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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의 진실…검찰은 '수사'가 아닌 '정치'를 했다

시사한매니져 2026. 3. 5. 12:39

 

홍순구 만평작가의 '동그라미 생각'

 

검찰이 스스로를 '기소의 주체'가 아닌 '정치의 주체'로 규정하고 각본에 따라 수사를 지휘한다면, 그 칼날은 언제든 선량한 시민을 향할 수 있다.

 

검찰의 기소권이 진실을 찾는 등불이 아니라, 특정 정치인을 제거하기 위한 저격용 소총으로 전락했다는 의혹이 구체적인 물증으로 확인되었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녹취록에서 드러난 검찰의 수사 행태는 '법치'라는 미명 아래 자행된 명백한 '정치적 폭거'에 가까웠다.

 

이번 녹취록에서 가장 경악스러운 대목은 수사의 전개 방식이다. 검찰은 당초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먼지 털듯 수사하다 혐의 입증이 불가능해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대북 지원금'으로 수사의 물길을 돌렸다. 이는 죄가 있어서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잡아넣기 위해 죄를 찾아내는' 전형적인 표적 수사의 교과서적 사례다. 김 전 회장의 녹취록에는 검찰의 전략이 변호사비 대납에서 대북송금으로 옮겨가는 것을 감지하고, 검찰의 조작 의도를 알면서도 수사에 협조하며 활로를 찾으려 한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러한 검찰의 행태는 왜 그들에게 '보완수사권'을 허용해서는 안 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검찰은 이 사건에서도 보여지듯이 보완수사라는 명목 하에 본래의 사건 범위를 벗어나 별건 수사를 무한정 확대하고, 진술을 회유·압박하여 새로운 '사건'을 제조해낸다.

 

김 전 회장이 검사실에서 외부인과 통화하고 "우리는 검찰의 먹잇감"이라며 하소연한 배경에는 무소불위의 수사권을 휘두르며 '희망고문'을 일삼은 검찰의 강압이 보여진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쥔 검찰이 보완수사권까지 무기로 휘두를 때, 피의자는 진실을 말하기보다 검찰이 원하는 '답'을 내놓아야만 살 수 있는 구조적 폭력의 그물망 안에 갇힐 수밖에 없다.

 

이번 기록물을 통해 ‘법왜곡죄’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당위성은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인다. 검찰 마음대로 기소권 갖고 장난친다"는 김 전 회장의 탄식은 오늘날 대한민국 사법 정의의 현주소다.

 

검찰이 스스로를 '기소의 주체'가 아닌 '정치의 주체'로 규정하고 각본에 따라 수사를 지휘한다면, 그 칼날은 언제든 선량한 시민을 향할 수 있다. ‘이재명’이라는 특정 정치인을 향한 검찰의 집요한 수사만 보더라도 우리 사법 시스템의 균형과 절제가 어느 정도 상실되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꼴이다.

 

이번에 공개된 김성태의 녹취록은 단순한 수사 기록을 넘어 검찰 개혁의 당위성을 증명하는 백서가 될 것이며, 별건 수사와 강압 수사를 차단하기 위해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보완수사권 남용을 막는 좋은 본보기가 되리라 예상한다.          < 홍순구 기자 >

 

 

안부수 "검사가 전화 안하든?"…박상용, 위증 정황

아태평화교류협 회장에 딸·지인 면회 '편의 제공'
박 검사, 국정감사에서 "전혀 문제 없었다" 부인
'검찰 협조' 안부수 4년 구형…법원,보석 허가

'이재명 대북송금' 진술 대가로 형량 거래 의혹
김성태 녹취에 공범끼리 말 맞추기 수두룩
김성태 "육회 비빔밥 먹으며 이화영 회유"

김성태 측근도 "검찰 그냥 놀러가는 거여"
박상용 "김성태 녹취, 대북송금 언급 아니다" 반박
김성태 녹취 곳곳엔 '이재명 대북송금 무리' 인식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14. 연합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현 인천지검 부부장 검사)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 중요 공범들에게 조사실에서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공범들 간 말맞추기 '진술 세미나'를 벌인 사실을 스스로 설명하는 김 전 회장 녹취록 등이 추가로 확인됐다. 또 공범인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 회장의 녹취록에는 박 검사가 따로 사건 관련자들에게 전화까지 한 정황도 담겼다. 박 검사는 지난해 국회에 출석해 '김성태·안부수 등에게 편의제공 없었다'고 거듭 밝힌 바 있어,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김성태 "육회 비빔밥 먹으며 '이화영 회유'…검찰 원하는 대로" 직접 설명

 

5일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이 확보한 1600여 쪽 분량의 법무부 특별점검팀 문건에 담긴 김성태 전 회장 등의 녹취록을 보면, 김 전 회장은 2023년 5월 20일 구치소로 접견온 부인에게 "어제 둘(이화영과 김성태 암시)이 이야기해 가지고, 인간적으로, 알아듣게 내가, 이게 마지막이다. 오늘이 (중략) 뭐가 될지 모르겠는데 일단은 지들(수원지검) 요구 사항대로 했으니까, 원하는 대로 했으니까 나쁘지는 않은대" 라고 말했다. 또 "며칠 전에는 아무튼 이화영이가 이야기해 가지고 저녁을 검사가 밥이나 한끼 먹자고 먹으면서 (중략) 그것들이 저녁 때 육회비빔밥 시켜주고"라고 언급했다.

 

이는 박상용 검사의 조율 하에, 김 전 회장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허위자백을 회유하고 설득했음을 인정하는 내용으로 분석되는데, 이 전 부지사가 2023년 12월 쓴 옥중 비망록의 내용과 일치한다. 이 전 부지사는 비망록에서 "2023년 5월 들어서는 거의 매일 검찰 출석을 요구 받았다 (중략) 검찰에서는 나와 김성태, 나와 방용철, 김성태 변호인과의 면담을 주선하였다. 김성태는 면담에서 '형님! 평생 징역 살수도 있어요. 이재명은 어차피 끝났어요. 검찰 말 듣고 협조해서 빨리 나갑시다. (중략) 시간이 흐른 뒤 상황이 달라졌을 때 똑바로 얘기하면 되잖아요. 그러니 지금은 검찰이 하자는 대로 협조해서 빨리 나가는 것이 제일 중요해요'라고 얘기했다"고 적었다.

 

시민언론 뉴탐사 방송화면 갈무리. 2026.3.5. 워치독

 

박 검사는 이 전 부지사 외에도 해외에 머물고 있던 배상윤 케이에이치(KH)그룹 회장과 김 전 회장이 통화하도록 시킨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은 2023년 3월 21일 수원구치소에서 접견온 측근에게 "어제 자료(검토) 하면서 몇달 만에 검사실에서 검사가 배상윤 회장한테 전화해보라고 해서 통화했거든. 어제 병원애 입원했더만. 당뇨가 500까지 올라가 가지고"라고 말했다. 측근이 '누구랑 통화했는지' 다시 묻자 김 전 회장은 "배.배.배(배상윤 지칭) 통화했어요. 검사실에서. 통화했다고 XX들을 하는 거야 이 XX들(교도관 지칭)이. 어제 엄청 스트레스 받아서 잠을 못잤네"라고 말했다.

 

김성태 측근도 "검찰 놀러가는 거여. 이화영, 방용철, 김성태 만나 희희덕"

 

김 전 회장 외에도 중요 공범인 김태헌 전 쌍방울 재경총괄본부장의 접견 녹취록에서도 '진술 세미나' 흔적이 발견된다. 김 전 본부장은 수원구치소에서 2023년 5월 18일 접견온 지인에게 "이화영이가 어디까지 나갈지 몰라. 어떻게 이야기할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돌아섰어. 여기는 검찰 그냥 놀러가는 거여. 거기 가서 거기에서 화영이형, 용철이형(방용철 쌍방울 부회장), 성태형 거기서 만나서 희희덕 거리려고 가는 거여"라고 말했다. 

 

김성태 전 회장은 또 앞선 2023년 3월 3일 접견온 지인에게 "박(상용 검사)한테 주말에 안부수나 방 혹시 (조사) 하면 나도 같이 불러주라고 해. 얘기좀 하라고 해. 나도 좀 보게"라고 말하기도 했다. 본격적인 공범간 진술 세미나가 2023년 3월부터 이뤄졌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김 전 회장은 또 2023년 4월 3일 접견온 지인에게 "지금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우리가 이화영이 관련된 거 마무리를 깔끔하게 딱 해주고 나서"라고 말하거나, 다음날인 4월 4일 지인에게 "방용철이하고 나하고 상민이하고 내일(2023년 4월5일) 이렇게 하기로 했었는데 (중략) 그렇게 해야지 말을 대충 서로 기억을 맞추지. 이승우 하고 나하고 안되면 틀린 게 많으면은 대질을 시켜주라고 해. 그러면 되잖아"라고 말하기도 했다.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연어·술파티 회유 의혹'과 관련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6.1.8. 연합
 

김성태 "안부수는 구형 4년 밖에…검찰 이것들 인간도 아녀"

 

"이재명을 위한 대북송금" 이라는 진술을 하는 대가로 김 전 회장이 검찰과 형량 등을 거래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녹취록도 있다. 

 

김 전 회장은 2023년 4월 14일 구치소에 접견온 지인에게 "안부수 그날 꼭 오라고 그래. 그거 미친X. 북한에 돈 줬다고 하라고 그래. 북한에 줬다고 하는 게 차라리 형(량)이 싸다고 그래. 이재명이 그것도 대북송금 뇌물로 기소할려고 하고 있드만"이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2023년 4월 20일엔 "이것들(수원지검)은 내가 봤을 때 인간도 아녀. 안부수는 구형 4년 밖에 안받았더만"이라고 말했다. 또 2023년 5월 20일 구치소로 접견온 부인에게 "지들(수원지검)이 원하는대로 됐으니까 더이상 많이 괴롭히고 그런 건 없을 것 같애. 어제 좀 나왔어. 이화영이가 어제 좀 다 이야기해 가지고 난리났지. 그것들(수원지검) 좀 좋아가지고"라고 말했다.

 

안부수, 딸에게 "검사에게 말하면 앞으로 조사실에서 길게…"

 

박 검사가 중요공범인 안부수 아태평화협회장이 딸과 지인들을 조사실에서 조사 목적과 상관없이 수시로 만나게 해준 정황도 녹취록에서 확인됐다.

 

안 회장은 2023년 2월 24일 구치소로 접견 온 딸과 지인 김아무개 씨에게 "박상용 검사 전화 안왔던? 니(김 씨) 불러달라 했거든. 아니 그냥 대화 우리가 저저…안에서 편하게 대화 하고 그래 하니까. 특별히 좀 불러달라 했거든. 오늘 내가 박상용 검사실에 가니까 오후에 내가 출정 갈 것 같아 (중략) 이화영이 때문에 대질신문 하는데 우리 편들 다 불러 내가 불러가 같이 다 회의를 해 회의를 하면서 뭐 이렇게 이야기를 하니까 검사도 상당히 호의적이야. 그니까 보석 신청을 할 거야"라고 말했다. 다만, 안부수 회장은 2023년 11월 15일 법원이 보석 허가 결정을 했다.

 

시민언론 뉴탐사 방송화면 갈무리. 2026.3.5. 워치독

 

안 회장은 자신의 딸과 검찰 조사실에서 직접 통화를 하기도 했다. 법무부가 확보한 전화 녹취록을 보면, 안 회장은 2023년 6월 7일 딸에게 "면회 오래 했지. 어제. 이제 글로(수원지검 검사실) 들어오면 조금씩 길게 할 수 있어. 어 앞으로도"라며 "검찰청으로 오면은 아빠가 잠시 이야기할게. 이야기 해가지고 너 (수원지검 1313호실)올라오라고 할테니까"라고 말했다.

 

박 검사는 국회에서 위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안부수 딸에게 (2023년 6월 21일) 접견을 허용했냐"고 묻자 박 검사는 "안부수 씨가 조사 중에 당신의 핸드폰을 딸 집에다 뒀다고 해서 딸한테 그것을 가져오라고 해서 증거로 받았다. 전혀 문제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안 회장이 딸과 나눈 대화 녹취 내용, 안 회장의 교정 출정 일지에 교도관이 "조사 중 가족면회는 안된다고 했음에도 면회함" 이라고 적은 점 등을 봤을 때, 박 검사가 안 회장에게 위법적인 편의 제공을 한 정황은 뚜렷하다.

 

박상용 "김성태 녹취, 대북송금 언급 아니다"? 
김성태 녹취 곳곳 '이재명 대북송금은 무리'

 

박 검사는 워치독 단독 보도에 대해 4일 입장문을 내어 "김 전 회장의 말("이재명 대통령에게 돈을 준 사실이 없다")은 불법대북송금 사건에 관련된 언급이 아니고 피의사실 자체가 다르다. 녹취 내용이 기사에서 일방적으로 짜깁기 된 것으로 허위·왜곡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의 접견 녹취록 전반을 보면, '검찰이 이재명을 위한 대북송금 사건으로 무리하게 몰고가고 있다'고 김 전 회장이 뚜렷하게 인식해 지인에게 설명하는 내용들이 여럿 확인된다.

 

김 전 회장은 2023년 3월 10일 구치소에 접견온 지인에게 "이재명이 돈 줬다고 있으면 줬다고 말하고 싶다. 검사들이 하는 짓이 수법들이 똑같네. 정직하덜 못해"라고 말한 뒤인 2023년 4월14일 지인에게 "안부수 회장더러 북한에 돈 줬다고 하라 그래. 북한에 줬다고 하는 게 차라리 형(량)이 싸다고 그래"라고 말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왼쪽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 2025.10.14. 연합
 

이어 4월 18일 김 전 회장은 "(검찰이) 이재명이 그것도 대북송금 뇌물로 기소할려고 하고 있드만" 이라고 말한 뒤 4월 28일 "이재명 거의 5월 달 되면, 6월 달 7월달에 그게 제일 크지. 나중에 세상은 난리나 버리지. 내가 볼 때는 그게 될려나 의심스럽더라고. (검사는) 된다고 하더라고. 또 북한놈들이 없어도 정황이 나오면 된다고 그러는데"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2023년 5월 3일 구치소에 접견온 지인에겐 "징그럽네. 징그러워. 더러운 거 걸려가지고. 이재명이 괜히 거 말도 안되는 그런 이상한 것들에 엮여가지고" 라고 말하거나, 2023년 5월 9일 지인에게 "북한에 돈 준 것이 어떻게 될란가. 법원에서 판단할 일이지. 그걸. 듣도 못헌 얘기를 해버리고. 그걸 제3자 뇌물이라고 해 버리고"라고 말하는 등 '대북송금 사건과 이재명을 엮는 수사에 무리가 있다'는 시각을 계속 드러냈다.  < 허재현 리포액트 ·김시몬 뉴탐사, 김성진 시민언론 민들레 기자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

 

 

김성태 "이재명에 돈 안줘…검찰 장난쳐" 녹취나와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쌍방울 전 회장 접견록 확보

법무부 문건에 이재명 기소 전제로 수사 정황
"이재명에게 돈 준 게 있어야 줬다고 하지"
"검사들 수법 똑같네, XX들 정직하지 못해"
"박상용이 시켜서 검사실서 배상윤과 통화"

"높은 놈, 결국 이재명 기소하려는 게 목표"
쌍방울 다른 임원도 "우리는 검찰의 먹잇감"
검찰 회유에 "이재명 모른다"→"대북 송금"
이화영 전 부지사 옥중 비망록 기록과도 일치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연어·술파티 회유 의혹'과 관련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6.1.8. 연합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측근에게 "(쌍방울이) 이재명에게 돈 준 사실 없다"며 "이재명이 말도 안되는 것들에 엮였다"고 직접 털어놓는 녹취 내용을 법무부가 '대북송금 수사 감찰' 과정에서 확보했다. 김성태 전 회장이 측근에게 "검찰이 조사실에서 (나와) 배상윤을 통화시켰다"고 인정하고, "우리는 검찰의 먹잇감" "검찰 마음대로 기소권 갖고 장난친다"고 털어놓은 사실 등도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해 민주당이 국회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공소취소를 주장하는 가운데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성태 "이재명에게 돈 준 게 있어야 줬다고 하지"

 

4일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이 확보한 1600여 쪽 분량의 법무부 특별점검팀 문건을 보면, 김 전 회장은 2023년 3월 10일 수원구치소로 면회온 측근(쌍방울 비상임 이사)에게 "진짜로 XX, 이재명이 돈 줬다고 있으면 줬다고 하고 싶다. 거짓말 아니고. X까고. 열받아 가지고"라며 "검사들이 하는 짓들이 수법들이 똑같네. 직업이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XXX들이 정직하지 못해"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2023년 12월 기록한 옥중 비망록에 "2023년 3월부터 김성태, 방용철이 '대북송금은 이재명과 경기도를 위해서 했으며, 나하고 늘 상의하였다'고 허위진술을 시작했다"고 쓴 바 있다. 이 전 부지사 옥중 기록대로 김 전 회장은 2023년 1월 태국에서 국내로 압송되었을 때 "이재명을 잘 모른다"고 언론에 밝혔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재명을 위한 대북송금이었다"고 말을 바꾸었다.

 

2023년 3월 이전과 이후 김 전 회장의 태도가 180도 바뀐 이유에 대해 이 전 부지사는 그동안 "검찰의 강압수사로 허위자백이 이뤄졌다"고 주장해왔는데, 이 전 부지사의 주장과 일치하는 정황이 녹취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무부 특별점검팀은 김 전 회장이 수원구치소에 수용돼 있을 때인 2023년 1월 17일부터 2024년 1월 23일까의 접견 196건의 녹음 파일을 전수 분석했다. 녹음 파일에는 검찰의 전략이 변호사비 대납 사건에서 대북송금 사건으로 옮겨가는 것을 눈치 챈 김 전 회장이 검찰의 사건 조작 의도를 인식하면서도 수사에 협조해주며 돌파구를 찾아가려 한 정황과 이 대통령 기소를 전제로 수사를 한 정황들이 곳곳에 담겼다.

 

 

SBS와 인터뷰하는 배상윤 KH그룹 회장의 모습. 2025.6.27. SBS 보도 갈무리

 

"박상용 검사가 시켜서 검사실서 배상윤과 통화"

 

김 전 회장은 2023년 3월20일 수원구치소로 면회온 측근에게 "북한 그것(대북송금 사건 지칭)이 워낙 방대하니까 조사가 하루 종일 10시간을 해도, 내가 보기에는 오늘도 10시간은 할 것 같은데"라고 말하고, 다음 날인 21일 "몇 달 만에 검사실(수원지검 1313호실)에서 검사가 배상윤 회장한테 전화해보라고 해서 통화했거든. 어제 병원에 입원했더만. 당뇨가 500까지 올라가 가지고"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 회장은 "배 배 배 (회장), 통화했어요. 검사실에서. 통화했다고 XX들을 하는 거야. 이 XX들(교도관 지칭)이. 어제 엄청 스트레스 받아서 잠을 못잤네"라고 덧붙였다.

 

배상윤 케이에에치(KH)그룹 회장은 대북송금 조작 수사 의혹을 풀 열쇠를 쥔 또다른 인물이다. 배 회장은 지난해 6월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에 돈을 주는데 경기도가 어떻게 끼겠나. 이재명 경기도지사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배 회장의 또다른 측근인 조경식 전 KH그룹 부회장도 지난해 국회 청문회와 국정감사 등에 나와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후 김 전 회장은 2023년 4월 28일 검찰의 대북송금 수사 정황을 좀더 구체적으로 털어놓았다. 김 전 회장은 구치소로 찾아온 또다른 측근에게 "오후에 (검찰 출정) 가면은 다음주나 미스터 리(이화영 암시) 수사할 거 같애. 그렇게 되면 아마 기소할 것 같애. 그쪽으로 태풍 싹 물러가버리는 거지 뭐. (중략) 이화영 아니고 이재명 (구속)한대. 이재명. 거의 5월달 되면 6월달, 7월달에 저 XX가. 그게 제일 크지. 사실은. 나중에 세상은 난리나 버리지. 내가 볼 때는 그게 될려나 의심스럽더라고. (검사가) 된다고 하더라고. 또 북한놈들이 없어도 정황이 나오면 된다고 그러는데"라고 말했다.

 

"검찰 징그러워…이재명 말도 안되는 것들에 엮여"

 

이 전 부지사는 "2023년 5월부터 거의 매일 검찰의 출정 요구에 시달렸다"며 "김성태 회장으로부터 직접 설득을 받았다"고 옥중 비망록을 통해 밝힌 바 있다. 또 "김성태가 (검찰 조사실) 면담에서 '형님! 평생 징역살 수도 있어요. 이재명은 어차피 끝났어요. 검찰 말 듣고 협조해서 빨리 나갑시다' 라고 말했다"고 적기도 했다. 이런 옥중 기록과 일치하는 내용의 김 전 회장 녹취도 법무부 감찰 과정에서 새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방북을 위한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 관련 조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23.9.12. 연합
 

김 전 회장은 2023년 5월 3일 구치소에 면회온 측근에게 "징그럽네. 징그러워. XX. 더러운 거 걸려가지고. 이재명이 괜히 거 말도 안되는 그런 이상한 것들에 엮여가지고"라고 말했고, 2023년 5월 9일엔 "그게 북한에 돈 준 것이 어떻게 될란가 법원에서 판단할 일이지. 그걸 듣도 못헌 얘기를 해버리고. 그걸 제3자 뇌물이라고 해 버리고. 북한 놈들 어떻게 되는 거야"라고 말했다.

 

또 2023년 5월 6일엔 "이달 말쯤에는 매스컴 많이 나갈 것 같애. 미스터 리(이화영) 결국에는 진술할 것 같애. 거시기 북한 돈 준거. 제3자 뇌물. 그렇게 하려고 지금 폼 잡고 있는 것 같애. 차라리 그걸로 가버리는 게 낫지. 그 새끼도. 6월 초까지면 끝날 것 같애. 그 놈 있잖아. 이 높은 놈 말여. 성남시장. 그 사람 결국에는 기소할려고 하는 것 같애. 목표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쌍방울 다른 임원도 "우리는 검찰의 먹잇감"

 

법무부는 김성태 전 회장 외에도 김 전 회장과 같은 시기 수원구치소에 수용돼 있던 다른 쌍방울 임원들의 접견 녹취도 확인했다. 녹취에는 쌍방울 임원들이 받았던 압박수사 정황들이 곳곳에 담겼다. 조경식 전 KH그룹 부회장도 워치독과 인터뷰에서 "김성태 회장이 박상용 검사를 안고 창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어할 정도로 괴로워 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김태헌 전 쌍방울 재경총괄본부장은 2023년 5월 26일 수원구치소로 면회온 측근에게 "그 XX들(수원지검 지칭) 어차피 가. 박상용이가 카바를 칠 수 있게 키가 있어야 되는데. 이화영이가 그걸 안들어줘버리니까. 우리만 지금 여기 당하지 저기 당하지 계속 (수원지검) 왔다갔다 왔다갔다 당하고 있다니까" 라고 말하거나 2023년 5월 30일 "어제(2023년 5월 29일, 석가탄신일 대체공휴일)도 늦게까지 (검사실에) 있는데 이거만 할려고 하면 (이화영이) 딴 얘기하고. 다 인상을 쓰고 있잖아. 자기도 씩씩 거리고 가만히 있으면 우리끼리 막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눈치 봐야 하잖아. 전달 존X 좋다가 다음날 와 갖고 이 XXX가 해 갖고 밥먹을 때까지 눈치보면서 있다가 갔다가 저녁밥 먹고 (중략)"라고 말했다.

 

김 전 본부장은 2023년 6월 26일엔 "내일은 검찰 조사 받으러 가야 해. 우리는 그냥 먹잇감이야. 이렇게 되든 저렇게 되든. 그냥 자기네들(수원지검) 마음 꽂히는 대로 하는 거야. (중략) 그냥 지들이 카드 가지고 압박하는 거야. 쟈(김성태 지칭)만 조용히 있으면 돼. 지가 다 정치를 밖에까지 다 정치를 할려고 하니까. (중략) 희망고문하는 거야. 안에 있는 사람 또.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하면 되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왼쪽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 2025.10.14. 연합
 

법무부가 확보한 김 전 회장 등의 녹취록은 이 전 부지사가 그간 해왔던 주장, 조경식 전 부회장의 증언 등과 일치하는 내용이 많다. 김 전 회장 스스로조차 지난해 7월 수원지법 형사 11부(송병훈 재판장)에서 열린 '대북송금 사건' 공판준비기일에서 "800만불 대북송금은 이화영과만 공범 관계를 인정할 뿐 이재명과의 공모 관계는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법무부는 김 전 회장이 측근들과 나눈 녹취내용을 입증하는 접견기록, 교도관 복수의 진술 등을 함께 확보한 상태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재판에 대해 검찰이 스스로 공소를 취소해야 한다"며 국회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 허재현 김시몬 김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