 그대로 이름만 이용당한 것"이라고 적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12. 연합
 

추 위원장은 김 변호사의 글에 대해 "우리 (자문위) 의사와 무관하고 검찰이 만든 내용이라고 요약된다"면서, "장관님도 (법안에 대해) 답변을 시원하게 못 하시고 제대로 모르시고. 이렇게 검찰개혁 추진단이 출범한 이후에 국회 논의는 중단돼 있고 추진단에서 알아서 한다라고 (생각하고) 시간이 가버렸는데, 만약 이렇다면은 상당히 좀 문제 있지 않은가"라고 했다.

이에 정 장관은 "자문위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던 것으로 안다"고 원론적으로만 답했다.

 

"역사 잊으면 미래 없다" 대북송금 변호사도 비판

 

정 장관의 발언을 두고 검찰이 조작 수사·기소에 맞서왔던 변호사들도 비판을 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송금 사건 변호인을 맡고 있는 김광민 변호사는 페이스북에서 "(정 장관이 발언한) '이재명 정부의 검찰' 이 한마디에 소름이 돋는다"며 "과거의 비극은 늘 안일함에서 시작됐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이라던 그들이 결국 누구를 물었는지 우리는 뼈저리게 경험했다"고 했다. 이어 "검찰은 변하지 않는다. 그들은 고쳐 쓸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지금의 안일함이 훗날 어떤 괴물을 키울지 두렵다"면서 "역사를 잊은 이들에게 미래는 없다"고 적었다.

 

검찰개혁 추진단 자문위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 사건 변호인 출신인 김필성 변호사는 '이재명 정부의 검찰은 다르다'는 정 장관의 발언이 나온 기사를 SNS에 공유한 뒤, "이재명 정부의 검찰이 다르다는데, 지난 7개월 사이에 윤석열 정권 검사들 모두 파면하고 모조리 다 새로 채용했나요? 전 그런 소리 들은 적이 없는데요. 혹시 아시는 분 계신가요?"라고 적었다.

 

여권에서도 공소청법안과 중수청법안을 두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안의 핵심은 "중수청으로 옮긴 검사가 수사사법관으로서 수사권을 갖고, 전문수사관의 지원을 받는다는 것"이라며 "(이는) 현재의 검사-수사관의 구조가 동일하게 유지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사의 비대한 권한을 분산하자는 것이 검찰개혁 골자"라며 "똑같은 사람을 데려다 똑같은 구조로 중수청을 만들면 '검찰 특수부 시즌2'"라고 지적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공소청의 보완수사권 등 검찰개혁의 알맹이라고 할 수 있는 뜨거운 쟁점은 아직 결론도 내지 못했다"며 "공소청과 중수청의 긴밀한 협력 관계라는 모호한 말로 검찰의 권한을 유지시켜줘선 안 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12. 연합
 

여권 내 반발에 놀란 당청…"당정간 이견 없다" 수습

 

청와대와 민주당 지도부는 정부안에 대해 여권 내부에서까지 반발이 나오자 당정 간 혼선을 수습하려는 모습이다.

 

정청래 대표는 정부안과 관련한 정책 의원총회를 조만간 열겠다며 "가급적 질서 있게 토론할 수 있도록 개별적인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서 혹시 혼란을 일으키는 일은 자제해 주시길 당 대표로서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정부, (개별) 의원들 간 이견이 있어서 법무부, 법사위원, 원내 또는 당 정책위에서 모여 빨리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가, 뒤늦게 "당정 간 이견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정부가 꼼꼼히 준비해 발표했다"고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는 공소청법안과 중수청법안과 관련, 당정 간 이견이 노출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병욱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브리핑에서 "당내 다양한 의원 사이에서 검찰개혁, 그 가운데 중수청·공소청과 관련한 여러 의견이 있지만 당정 간 이견은 없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고 밝혔다.                < 김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