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t 뉴스

한국 시민단체들 "불법적 이란 무력 침공 강력 규탄"

시사한매니져 2026. 3. 3. 04:25

 

전국시국회의 ”트럼프, 당장 전쟁의 광기 멈춰야"

전국목회자 정평 '국가 테러리즘"규정하고 규탄

”미국, 이스라엘의 끝없는 점령 야욕 비호"
”정부, 불법 전쟁에 가담·동조 말라" 요구
'도발성' 주한미군 서해 공중 훈련도 비판

 

"미국과 이스라엘이 감행한 이란 공습은 명백한 불법적 무력 침공이며, 국제법과 유엔 헌장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대한 위법 행위다. 주권 국가에 대한 일방적 군사 공격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시민사회, 종교계, 학계, 문화예술계, 언론계 등의 원로와 활동가들의 연대기구인 '국민주권사회대개혁 전국시국회의'는 1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권의 이란 불법 공격과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살해 사태에 대해 이렇게 비판하고 "힘의 논리로 국제질서를 재편하려는 시도는 중동 전역을 전면전의 문턱으로 밀어 올릴 뿐이다.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1일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6. 03. 01 [AFP=연합]
 

시민단체들 "불법적 이란 무력 침공 규탄"
전시국 ”트럼프, 당장 전쟁의 광기 멈춰야"

 

전국시국회의는 규탄 성명에서 트럼프와 네타냐후가 "각자의 국내 정치 위기를 전쟁으로 돌파하려 한다면, 이는 세계 평화를 볼모로 한 무책임한 도박이다”라면서 "전쟁은 지도자가 시작하지만, 그 참혹한 결과는 이름 없는 사람들의 몫으로 남는다. 어떤 정치적 계산도 민간인 희생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시국은 최근 주한미군의 '도발성 서해 훈련'과 연례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킨다면서 "미국의 무분별한 군사 침략과 패권적 군사전략은 중동을 넘어 동아시아까지 위협하고 있는 현실이다. 전 세계를 향해 무력을 휘두르는 미국은 지금 당장 전쟁의 광기를 멈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를 향해서도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미군의) 군사적 행보에 대해 신중히 접근”할 것을 촉구했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도 '칼로 보습을 만들라"란 긴급 성명서를 냈다. 전국목정평은 성명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주권 국가 이란 침공과 정권 교체 책동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이들 두 나라의 군사 공격을 ”국가 테러리즘"으로 규정하고 ”중동을 넘어 전 세계를 제3차 세계대전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추악한 전쟁범죄"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노동자연대 등 단체 회원들이 2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6.3.2 연합
 

”미국, 이스라엘의 끝없는 점령 야욕 비호"
전국목정평 '국가 테러리즘"규정하고 규탄

 

전국목정평은 ”이스라엘의 끝없는 점령 야욕과 이를 비호하며 서아시아의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패권주의가 결합하여 무고한 민중들의 피를 요구하고 있다"며 ”주권 침해와 살상을 정당화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제국주의적 야욕을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국목정평은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해 ▲ 대이란 모든 군사행동 중단하고 "침략군"을 철수하라 ▲ 이란과 서아시아의 평화는 외부의 무력이 아닌, 해당 지역 민중들의 자결권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 ▲ 이재명 정부는 미국의 불법적 전쟁에 가담, 또는 동조하지 말라 등을 촉구했다.

 

자주통일평화연대와 전국민중행동,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도 이날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을 규탄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를 "인류의 평화와 중동의 안정, 한 나라의 주권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야만적인 군사 침략”이라고 비난하고 모든 군사행동 즉각 중단, 철수를 요구했다.

 

28일 '에픽 퓨리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 중부사령부 소속 해군 장병들이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CVN 72)의 비행갑판 위에서 항공기를 대기 지점으로 유도하고 있다. 2026. 02. 28 [AP=연합]
 

민주노총도 성명에서 "주권과 평화를 짓밟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야만적 이란 침공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고, 참여연대는 "선제폭격은 국제법상 침략 범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으며, 국제평화국(IPB) 및 한국 파트너 단체들도 "이란 공격을 즉각 멈추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라”고 미국·이스라엘에 요구했다.              < 이유 기자 >

 

트럼프의 침략에 '축전' 보내는 한국 언론

 

이란 독재자 제거한 전격적 결단인 듯 예찬
노골적 편향 아니라도 미국에 감정이입 많아
'미국은 주권국가 침략해도 된다'는 강변까지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전개한 이란 '불법 공격'을 전하는 한국 언론의 보도를 요약하자면 대체로 ‘37년 독재자 제거 성공’으로 모아진다. 트럼프가 철권통치를 휘두른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없애는 성과를 올렸다는 한국 언론의 다수의 보도는 트럼프의 승전에 마치 '축전'이라도 보내는 듯한 논지다.

 

물론 많은 언론이 불법성이 분명한 이번 침공에 대해 일방적으로 미국 편을 들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보더라도 정당하지 않다”는 경향신문이나 “미국이 외교를 부정하는 무책임한 공격으로 전세계를 더 큰 혼란 속으로 끌고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한 한겨레의 사설들이 대표적이다. 이들 진보 계열의 신문들 외에 다른 언론들도 노골적인 미국 편향의 논리를 눈에 띄게 드러내지는 않는다.

 

그러나 의도하지 않은 가운데 실질적으로 미국 측의 논리를 대변하는 내용과 제목들이 넘쳐난다. 다수의 기사들은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사회의 혼란 등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일방적인 침략이 국제질서의 불가피한 현실인 듯 제시한다. 미국의 기습 침공의 이유를 이란 정권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은 데에서 그 이유를 찾고 있어 미국과 이스라엘이 유포한 정보를 여과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오만의 중재 등에 의해 미국-이란 간에 핵협상의 중대한 돌파구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가볍게 무시된다. 추락하는 국내 정치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 작용한 것이라는 점도 거의 주목되지 않는다.

 

조선일보의 2일자 머릿기사. 
 

조선일보는 2일자 1면 머릿기사에 <단 한 번 공습에 37년 철권 통치 끝냈다>는 제목을 내걸었다. 단 한 번의 공습으로 수십 년 간의 독재 정치를 종식한 미국의 막강 군사력과 트럼프의 전격적인 결단을 칭송하며 축전이라도 보내는 듯하다.

 

이는 다른 상당수의 언론들에서도 보이는 시각이다. 연합뉴스도 1일 속보를 내보내면서 <美·이스라엘 전격공습에 하메네이 폭사…37년 철권통치 무너졌다>고 했다. MBC의 실황 중계 방송에서 앵커는 내내 “이란 신정 정부에 의한 이란 국민들의 대규모 학살이 있었다”고 해 그같은 학살이 트럼프의 침공을 초래했다는 식으로 설명한다.

 

여러 신문과 방송의 기사들은 제목에서부터 국내 언론들이 이 전쟁의 양측 중 어느 쪽에 서서 이 사태를 바라보는지가 드러난다. <마두로 축출 두달 만에…더 과감해진 트럼프의 '힘을 통한 평화'>라는 기사는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의 납치에 이어 또 다른 성공을 이뤄낸 것으로, ‘과감한 결단’으로 포장하고 있다. <反개입 외치다 군사행동·정권교체까지…트럼프 '힘의 외교' 본격화>는 외교를 포기한 힘의 노골적인 행사를 마치 외교의 한 방식인 것으로 이름 붙여 준다. <'이란 정권교체 승부수' 트럼프발 정세 격변…평화·혼란 기로>라고 해 트럼프의 도발을 ‘대담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평가한다.

 

이번 침공을 ‘충돌’이라고 표현한 것부터가 제대로 된 명명이랄 수 없다. 상호 간에 대등한 전쟁의 발발 책임이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충돌’이라는 말은 일방적인 침공을 받은 것에 맞서 방어적으로 대응하는 교전의 양상을 제대로 설명하는 말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작년 '12일 전쟁' 후 8개월 만에 다시 양국 군사적 충돌>이라는 기사 등에서 ‘충돌’로 표현한다. 나아가 이스라엘 국방부가 발표한 대로 ‘예방적’ 공격이라는 말을 그대로 받아 쓰고 있다. 마치 이란 측의 공격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미리 막기 위해 이스라엘이 방어 차원에서 기습을 벌인 듯이 ‘예방’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인용해 쓰고 있다.

 

최소한의 시비에 대한 판단도 없이 마치 운동경기를 관전하듯 서술하는 태도도 보인다. 한국일보는 “국제 사회의 혼란과 불확실성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법치와 규범이 사라진 자리에 힘의 논리만이 지배하는 냉혹한 국제 질서의 민낯을 마주하고 있다”면서 제3자의 눈으로 보듯이 담담하게 서술한다.

 

이 정도는 이해한다 치더라도 <대당 3조원 '침묵의 암살자'…이란 공습 투입 B-2 폭격기는>라는 뉴시스의 기사는 수많은 인명 살상을 부르는 전쟁 무기를 첨단 상품처럼 자세히 소개한다. 이 기사는 미국이 이란의 탄도미사일 시설을 무력화하기 위해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전략 자산으로 꼽히는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를 전격 투입했다면서 “지하 깊숙이 숨겨진 적의 핵심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미국의 압도적인 공군력을 다시 한번 증명한 사례로 평가된다”고 해 미군의 정예폭격기의 성능을 예찬하며 그 위력이 증명됐다고 했다. 이 폭격기를 ‘이번 작전의 주인공’으로 부르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항속 거리와 무장 탑재 능력, 중간 기착지 없이 공중급유만으로 전 세계 어디든 24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으며, 재래식 폭탄은 물론 핵무기까지 탑재가 가능한” 이 폭격기의 투입은 이란의 지하 탄도미사일 시설을 확실히 제거하겠다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해 주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붙인 이번 공습 작전 명인 ‘장대한 분노(Epic Fury)’의 분노는 미군 측의 희생에 대해 주로 쓰인다. <‘장대한 분노’ 향후 시나리오는…‘베네수엘라 모델’ 희망에도 리스크는 크다>는 국민일보의 기사 등에서 그 같은 미국에 대한 ‘감정이입’이 보인다. 이 기사는 ‘트럼프의 전격적인 군사 작전 명령’으로 ‘37년 철권통치 하메네이 제거’라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면서 미군이 3명이나 사망하고 보복이 예고되면서 ‘장대한 분노’ 작전의 리스크가 점점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고 쓰고 있다. 이란의 여자초등학교가 폭격당해 100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죽음을 당한 처참한 피해가 전해졌지만 그같은 학살에 대한 분노보다 트럼프가 미군 3명이 전사한 것에 복수를 다짐하면서 드러낸 분노에 더욱 주목하는 것이다. 연합뉴스TV의 <탄약재고 비상으로 트럼프 추가작전 부담>이라는 기사도 탄약 부족으로 인한 트럼프의 곤란한 사정에 대한 공감이 보인다.

 

이번 공습에 대해선 미국 내에서도 여론은 매우 부정적이다. 이란 공습 직후 긴급 시행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미국의 이란 공격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27%에 그쳤다. '절반이 넘는 56%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력을 너무 쉽게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미국의 여론보다도 우호적인 것은 한국의 상당수 언론이다. 특히 조선일보는 우호적인 시각을 넘어 트럼프와 미국의 침략 행위에 박수를 보내고 독려까지 하고 있다. 이 신문이 2일자에 실은 <[기자의 시각] “미국은 그럴 수 있고 그래도 된다”>는 칼럼은 트럼프에 대한 노골적인 응원가다. 이 칼럼은 “세계 무대에서 냉혹한 힘의 논리를 표현한 것이었다”고 전제한다. “미국이 ‘세계 경찰’ 역할을 일부 내려놓았다고 해도 세계 최강국이라는 사실은 그대로다”면서 초강대국인 미국은 그럴 수 있고, 그 나라 대통령은 그래도 되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 칼럼은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과의 관계 복원 움직임을 지적하려는 의도에서 쓰인 것으로 보이지만 트럼프의 침략 행위에 면죄부를 보내는 듯하다. 이 칼럼은 대담하게도 미국은, 혹은 트럼프는 주권국가를 침략해도 되는 나라라고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말을 대놓고 할 수 있고, 그래도 된다고 믿는 언론이 한국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칼럼이다.   

                                                                                                     < 이명재 기자 >

 

'투키디데스 함정' 피하려면 미군 철수 검토해야

한반도, 미·중 충돌의 직접적 전장 될 우려 커져
한미 동맹 틀 유지하면서도 재설계 필요

 

결국 트럼프가 이란을 공습했고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엄청난 사건이 시시각각으로 터지고 있다. 그리고 지난 2월 18일 밤, 서해 상공에서는 또 하나의 긴장이 스쳐 지나갔다. 미군 정찰기가 한반도 서해안 상공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중 중국 전투기의 근접 위협을 받은 것이다. 이 사건은 단발성 해프닝이 아니다. 최근 수년간 같은 해역에서 같은 패턴의 위기가 반복되고 있다. 이 장면들은 고대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가 기록한 어떤 원리를 떠오르게 한다.

 

투키디데스 함정, 그리고 주한미군이라는 인계철선

 

고대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아테네와 스파르타간 전쟁을 정체를 다음과 밝히면서 교훈을 남겼다. "전쟁이 필연적이었던 것은 신흥세력 아테네가 부상하면서 그에 따라 기존 강국 스파르타에 스며든 두려움 때문이었다."

 

이 교훈을 중시한 하버드대 그레이엄 엘리슨 교수는 최근의 저서 『예정된 전쟁(Destined for War)』에서 지난 500년간 신흥 강국과 기존 강국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16개의 사례 중 12번은 실제 전쟁으로 이어졌고, 단 4번만 평화적 권력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충돌은 본토가 아니라 제3지역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한반도는 그 조건에 정확히 부합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한반도 안보 논의에서 가장 흔히 등장하는 말은 '미군이 없으면 한국은 불안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재래식 전력과 핵 억지의 현실, 그리고 미국의 기술안보 이해관계와 동아시아 군사 전략을 직시하면, 이 주장은 허구에 가까운 측면이 있다. 오히려 주한미군의 존재 자체가 한국을 미·중 충돌의 자동 전장으로 만드는 구조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23일(현지시간) 공개한 국방전략(NDS)은 북한 재래식 전력에 의한 위협을 가능한 한 한국이 책임져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미국의 새 국방전력에 따라 주한미군 태세와 운용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26일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의 모습. 2026.1.26. 연합
 

보이지 않는 위협 ㅡ 미군 기지의 생물학적 위험

 

미군 주둔의 위험을 논할 때 흔히 간과되는 차원이 있다. 바로 생물학적 위험이다. 이미 2015년, 주한미군 오산기지에 살아있는 탄저균이 무단 반입된 사실이 공식 확인되며 충격을 준 바 있다. 이후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2017년과 2018년에도 생물학적 시료의 추가 반입 사실이 드러났다. 미군 측은 '불활성화된 단백질'이라고 해명했지만, 전문가들은 극소량으로 분산 반입된 방식이 생물학적 효능 검증을 위한 실험의 정황과 일치한다고 지적한다.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군이 JUPITR(주피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생물학적 위협에 대한 조기경보체계를 한반도 전역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방어 목적의 감시체계라 하더라도, 그 기반에는 생물학적 작용제의 연구와 탐지 역량이 집적되어 있다. 문제는 전시 상황이다. 미·중 충돌이 현실화되어 한반도의 미군 기지가 공격 대상이 된다면, 기지에 집적된 생물학적 물질의 유출과 확산은 재래식 폭격 피해를 훨씬 능가하는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생물학적 작용제는 한번 유출되면 통제 범위를 벗어나며, 한국 민간인이 가장 먼저, 가장 광범위하게 피해를 입게 된다.

 

주한미군 기지는 단순한 군사 시설이 아니다. 평시에는 사고 위험을, 전시에는 생물학적 재앙의 진원지가 될 가능성을 내포한 구조물이다. 이 차원의 위험은 '미군이 있어야 안전하다'는 주장이 외면하는 불편한 현실이다.

 

재래식 전력은 이미 한국이 북한을 압도한다

 

한국군은 이미 북한군을 압도하는 수준의 재래식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첨단 전투기와 이지스 구축함, 정밀타격 능력, 정보·통신 체계는 북한의 노후 장비와 비교할 수 없다. 북한은 병력 수와 포병에서 일정한 위협을 유지하지만, 질적 격차는 메울 수 없다. 수도권이 장사정포 사거리 안에 있다는 지리적 취약성은 실재하지만, 이것은 미군 지상군 주둔으로 해소되는 문제가 아니다. 정밀 타격과 선제 무력화 능력으로 대응해야 할 군사적 과제다. 따라서 재래식 전쟁에서 한국군이 미군 없이 버틸 수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핵우산, 상징은 크지만 신뢰는 불확실하다

 

문제는 북한의 핵무기다. 미국은 동맹국에 핵우산을 제공한다고 약속하지만, 실제로 본토가 핵 공격 위험에 노출될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을 위해 핵 보복을 실행할지는 불확실하다. 냉전 시기 유럽 동맹국들이 '미국이 파리를 지키기 위해 뉴욕을 희생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던 것처럼, 한국 역시 같은 딜레마에 놓여 있다. 핵우산은 정치적 상징으로는 크지만, 실질적 보호책으로서의 신뢰성은 본질적으로 제한적이다. 주한미군 수만 명의 존재가 이 근본적 불확실성을 해소해 주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한국이 직접 핵을 보유하는 것은 이미 26기의 핵지뢰와 같은 핵발전소 때문에 전력으로서의 가치가 없다.

 

제76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에 참가한 지대지미사일 현무 2024. 10. 1 연합
 

미국은 군대 없이도 한국을 지킬 이유가 있고 능력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를 짚어야 한다. 미국의 대한(對韓) 개입 동기는 주한미군 주둔 여부와 별개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조선·해군함정 기술과 배터리 산업은 미국의 기술패권 전략과 직결된다. 한국이 적대 세력의 손에 넘어간다는 것은 미국에게 단순한 동맹 상실이 아니라 핵심 기술 공급망의 붕괴를 의미한다. 미국은 한반도에 군대를 주둔시키지 않더라도 한국 방어에 개입할 압도적인 전략적 유인을 갖고 있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개입 의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이해관계를 군사적으로 표현한 형식에 가깝다.

 

주한미군이 없으면 억지력에 공백이 생긴다는 주장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일본은 주일미군 기지를 전략적 자산으로 적극 환영하고 있으며, 오키나와·요코스카·이와쿠니 등의 기지망은 한반도 유사시 신속 대응의 발판으로 충분히 기능한다. 괌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전력망의 B-52 전략폭격기, 핵 추진 잠수함, 이지스 전투함은 한반도에 미군이 상주하지 않아도 강력한 장거리 억지 효과를 발휘한다. 핵과 미사일을 포함한 장거리 무력은 지리적 거리를 초월하여 전쟁 억지 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

 

전략적 자율성, 이제 선택이 아닌 과제다

 

무엇보다 주한미군은 군사 전략적으로 '인계철선(tripwire)' 역할을 한다. 유사시 미군이 자동으로 전쟁에 끌려 들어오게 만드는 정치적 장치다. 이것이 미국의 개입 의지를 강제하는 측면에서는 동맹 관리의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입장에서는 미·중 간의 어떤 군사적 마찰도 즉각 한반도를 전장으로 만들 수 있는 구조다. 한국은 좁은 국토에 이미 수많은 원전 그리고 송전망이 자리잡고 있는 초고밀 초위험 사회다. 산불만 나도 전력계통에 패닉이 올까 노심초사하는 나라다. 2월 18일 밤 서해 상공의 긴장이 낳을지도 모르는 작은 불꽃이 언제고 국가적 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미군 철수는 단순히 '안보 부담'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을 미·중 충돌의 직접적 전장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다. 한국군은 재래식 전력에서 북한을 압도하고 있다. 미국은 기술안보 이해관계로 인해 주한미군 여부와 무관하게 한국 방어에 관여할 강력한 동기를 갖는다. 일본 기지를 포함한 장거리 억지력은 충분히 유지된다. 그렇다면 한국이 미·중 충돌의 자동 연루 구조에 묶여 있을 전략적 이유는 없다.

 

물론 미군 철수가 곧 고립이나 방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한미 동맹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지상군 주둔의 형태와 규모를 재설계하는 방식, 즉 또 다른 의미의 '전략적 유연성'의 확보가 핵심이다.

 

엘리슨 교수의 분석에서 전쟁을 피한 4가지 성공 사례의 공통점은 세력 균형의 명확성과 유연한 외교였다.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구조 자체를 벗어나는 것, 그것이 투키디데스 함정에서 살아남는 길이다.

 

한국 안보의 진정한 위협은 미군 철수로 인한 공백이 아니라, 핵 억지의 불확실성과 미·중 충돌의 전장으로 전락할 위험이다. 이제 미군 철수를, 동맹의 약화가 아닌 한국이 스스로의 전략적 운명을 설계하는 출발점으로 진지하게 논의할 때다.     < 이원영 국토미래연구소장 >

 

이란 초등학교 폭사 165명 "책가방 나올 때마다 절규"

토요일 오전 교실서 수업 듣다 '날벼락'
맨손 구조 속 사상자 속출, 96명 부상
혁명수비대 기지로부터 600m 떨어져

이란 외무 "학살이자 전쟁 범죄" 규탄
미군 "민간인 피해 심각, 조사 중" 밝혀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폭파돼 붕괴된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 미나브 마을의 여자 초등학교 현장에서 시신 및 생존자를 찾는 작업이 1일도 계속된 가운데 한 남성이 책가방과 공책을 발견해 동료에게 건네고 있다. 다른 사진들에는 중장비가 동원된 모습이 보이긴 하는데 대부분 맨손으로 콘크리트 잔해를 치우고 있다. 어린 아이의 한쪽 팔과 손이 흙더미 안에 파묻힌 참혹한 사진도 눈에 띄지만 쓰지 않는다. 2026. 3. 1 미나브 마을 AP 연합
 

미국과 이스라엘의 불법 공습 과정에 파괴된 이란 남부의 여자 초등학교 붕괴 현장에서 숨진 사람이 165명으로 늘어났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호르모즈간주 미나브 당국은 전날 샤자레 타예베 초등학교에 가해진 폭격으로 165명이 숨졌으며, 96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반쯤 무너져 내린 학교 건물에서 사람들이 거의 맨손으로 시멘트 덩어리를 치우며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어린 학생들이 숨진 채 속속 발견되면서 딸을 찾으러 나온 엄마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이어졌다고 이들 기사는 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군이 이란 공격을 개시한 직후인 28일 오전 10시 45분쯤 여자 아이들이 다니는 이 초등학교는 수업 중 폭격을 당했다. 지역 당국은 당시 약 170명의 학생이 수업을 받고 있던 것으로 파악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이란은 주 6일 근무하는 시스템이어서 금요일만  공식적으로 쉬며, 토요일에는 학교와 직장이 정식으로 문을 연다.  

 

이란 당국은 전날까지 현장에서 8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했고, 영국 BBC도 최소한 108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사망자가 크게 늘어났다.

 

이란 국영 텔레비전이 28일(현지시간) 방영한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 미나브 마을의 여자 초등학교 폭발 붕괴 현장에서 촬영된 학교 건물 바깥 풍경. 어린 딸이나 친척 아이가 변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여인들이 시신이라도 찾았다는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IRIB TV 화면 갈무리 AFP 연합
 

이란 매체와 소셜미디어(SNS) 등에 공개된 사진과 영상을 보면, 2층으로 보이는 학교 건물은 공습에 절반가량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주민들이 몰려들어 거의 맨손으로 시멘트 덩어리를 치우면서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여러 어린이가 숨진 상태로 속속 발견되고 있다. 현장 곳곳에는 책가방 등 어린이들이 쓰던 물건들이 나뒹굴었다.

 

SNS에 공유된 영상을 보면 학교 마당에는 딸을 찾으러 나온 엄마들이 어쩔 줄 몰라 하면서 큰 소리로 울부짖는 모습도 담겼다.

 

미국과 이스라엘 군이 어떤 경위로 어린이들이 다니는 학교를 폭격했는지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위성사진을 분석해 이 학교가 이란의 군사시설로 보이는 곳 근처에 있다고 전했다. BBC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기지에서 불과 600m 떨어진 곳에 문제의 학교가 있었다고 전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유엔 주재 이란 대사는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이 사건을 거론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은 단순한 침략 행위가 아니라 전쟁 범죄라고 주장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1일 학교 공격에 대해 "학살이자 전쟁 범죄"라고 비난했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이 전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WP에 "현재 진행 중인 군사 작전으로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는 보도를 인지하고 있다"며 "이런 보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 임병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