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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잡아라”…트럼프, 이란 원유 풀고 수출 제한도 배제
시사한매니져
2026. 3. 20. 12:40
러시아는 "유가 높은 수준 유지 경우 수출 금지하는 방안 검토할 수 있어"

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제재완화를 통한 원유 공급 확대와 원유 수출 정책 유지 방침 등을 내놓으며 시장 안정 메시지 발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유가 급등을 막기 위해 해상에 대기 중인 이란산 원유 약 1억4000만배럴에 대한 제재를 며칠 내로 유예할 수 있다고 19일(현지시각)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에 출연해 “본질적으로 이란산 원유를 이용해 이란을 견제하면서 향후 10~14일간 유가를 낮게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재로 9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중국에 팔리던 이 물량이, 제재 해제와 함께 시장 가격으로 풀려 일본·인도·말레이시아·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우방국으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선트 장관은 앞서 제재를 유예한 러시아 해상 원유 1억3000만 배럴을 합치면 총 2억6000만 배럴 규모를 시장에 공급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하루 1000만~1400만 배럴의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약 3주간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물량이다. 미 재무부의 원유 선물 시장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금융 시장이 아닌 실물 시장 공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산 원유에 이어 이란산 원유까지 제재 해제를 언급한 것은 이스라엘과 이란이 18일 세계 최대 가스전에 공격을 주고받은 뒤 국제 유가가 급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각) 브렌트유 선물 5월물 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119달러까지 올랐다가 108.65달러로 하락 마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에너지 수출 제한 카드도 배제하며 시장 불확실성 차단에 나섰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 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에 “미국은 세계 최대의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라며 “석유 및 가스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된 ‘수출 제한 카드’ 가능성을 공식 부인한 것으로, 공급 확대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바이든 행정부가 유가 안정을 위해 수출 제한을 검토했지만, 업계 반발로 무산된 전례가 있다.
반면 러시아는 상황에 따라 수출 제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에너지부 관계자는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일부 연료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공급 확대 기조와 상충하는 움직임이다.
베선트 장관은 전략비축유(SPR) 추가 방출 가능성도 열어뒀다. 미국은 동맹국들과 공조해 역대 최대 규모인 4억 배럴의 비축유 방출을 지난주 승인했으며, 미국 자체적으로도 1억7200만 배럴 방출을 결정한 바 있다. 그는 “우리는 쓸 수 있는 수단이 많다”며 “가격을 낮추기 위해 미국이 단독으로 추가 전략비축유 방출에 나설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실제 추가 방출에는 제약이 적지 않다. 현재 방출 계획이 완료될 경우 전략비축유는 198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며, 법적 하한선과 안전 기준에 근접하게 된다. 저장시설 구조상 잦은 인출이 어려운 물리적 한계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에너지부는 “모든 옵션을 검토 중이지만 현재로써는 추가 방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 김원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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